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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버니, 그 품에 중독되다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201 - チャプター 210

257 チャプター

201장

준현의 단단한 턱이 굳어졌고, 눈빛은 한층 날카로워졌다. 하지만 표정만큼은 여전히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었다. 수현의 말이 그를 조금도 흔들어 놓지 못한 듯 지나칠 정도로 침착한 모습이었다.“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하는 거지?”준현이 무덤덤하게 물었다. 한쪽 눈썹이 아주 살짝 올라갔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수현은 입가에 희미한 비웃음을 머금었다. “이제야 깨달았거든요. 지아가 정말 특별한 여자였다는 걸요.” 그는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말을 이었다. “지금까지 제가 눈이 먼 거였어요, 형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진심으로 사랑해 주지 못했다는 게 이제야 후회되네요.” 준현은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은 채 그저 수현을 바라보기만 했다.“내가 좀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써 줬어야 했어요.” 수현이 말을 이었다. “아내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사랑과 애정을 줬어야 했죠. 그리고 당연히 제 핏줄의 아이도 낳게 해 줬어야 했고요.”준현은 두 팔을 가슴 앞에 포갰다.“잘됐군.” 그가 짧게 대답했다. 목소리에는 비꼬는 기색이 묻어 있었다. “적어도 이제라도 네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달았으니 말이야.”수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제가 그렇게 어리석었던 탓에 다른 사람이 그 틈을 파고들 수 있었던 거죠.”준현의 미간에 잡힌 주름이 더욱 깊어졌다. 하지만 질문하는 목소리만큼은 여전히 차분했다.“그래서 형님 생각에는, 지금 지아가 품고 있는 아이가… 과연 제 아이일까요, 아니면 제 조카일까요?” 수현은 입꼬리를 크게 끌어올리며 말을 이었다. 그의 눈빛에는 더 이상 망설임이 없었다.“아무래도 뭔가 알아낸 모양이군.”잠시 침묵이 흘렀다.준현은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그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드러나지 않았다. 분노가 폭발하는 일도 없었고, 감정을 격하게 드러내는 일도 없었다. 그저 차분한 모습만이 남아 있었지만, 오히려 그런 침착함이 더욱 숨 막히는 압박감으로 다가왔다.“그래서.” 준현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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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장

“뭐라고?” 명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그럴 리가 없어.” 그녀는 강하게 고개를 저으며 현실을 부정했다. “거짓말하지 마, 진준현!”하지만 준현은 아직 할 말이 남아 있었다.“그리고 수현이는 처음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준현이 차분하면서도 섬뜩할 만큼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수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명희의 시선이 재빨리 수현에게로 옮겨 갔다. “수현아?”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이건 전부 거짓말이라고 말해라, 어서!”수현은 침묵했다. 어머니의 물음에 부정하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명희는 날카롭게 준현을 돌아보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엄격함과 상대를 압박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너, 함부로 입을 놀리면 안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지?”“물론 알고 있습니다.” 준현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차분하게 대답했다.“어머니께서 직접 수현이에게 물어보셔도 됩니다.”명희는 곧바로 수현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녀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고, 턱은 단단하게 굳어 있었다.“진수현!” 그녀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대답해. 네 친자가 아니라는 말이 사실이니?”수현은 남아 있는 용기를 그러모으기라도 하듯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네, 어머니.”“세상에…!”명희는 반사적으로 가슴을 움켜쥐었다. 손으로 식탁을 짚어 몸을 지탱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휘청거리며 쓰러질 뻔했다.“게다가 수현이는 막내 제수씨와 이혼할 생각입니다, 어머니.” 준현이 망설임 없이 차갑게 말을 이었다. “그 아이가 자신의 친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지아는 숨이 턱 막혔다. 그녀는 식탁 위에서 두 손을 꽉 움켜쥐었고, 손가락은 걷잡을 수 없이 떨렸다. 갑자기 주변의 공기가 모두 사라져 버린 것처럼 가슴이 답답해지며 숨을 쉬는 것조차 힘겨워졌다.지호 역시 몸이 굳었다. 손바닥은 차갑게 식었고, 심장은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그녀는 도현을 힐끗 바라보았다. 하지만 도현은 오히려 수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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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장

