تسجيل الدخول하지만 그러한 기대는 곧 산산이 부서졌다. 선우는 못볼꼴을 봤다는 듯 눈을 찌푸리더니 황급히 두 걸음 물러섰다. 그 모습이 꼭 오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사람 같았다. 그것만으로도 땅에 쳐박힌 기분이 들었것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서늘한 눈빛으로 압박했다.
“그딴 더러운 치료를 받느니 죽는 게 낫죠.”
“하, 너 재밌다?”
해나는 당황했지만 그걸 들키지 않으려고 팔짱을 끼고 턱을 치켜들었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선우가 코웃음을 쳤다.
“재밌어요? 그럼 더 재밌게 만들어 드릴게요. 그쪽이 어떻게 노는지 세상 사람들이 다 알게 만드는 건 어때요?”
순식간에 해나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러나 이내 태연한 척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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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러한 기대는 곧 산산이 부서졌다. 선우는 못볼꼴을 봤다는 듯 눈을 찌푸리더니 황급히 두 걸음 물러섰다. 그 모습이 꼭 오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사람 같았다. 그것만으로도 땅에 쳐박힌 기분이 들었것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서늘한 눈빛으로 압박했다.“그딴 더러운 치료를 받느니 죽는 게 낫죠.”“하, 너 재밌다?”해나는 당황했지만 그걸 들키지 않으려고 팔짱을 끼고 턱을 치켜들었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선우가 코웃음을 쳤다.“재밌어요? 그럼 더 재밌게 만들어 드릴게요. 그쪽이 어떻게 노는지 세상 사람들이 다 알게 만드는 건 어때요?”순식간에 해나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러나 이내 태연한 척 말했다.“내가 어떻데 노는지 네가 어떻게 알아?”이번에는 선우가 거리를 좁혔고 귓가에 속삭였다.“교수, 선배, 후배 남자가 참 많던데요. 그게 재밌는 거면 사람들이 알면 더 좋은 거잖아요. 안 그래요?”“야…!”교수, 선배, 후배의 존재를 선우가 어떻게 알았을까. 더 이상 아무렇지 않은 척 할 수 없을 정도로 해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곧바로 거리를 벌려 그 얼굴을 보며 비웃었다.“세상 사람들 다 알고 싶은 거 아니라면 좀 조용히 삽시다. 그리고 알바 시간 좀 늦지 마요.”선우는 냉랭하게 돌아서 근처에 있는 건물로 들어갔다. 그러나 해나는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온몸이 덜덜 떨렸다. 빨
치지직, 담배가 타들어가는 것처럼 마음도 타들어갔다. 깊게 연기를 들이마시면서 당시를 떠올렸다.고3 1학기 중간 고사가 끝나고 그는 일타강사에게 과외를 받으러 갔었다. 그날 은성은 도희의 집에서 잤고 다음날 돌연 이별을 통보했다.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선우는 헤어지지 않은 것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그가 그렇게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대체 은성이 왜 갑자기 마음이 변해버린 것인지 계속 지켜봤다. 가장 높은 가능성은 다른 남자였다. 그녀를 좋아하는 남자들은 많았다.가정부 딸이라고 무시하면서도 끈적한 눈빛을 보내는 그런 빌어먹을 인간들부터 예쁘고 단아한데다 성격도 좋은 모습에 설레여하는 인간들까지 다양했다. 그러나 그 어떤 남자도 은성에게 고백을 하지는 못했다. 고백이 이루어지기 전에 선우가 처리했으니까.그러나 어디에나 예외는 있는 법이다. 선우의 눈을 피해서 은성에게 도달했을 누군가가 있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눈에 불을 키고 그 남자의 존재를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남자가 아니라면 대체 왜 은성은 자신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게 된걸까. 헤어질 때 그녀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를 하지 못하면서 사랑한다라.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사귄지 한달이 지났을 무렵부터 그녀는 사랑한다 말을 들려주었다. 그도 사랑한다고 답하고 싶었다. 하지만 답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사랑한다는 말을 들은 다음날이면 보상하듯 비싼 선물을 안겼다. 행동으로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 어떤 비싼 선물도 은성의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보다 가치있지 않았다. 그걸 알아서 더 미안했다.“역시 그거인가…?”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했을
은성이 무미건조한 눈으로 말했다.“그걸 왜 저한테 물어봐요? 상대한테 물어봐야지.”“현남친이 아니면 전남친 아니야? 내가 이렇게 보여도 상도덕은 있거든.”살짝 드러난 하얀 어깨를 으쓱 올리는 모습이 꽤나 유혹적이었다. 왜 주변에 그렇게 남자가 많은지 알거 같았다.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잘 되길 빌게요. 지금은 시제마저 하죠.”“알았어. 되게 무섭네.”해나는 미련이 남는다는 듯 선우를 한번 더 끈적하게 훑고 돈을 세었다. 그러면서도 입술은 쉬지 않았다.“그런데 전남친 돈 많나보다. 스무살 밖에 안됐는데도 에스텔라를 타고.”“집이 부유해요.”“오오. 흥미가 더 당긴다. 아저씨가 생각나기도 하고.”해나는 아저씨가 누구인지 물어봐주길 바라는 눈치였지만 그래서 은성은 더욱 물어보지 않았다. 그러나 기어코 답은 이어졌다.“나 아주 어렸을 때 날 챙겨주던 아저씨가 있었거든.”평소와 다르게 그녀의 얼굴에는 그리움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그건 은성이 알바는 아니었다.“가보겠습니다.”그 말과 동시에 그녀는 미리 챙겨둔 가방을 가지고 편의점을 떠났다. 닫히는 문 소리를 들으면서 해나가 귀엽다는 듯 피식 웃었다.“그런 표정을 지으면서 잘 되길 빈다고?”
