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이의 내연녀가 누구인지 알고 있니, 지아?” 명희가 물었다.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뜬 채 날카롭고 매서운 시선으로 지아의 얼굴을 꿰뚫듯 바라보았다.지아는 입을 다물었다. 목이 바짝 말랐다. 사실 그녀는 그 여자가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녀가 아는 것은 단 하나, 수현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사실뿐이었다. 그게 전부였다.지호는 불안으로 떨리는 차가운 눈빛으로 지아를 바라보았다. 무릎 위에서 두 손을 꽉 움켜쥔 모습은 마치 무언가 무너져 내리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으려는 듯했다. 심장은 제멋대로 요동쳤다.도현은 지호를 힐끗 바라본 뒤 무겁게 긴 한숨을 내쉬었다.한편 수현은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턱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고 시선은 아래로 향해 있었다. 그가 단 한마디라도 입을 여는 순간, 준현이 모든 사람 앞에서 자신을 거침없이 질책하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저는… 전 몰라요, 어머니.”마침내 지아가 시선을 떨군 채 나지막하게 대답했다.지호는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지금까지 참고 있던 숨이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렇다면 지아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걸까, 아니면 자신을 보호하기로 한 걸까?알 수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잠시나마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지호의 시선이 준현에게로 옮겨 갔다.준현은 무덤덤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폭발할 듯한 분노도, 속내를 읽을 수 있는 표정도 없었다. 그저 공허하고 차가운 눈빛뿐이었다. 오히려 그래서 지호는 소름이 돋았다.몇 초 뒤, 준현은 시선을 거두고 어머니를 바라보았다.“어머니.”준현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그러나 그 말은 도현이 자리에서 일어서는 바람에 중간에서 끊겼다. 도현은 망설임 없는 걸음으로 명희에게 다가가 어머니의 바로 앞에 섰다.“어머니는 쉬셔야 해요.”도현은 단호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며 손을 내밀었다.“아직 모든 이야기를 다 듣지 못했어.” 명희가 반박했다.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지만, 눈빛만큼은 여전히 굳은 의지로 타오르고 있었다.도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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