“어머니가 쓰러지신 게 차라리 다행이야. 안 그랬으면…” 지호의 목소리는 떨렸고, 좀처럼 감출 수 없는 당황스러움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아주버님은 분명 내가 네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까지 전부 폭로했을 거야.”수현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어깨가 위로 올라갔다가 천천히 내려왔다.“오늘 큰 형님이 노렸던 게 바로 그거야.”지호는 짜증스럽게 혀를 차며 떨리는 손가락을 움찔거렸다.“아주버님은 대체 왜 그러는 건데? 바람 피우다 걸리니까 이왕 이렇게 된 거 어머니한테 전부 터뜨려 버리자고 작정한 거야?”수현의 눈빛이 단단하게 굳어졌고, 턱에도 힘이 들어갔다.“내가 그 이상을 알아챘기 때문이지.” 그가 차갑게 말했다. “지아의 뱃속에 있는 아이가 큰 형님의 친자식이라는 사실을 알아버렸으니까.”지호의 두 눈이 크게 벌어졌다.“그럼… 정말이야? 동서가 아주버님의 아이를 가졌다는 게?”“그래.” 수현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큰 형님이 직접 인정했어. 게다가 지아를 완전히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 하지. 그래서 오늘 밤 그렇게 무모하게 굴었던 거고.”지호는 양손을 몸 옆에서 꽉 움켜쥐었다.그렇다는 건 지아의 뱃속에 있는 아이 역시 여전히 진씨 가문의 핏줄이라는 뜻이었다.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었다. 그 아이의 지위는 분명했다. 아이에게는 정당한 권리가 있었으며, 가문의 후계자가 될 자격도 있었다.뒤쪽 별채에서는 가정부들이 하나둘씩 모여 작은 목소리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목소리는 낮았지만, 그 안에는 복잡한 감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본채에서 벌어진 소란에 관한 소식은 빠르게 퍼져 나갔고, 특히 지아의 뱃속에 있는 아이가 수현의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그렇다면 대체 누구의 아이란 말인가?“아이고, 우리 막내 사모님 불쌍해서 어떡하나.” 경희가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 조용히 말했다.“번듯한 정식 아내인데도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지라는 말을 듣다니.”“막내 도련님은 정말 제정신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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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장

