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화면 안을 가득 채운 코딩들, 급하게 정리하다 멈춘 소스들. 영이를 안전하게 만나기 위해서는 한 번에 수많은 CCTV를 제어할 수 있는 코드가 필요했다. 준호는 영이를 만나고 온 이후, 온전히 이 일에만 몰두했다.카메라 ID를 해킹하고, 접속 권한을 우회하고, 로그 기록을 조작하길 수백 번. 모니터 한쪽에 작은 창들이 연달아 떠올랐다.대문, 정원, 뒷마당, 그리고, 2층 테라스 난간에 서 있는 영이.“추운데 밖에서 뭐해. 외투라도 좀 걸치던가”화면을 확대하자, 영이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바람에 머리카락만 가볍게 흔들릴 뿐, 추위에 움츠린 기색조차 읽히지 않았다. 하지만 준호는 자꾸만 애가 탔다. “춥다니까. 들어가지 좀.”목소리는 사무실 안에서만 공허하게 흩어졌다. 아무리 애가 타도 전해질 수 없는 말이었다. 얼마나 넋을 놓고 바라봤을까, 우측 하단에 메일이 도착했다는 팝업창 하나가 떠올랐다.- 방문자 리스트 및 출입기록. 본문에는 TF팀 팀장의 짧은 안내가 덧붙어 있었다.- 말씀하신 대로 최근 6개월 내 기록만 첨부해 전달드립니다. 이전 기록 또한 최대한 빠르게 정리한 후 보고드리겠습니다.마우스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떨리는 마음으로 첨부파일을 열었다. 젠장, 더 볼 것도 없었다.가장 상단에 있는 이름은, 가장 출입 기록이 많은 인물은 역시나 신태호. 아버지의 이름이었다.다른 인물들 역시 마찬가지였다.영관장교인 소령, 중령, 대령. 그리고 장군 계급인 준장, 소장, 중장, 대장. 모든 계급이 너 나 할 것 없이 고스란히 섞여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경찰과 검찰.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핵심 인물도 한둘이 아니었다.스크롤을 천천히 내렸다. 속도를 늦춘 건 놀라지 않기 위함이 아니라 패턴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날짜는 제각각이었고 시간대도 일정하지 않았다.유일한 공통점은 하나. 모두 영이를 찾아 산속까지 직접 발걸음을 했다는 것. “씨발....”한두 명의 일탈이 아니었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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