선우의 말문이 막혔다. 이제 더 이상 연인이 아니다. 그렇다고 친구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면 친구라는 역할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 같았다. 하지만 연인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라면 둘의 관계는 무엇일까. 부모의 고용으로 엮인 관계? 그건 더더욱 싫었다. 그런 그의 생각을 고스란히 읽기라도 한듯 은성이 입을 열었다.“무슨 관계라는 걸 말할 수 없는 사이에서 그런 말 주제 넘어.”선우가 멍해진 그 순간 은성은 손을 뿌리치고 나왔다. 발걸음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으나 눈가는 촉촉했다.*식당 밖으로 나와서 거리를 걸었다. 여기서 편의점까지는 빨리 걸어서 30분이 걸렸다. 그러니 시간을 맞춰서 가려면 걸음을 서둘러야 했다. 그러나 발걸음이 무거웠다. 축 처진 어깨가, 말문이 막힌 얼굴이 떠올라 마음을 괴롭게 했다.“언니. 괜찮아?”고개를 돌리니 어느새 도희가 뒤를 따르고 있었다. 아무렇지 않다는 듯 은성은 싱긋 웃어 보였다.“언제부터 거기 있었어?”“언니가 가게에 나오기 전부터.”“선우랑 말하는 거 들었어?”도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씁쓸한 미소가 은성의 입가에 맺혔다.“언제쯤 우리는 완전히 끝낼 수 있을까?”“…”반년을 사귀었고, 그 2배 정도 되는 기간 동안 헤어진 상태였다. 그런데도 은성과 선우 모두 이 관계를 완전히 놓지 못했다. 
일주일에 한번씩 그는 자연스럽게 만난척 이렇게 불쑥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필요한 부분을 충족시켰다. 일주일 전에는 본가에서 많은 짐을 들고 자취방으로 와야 했다.“나도 학교에 갈일 있는데 태워다 줄까?”이주 전에는 책을 빌려야했는데 도서관에서 책이 보이지 않아서 난감했다.“그 책 나 갖고 있는데 빌려줄까?”그런식으로 그는 필요할 때마다 그녀의 삶에 나타났다. 답하지 않고 그를 지그시 응시했다. 그는 그런 시선마저 달게 삼켰다. 평소 사탕을 먹을 수 없는 아이가 허겁지겁 사탕을 입에 넣는 거 같았다.‘언제까지 이럴건데?’‘네가 나를 다시 봐줄때까지.’‘지치지도 않아?’‘지치지 않아.’아무말도 이어지지 않았음에도 눈빛으로는 많은 대화가 오갔다. 둘만의 세계가 있는 것 같았다. 불편함을 느낀 사람은 도희였다.“언니, 우리 학식가자.”선우가 등장한 그 순간부터 도희는 입맛이 싹 달아나는 경험을 했다. 학식에 가자고 하는 건 그냥 이 자리를 피하고 싶어서 한 말이다. 은성은 잠시 고민하더니 도희를 보고 말했다.“같이 밥 먹자. 선우가 밥 사준다잖아. 돈 굳고 얼마나 좋아.”“아니야. 언니. 나 정말 학식이 먹고 싶어.”밥은 무엇을 먹는가 보다 누구랑 훨씬 중요했다. 선우와 불편하게 진수성찬을
그를 따라 가니 골목에 익숙한 검은색 승용차가 보였다. 뒷문을 열자 선희가 보였고, 그 옆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그녀가 시선을 앞에 둔채 물었다.“은성이는 오늘 들어오겠다고 해요?”“네.”답을 듣고서야 마음이 놓인다는 듯 선희의 표정이 풀렸다.“아침에도 말했지만 은성이한테 더 이상 어떤 압박도 주지 마세요. 원하는대로 하게 둬요.”“네… 회장님.”“그만 가보세요.”경자가 깊게 고개를 숙이고 내렸다. 잠시 후 유 실장가 차에 올랐고 검은색 승용차는 골목을 떠났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차가 있던 자리를 응시하며 경자가 중얼거렸다.“선우가 마음을 접게 할 생긱이신가?”선희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한가지는 분명했다. 지금 은성을 압박한다면 그녀는 하나 뿐인 가족이자 딸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허억…! 허억….!”은성이 거친 호흡을 내쉬면서 캠퍼스를 달렸다. 벚꽃이 피기 시작한 캠퍼스의 모습은 아름다웠지만 그런 것을 볼 여유따위는 없었다. 9시 정각에 강의실로 들어섰다. 