수현은 상황을 어떻게든 가볍게 넘겨보려는 듯 헛웃음을 쳤다. “지호가 임신한 아이가 내 친자식이라고요, 형님.”도현은 거의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은 채 무심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차분하다 못해 지나치게 고요한 시선은 오히려 날카롭게 파고드는 듯했다.“어째서 그렇게 확신하는 거지?”도현은 비꼬는 기색을 감추지 않은 채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수현은 무겁게 침을 삼켰다.“벌어진 모든 일에 대해서는 미안하게 생각해요. 하지만 여기서 나나 지호나 둘 다 잘한 건 없어요. 우리는 서로 사랑했고, 그래서 우리 사이에 아이가 생긴 거예요.”그는 마치 자신을 변호하려는 듯 숨을 한 번 들이마신 뒤 말을 이었다.“나와 지호는 예전에 사귀던 사이였어요. 결혼한 뒤에도 형님이 자신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기울인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하더군요. 그때부터 내가 다시 지호의 삶에 들어가게 된 거고.”“나에게 아내가 있는 것도 맞아요. 하지만 나는 지호를 선택했어요. 지호에게 남편처럼 행동했고, 육체적인 욕구도 충족해 줬어요. 그리고 그 결과로 지호가 내 아이를 임신한 거고요.”도현은 중간에 끼어들지 않고 묵묵히 그의 말을 들었다. 수현이 이야기를 마친 뒤 도현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내뱉었지만, 그의 표정에는 조금의 동요도 나타나지 않았다.“그게 내 아내의 뱃속에 있는 아이가 네 친자식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건가?”“그것만이 아니에요, 형님.”수현은 다급하게 말을 받아쳤다.“시험관 시술 때… 사용한 정자도 내 것이었어요.”도현은 작게 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그 웃음에는 씁쓸함만이 담겨 있었고, 목소리마저 차갑게 들렸다.“너 왜 그러고 사는 거냐, 수현아?”그가 날카롭게 물었다.“예전부터 지금까지, 네 머리는 도무지 제대로 된 판단이라는 걸 할 줄 모르는군.”도현은 수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네가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봐. 결국 이렇게 멍청하게 됐잖아.”“형님…”“지호가 임신한 아이는 내 친자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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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장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준현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그의 시선은 차갑고 매서웠으며, 조금의 자비도 없이 상대를 꿰뚫을 듯했다.“지아는 제 아이를 임신하고 있어. 그런데도 이혼을 하지 않겠다고?”그러나 수현은 오히려 한쪽 입꼬리를 비스듬히 끌어올리며 비웃었다.“그게 뭐 어때서요, 형님? 같이 키우면 되잖아요.”그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쌍둥이라면서요? 형님이 한 명, 제가 한 명. 제 아이로 생각하든 조카로 여기든 다 똑같은 거 아닌가요.”그 미소는 누가 봐도 일부러 지은 것이었다. 준현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분명했다. 준현은 강인한 턱에 힘을 주며 간신히 분노를 억눌렀다.“너는 바람을 피웠고.”준현이 차갑게 말했다.“그 여자도 임신했지. 그런데도 여전히 이렇게 이기적으로 굴겠다는 건가?”“이미 말씀드렸을 텐데요.”수현이 단호하게 받아쳤다.“그 여자는 자기 남편의 아이를 임신한 거예요. 제 아이가 아니라고요.”준현은 무겁게 침을 삼켰다. 꽉 쥔 두 주먹에는 힘이 들어가 손등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지아는 놀라 눈을 크게 뜬 채 수현을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남편이 외도를 저지른 상대는 다른 남자의 아내였다는 말인가?“저는 이미 제 소유가 된 건 절대로 놓아주지 않을 겁니다.”수현은 낮고 위압적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지아는 제 여자예요. 죽을 때까지요.”“가자, 지아.”그는 다시 한번 그렇게 말하며 지아의 팔을 잡아당겼다.반사적으로 준현이 수현의 손목을 붙잡아 억지로 손을 놓게 했다.“그쯤 해라.”준현이 단호하게 말했다.“고집 그만 부려.”“제가 뭘 잘못했는데요?”수현은 목소리를 높이며 맞섰고, 날카로워진 눈빛으로 준현을 노려보았다.“제 아내를 제가 직접 집에 데려가겠다는데!”그는 비웃음 섞인 웃음을 흘렸다.“형님은 돌싱이잖아요. 아이가 갖고 싶으면 재혼을 하시죠.”수현은 반 발짝 다가서며 조롱하는 미소를 더욱 짙게 지었다.“제가 여자라도 찾아봐 드릴까요, 네? 아니면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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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장

“여보, 집에 안 가요?”지호는 남편의 집무실로 들어서며 조용히 물었다.도현이 시선을 들어 올렸다. 그의 눈빛은 평소처럼 여전히 차가웠지만, 다가오는 지호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날카롭게 살피는 기색이 역력했다. 마치 아직 입 밖으로 나오지 않은 무언가를 가늠하고 있는 듯했다.“벌써 졸려?”도현은 앞에 놓인 노트북을 덮으며 무덤덤하게 물었다.“그렇다면 지금 집에 데려다주지.”지호는 책상을 잠깐 흘끗 바라보았다가 다시 도현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그럼 당신은 집에 안 가는 거네요.”그녀가 조용히 결론을 내렸다.“어머니 돌봐 드리려고 여기 남아 있으려는 거예요?”“응.”짧은 대답에 지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저는 그냥 택시 타고 집에 갈게요, 여보.”도현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럴 필요 없어.”그는 흰 가운을 벗어 의자 등받이에 걸쳐 놓으며 말을 이었다.“임신한 여자가 밤늦게 혼자 집에 가는 건 좋지 않아. 내가 데려다줄게.”도현이 손을 내밀자 지호는 아주 잠깐 망설였지만, 이내 그의 손을 잡았다. 손길은 따뜻했지만 어딘가 낯설게 느껴졌다.“가자.”두 사람은 함께 집무실을 나섰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도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내일은 당신 부모님 댁에 갈 거야.”지호는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친정 집에요? 왜요?”“잠깐 들르는 거야.”도현은 앞을 똑바로 바라보며 대답했다.“두 분과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어.”“무슨 일인데요?”지호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도현은 그저 그녀를 잠깐 바라보았을 뿐이었다. 짧은 시선이었지만, 그 안에는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듯한 의미심장한 기색이 담겨 있었다.“내일이면 알게 될 거야.”이윽고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문이 열렸다. 두 사람은 병원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문제들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한편, 다른 방의 분위기는 전혀 평온하지 않았다.“쳇! 조금만 살살 좀 해, 젠장…!”수현은 이를 악문 채 억눌린 목소리로 내뱉었다.한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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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장

