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휴대전화도 제출해야 합니까?"서아가 물었다."업무 관련 연락이 있다면 보존 대상입니다. 제출 범위는 협의하겠습니다. 다만 삭제는 하지 마십시오."서아의 손가락이 무릎 위에서 굳었다.이안과의 대화가 들어 있는 개인 휴대전화가 떠올랐다.법무팀은 조사 범위도 분명히 했다. 문제는 불륜 여부를 판정하는 것이 아니라, 권이안과의 사적 관계가 작가 선정과 작품 가격, 홍보 예산, 추가 실사 승인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하는 일이었다. 공모 심사표와 작가 선정 회의록, 계약 검토 기록, 작가 출입 로그까지 보존 대상에 포함됐다.법무팀은 권이안 관련 전자문서를 즉시 보존 모드로 전환했다. 해당 작가 폴더의 삭제·수정 권한이 잠겼고, 새 계약이나 가격 변경이 필요할 경우에는 부관장과 법무팀의 공동 승인을 거치도록 임시 규칙이 걸렸다. 회의실 화면에서 자신의 계정 옆에 ‘조사 중·변경 제한’이라는 표시가 붙는 순간, 서아는 이제 과거 기록조차 마음대로 손댈 수 없다는 사실을 처음 실감했다.회의실 밖에서는 이미 직원들이 수군거리고 있었다. 누가 어떤 자료를 봤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소문은 증거보다 빨랐다.서아가 관장실로 돌아오자 비서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관장님…… 아니, 관장님이라고 불러도 되는 거죠?"서아는 대답하려다 입을 다물었다.직무가 정지됐다고 해서 직함이 즉시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방금 전까지 당연했던 호칭이 질문이 된 것만으로 충분했다."괜찮아요. 자료부터 정리해 주세요."그녀는 책상 서랍을 열었다. 오래된 전시 도록, 명함, 펜, 개인 메모들이 나왔다. 무엇이 회사 것이고 무엇이 자신의 것인지 구분하는 일도 갑자기 어려워졌다.최 회장이 직접 관장실로 들어온 것은 십여 분 뒤였다."서아야."공적인 자리에서는 좀처럼 듣지 못하던 이름이었다."왜 나한테 먼저 말 안 했니."서아는 그 질문 앞에서 처음으로 아무 답도 준비하지 못했다.업무 절차에 관한 질문은 방어할 수 있었다. 계약서는 규정대로였고, 비용 집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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