뒤에 앉아있는 도희가 여기라는 듯 팔을 들어 흔들었다. 그쪽으로 가서 앉기 무섭게 바로 안 교수가 들어섰다.“출석 먼저 부르겠습니다.”“휴우!”안도의 한숨을 쉬는 은성을 보면서 도희가 어이없다는 눈으로 응시했다.“언니, 학교 바로 앞에 살면서 왜 늦어?”“원래, 가까이 사는 애들이 더 늦는 거야.”뻔뻔한 말투에 도희가 피식 웃었다. 은성의 가출이후 4개월이 지났다. 가출은 고작 하루밤이었지만 그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수능 성적이 나왔고 최종적으로 세정대에 합격했다. 결정되지마자 은성은 기다렸다는 듯이 집을 구해서 지금 학교 앞에 살고 있었다. 출석을 다 부른 안 교수가 수업을 하려고 분필을 잡았다.“지난 시간에는 경영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경영 주체에 대해 배웠습니다. 오늘은 경영 객체에 대하여…”그때 문이 열리고 익숙한 얼굴이 들어왔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안 교수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러나 들어온
샤워를 마치고 은성이 나왔다. 도희의 옷을 입은 터라 아이가 어른 옷을 입은 것처럼 팔 다리 기장이 길었다. 평소였다면 그 모습을 보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웃었을 것이다. 그러나 은성도 도희도 웃지 않았다. 도희는 말없이 바지 밑단과 팔 소매를 접어주었다. 은성은 소파에 기대어 감각이 마비된 사람처럼 멍하니 있었다. 도희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고 싶었지만 물을 수가 없었다.‘선우 오빠 일이겠지.’은성의 젖은 옷을 정리하다가 주머니에서 반지 케이
“내 말 안 들려?”“들었어.”“근데 왜 답을 안해?”“답을 왜 해야하는데.”선우가 걸음을 멈춰서는 바람에 뒤따라오는 유라와 몸이 닿았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그는 메스꺼움을 느껴 구토를 했다.“우욱…!”“괜찮아…?”놀란 유라가 다가서려했지만 그가 손을 들어오지 말라는 표시를 했다. 진정이 되고 나서 그는 무미건조하게 응시했다.“오늘 같은 일 다시는 없었으면 해. 반에서 얼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불편하거든.”다시 걸음을 옮기려는 그때 유라가 소리쳤다.“거짓말! 너 나 좋아하잖아.”선우가 멈칫했다. 그
무거운 발걸음으로 고용인 숙소를 빠져나왔다. 다행히 경자는 이미 본채로 넘어가서 볼일이 없었으나 감정이 좀처럼 다스려지지 않았다.“오늘은 버스타고 간다고 할까?”학교까지는 걸어서 1시간 정도 걸렸지만 버스를 타면 30분이면 도착했다. 선우하고 같이 다닐때는 걸어서 다녔다. 사실 그가 걸어서 학교를 다니는 것을 선희는 못마땅하게 여겼다. 차가 없는 것도 기사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선우는 차로 이동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고 정체된 도로도 싫어했다. 무엇보다 은성과 둘이서만 있기를 바랬고 그래서 걸어서 다녔다. 고3이 되면서
“고민할게 뭐가 있어. 유학 가서 잘 배우고 선우랑 같이 한성그룹 들어가면 되는 거지.”“엄마, 유학가고 싶은 생각 없어. 한성그룹에 들어갈 생각은 더더욱 없고.”경자는 은성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했다.“남들은 다 가고 싶어서 난리치는 유학, 너는 왜 가기가 싫어?”“내 돈으로 가는 게 아니잖아. 회장님한테 빚지고 싶지 않아.”“네가 잘 해서 한성그룹에서 일하면 되는 거야.”말이 도무지 통하지 않았다. 은성이 무엇을 걸려하는지 경자는 이해하고 싶지 않아했다. 더 이상 대화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고 은성은 자리에서 일어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