“어머니 의식은 돌아오셨어요?” 지호는 남편에게 조용히 물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두 손을 서로 꽉 움켜쥐고 있었고, 긴장한 탓에 손가락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응.”도현은 짧게 대답했을 뿐이었다.그 순간 지호의 눈이 커졌다. 명희가 의식을 되찾았다면, 그들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뜻이었다. 지금까지 굳게 감춰 왔던 비밀, 자신과 수현이 필사적으로 숨겨 온 비밀이 언제든 드러날 수 있었다.지호의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손끝까지 떨려 왔다.“왜 그래?”도현은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면서 곁에 있는 지호를 힐끗 바라보았다.지호는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억지로 작게 미소 지었다.“우리 친정에 가는 거 맞죠?”그녀는 서둘러 화제를 돌리려는 듯 물었다.“아빠는 아마 로펌에 계실지도 몰라요. 엄마만 계실 텐데, 그래도 괜찮아요?”“상관없어.”도현은 그렇게 대답하고는 자리를 떠났다.“나 먼저 씻을게.”그는 옷장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혼자 남은 지호는 그제야 길게 숨을 내쉬었다.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손에 목이 졸리다가 겨우 벗어난 사람처럼 안도의 숨을 내뱉었다.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침실 밖으로 나선 그녀는 바로 그 순간,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수현이었다.그는 막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려던 참이었다. 옷차림은 전날 밤과 똑같았고, 셔츠와 바지는 구겨진 채 제대로 정돈되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왼쪽 뺨이었다. 뺨은 푸르스름하고 보랏빛으로 멍들어 있었으며, 누군가에게 세게 맞은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수현아.”지호는 저도 모르게 그를 부르며 가까이 다가갔다.수현은 고개를 돌렸다. 문손잡이를 쥐고 있던 손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왔다.“얼굴이 왜 이래?”지호는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그의 뺨을 만지려 했다. 하지만 수현이 더 빨랐다. 그는 지호의 손목을 붙잡아 단단히 움켜쥐었다.“별 일 아니야.”그가 차갑게 말했다.“아니긴 뭐가 아니야.”지호의 목소리가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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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장

“뭐라고?”미란은 작게 중얼거린 뒤, 더는 부드럽지 않은 눈빛으로 딸을 돌아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경악과 함께 깊은 상처가 얽혀 있었다.“지… 지금 진심으로 하는 소리니, 진 서방?”“물론입니다, 어머니.”도현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고, 거의 무덤덤하기까지 했다.“누군가를 망신 주려고 이 말씀을 드리는 건 아닙니다.”그는 지호를 잠깐 흘끗 바라본 다음, 다시 장인과 장모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계속해서 거짓말이 묵인되는 상황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겁니다. 더구나 이 일은 태어날 아이와 가문의 이름,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까지 관련되어 있습니다.”규찬은 고개를 깊이 숙였다. 수치심이 가슴을 짓누르며 숨쉬기조차 버겁게 만들었다. 지금껏 자랑스럽게 여겨 왔던 바로 그 자식에게서 이런 치욕스러운 일이 벌어질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이윽고 중년의 남자는 지호에게 시선을 옮겼다.“아빠는 네 입으로 직접 듣고 싶다.”그가 낮게 말했다. 목소리에는 압박감이 담겨 있었고, 한쪽 손은 허벅지 위에서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뭐라고 해명해 볼 테냐?”지호는 입을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입술이 조금 벌어졌다. 무언가 말하려는 듯했지만, 단 한마디도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목구멍은 바싹 말랐고 혀는 굳어 버린 것 같았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목을 조르는 듯 가슴이 답답하게 죄어 왔다.도현은 여전히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앉아 있었다. 그의 시선은 흔들림 없이 곧았고, 감정을 지나치게 드러내지도 않았다.“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그가 말을 이어갔다. “장인어른과 장모님 앞에서 모든 것을 명확히 정리하고 싶습니다. 나중에 아이가 태어났을 때 서로 다른 말이 나오는 일은 막고 싶으니까요. 지금 당장의 정직함이 나중에 터져 버릴 거짓말보다 훨씬 낫습니다.”미란은 길고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지만, 정작 흘러내린 것은 눈물이 아니라 실망이었다.“너도 들었지.”미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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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장

