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되면 백서아라는 인간은 사회적으로 완전히 매장당한다. 부모님은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할 것이고, 갤러리는 문을 닫아야 한다.'하지만… 내가 먼저 고백한다면?'서아는 침을 꿀꺽 삼키며 도진의 얼굴을 살폈다.도진은 화를 낼 줄 모르는 사람이다. 언제나 이성적이고 차분했으며, 타인의 실수에 관대했다.내가 그동안 이안의 집착에 시달려왔다고, 그 미친놈이 나를 협박하고 있다고 눈물로 호소한다면? 실수였다고, 한순간의 외로움에 눈이 멀어 끔찍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바닥에 엎드려 빈다면?어쩌면 도진이라면… 이 고결하고 완벽한 성품을 가진 남자라면, 나를 용서해 주지 않을까?적어도 이안이라는 미치광이의 손아귀에서 나를 구출해 주고, 그 대표작과 나머지 누드화 사진이 세상 밖으로 나가는 것만큼은 막아주지 않을까?"서아 씨? 왜 그래. 죽이 뜨거워?"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는 서아를 보며 도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아, 아니… 아니야. 배불러. 그만 먹을래.""그래, 무리하지 마. 약 먹고 한숨 더 자자."도진이 쟁반을 치우고 물과 알약을 챙겨주었다. 약을 삼키는 서아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지만, 도진은 모른 척하며 그녀의 이불을 덮어주었다."나 원고 마무리하러 서재에 있을 테니까, 필요하면 언제든 불러."도진이 서아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서늘한 그의 입술이 닿았다 떨어지는 순간, 서아는 덜컥 결심했다.그래, 고백하자.이안의 입과 그 더러운 붓끝을 통해 알려지느니, 내 입으로 직접 말하는 게 낫다. 도진 씨는 나를 사랑하니까. 나를 이렇게 끔찍이 아끼니까, 내가 모든 걸 내려놓고 빌면 한 번은 기회를 줄지도 모른다.점심 무렵, 서아는 휴대전화 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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