“어머… 왜 제 짐을 정리하고 있는 거예요?”아래층 침실에 들어선 지아는 옷장과 화장대를 정리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두 명의 가정부를 발견하고는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여 물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그녀는 두 사람이 자신의 짐을 정리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의아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두 가정부는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그중 한 명은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희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막내 도련님의 지시예요, 사모님.” 가정부가 신중하게 대답했다. “짐을 모두 위층 침실로 옮기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네?”지아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굳어 버렸다. 그녀는 잠시 두 가정부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으며 서둘러 말을 이었다.“그럴 필요 없어요. 그냥 여기 두세요. 저는 이 방이 편해요. 다시 그 방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두 가정부는 난처한 표정으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지아의 말에 따라 짐 정리를 멈춰야 할지, 아니면 수현의 명령대로 계속해서 짐을 옮겨야 할지 도무지 판단할 수 없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어느 쪽의 지시를 따라야 할지 몰라 잠시 망설이며 지아의 눈치만 살폈다.“그래도 위층으로 옮겨. 내 말대로 해.”그때 문간에서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수현은 문틀에 몸을 느긋하게 기댄 채 서 있었다. 머리카락은 아직 반쯤 젖어 있었지만 셔츠는 단정하게 차려입은 상태였고, 얼굴에는 방금 휴식을 마친 사람처럼 생기가 감돌았다. 침실 안이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그는 조금도 서두르거나 불편해하는 기색 없이 여유로운 모습이었다.“위층으로 옮기고 싶지 않아.”지아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눈빛으로 수현을 똑바로 바라보며 차갑게 거절했다.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음에도 그가 뜻을 굽히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듯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물러설 생각은 조금도 없어 보였다.수현의 한쪽 눈썹이 미세하게 치켜올라갔다.“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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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장

“이것 좀 봐, 내가 이걸 가져왔어.”수현은 지아의 침실에 들어서자마자 손을 들어 작은 베이비 오일 병을 보여 주며 말했다.“그걸 어디에 쓰려고?”지아는 무덤덤한 목소리로 물으며 눈을 가늘게 떴다. 수현은 그런 지아를 향해 희미하게 미소 지은 뒤 가까이 다가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그곳은 침대 머리맡에 등을 기댄 채 앉아 있던 지아의 바로 옆자리였다.“네 배에 바르려고. 출산하고 나서 튼살이 너무 눈에 띄지 않도록 말이야. 그래야 분위기도 망치지 않고, 네 외모도 해치지 않을 테니까.”그는 그렇게 말하며 지아의 옷을 걷어 올리려고 손을 뻗었지만, 지아는 반사적으로 그의 손목을 붙잡아 막았다. 수현은 고개를 돌려 지아를 바라보았고, 그의 눈빛은 순식간에 단단하게 굳어졌다.“내가 직접 바르면 돼.”지아는 작게 말한 뒤 수현의 손에서 베이비 오일 병을 가져왔다.“고집부리지 마.”수현은 다시 병을 가져가 지아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치웠다. 그녀가 혼자 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자, 그는 자신이 직접 해 주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드러내며 차갑게 말을 이었다.“나는 네 남편이야. 내가 남이라도 되는 것처럼 굴지 마.”그는 더는 지아의 반응을 살피지 않고 다시 그녀의 배를 덮고 있던 옷자락을 걷어 올렸다. 그러자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 커다란 배가 고스란히 드러났다.“큰 형과 함께 있을 때는 별로 싫어하는 기색도 없더니.”수현은 지아의 신경을 긁으려는 듯 날카로운 어조로 말했다. 그러고는 그녀의 반응을 살피며 비아냥거리는 말을 덧붙였다.“그 사람은 너한테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는데도 말이지.”그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입가에 비뚤어진 미소를 띄었다.“아니면 넌 원래부터 천박한 여자였던 건가?”그 말을 들은 지아는 가슴이 꽉 막히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자신을 향한 그의 모욕적인 말이 가슴 깊숙이 파고들었지만, 그녀는 애써 감정을 억누르며 떨리는 목소리로 반박했다.“날 이렇게 만든 건 오빠잖아. 내가 원해서 그런 게 아니라.”수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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