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시선이라는 이름의 해체(1)해방촌의 좁고 가파른 골목길.도무지 끝이 날 것 같지 않은 오르막길을 오르며, 서아는 거칠어지는 숨을 몰아쉬었다."하아, 하아……."또각, 또각.아스팔트 바닥에 부딪히는 지미추 힐의 마찰음이 유난히 신경질적으로 울려 퍼졌다.자신의 매끈한 검은색 벤츠는 골목 초입에 간신히 구겨 넣듯 주차해 둔 상태였다. 평소라면 흠집이라도 날까 봐 절대 세워두지 않았을 비좁은 자리였지만, 지금 서아의 머릿속에는 그런 이성적인 판단이 들어설 자리가 없었다.'미쳤어. 내가 여길 왜…….'서아는 속으로 수십 번, 수백 번 같은 질문을 던지며 자신의 발걸음을 저주했다.당장이라도 뒤돌아 도망치고 싶었다.하지만 그녀의 발은 마치 보이지 않는 실에 조종당하는 인형처럼, 이안이 알려준 낡은 적벽돌 빌라를 향해 맹목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다음번엔 핑계 대지 말고, 그냥 작업실로 와.''그때는 진짜로 벗겨줄 테니까.'오전 내내, 아니 갤러리를 빠져나와 이곳으로 향하는 내내 이안의 그 오만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았다.서아는 그 말도 안 되는 도발에 정면으로 맞서기 위해 온 것이라고 스스로를 세뇌했다.수석 큐레이터로서, 전시를 코앞에 둔 작가의 작업 진행 상황을 불시 점검하러 온 것뿐이다. 그 건방진 입에서 다시는 그런 천박한 소리가 나오지 못하도록, 자신의 지위와 권력으로 그를 완벽하게 짓눌러버리겠다고 다짐했다.하지만.빌라의 옥탑방으로 이어지는 철제 계단 앞에 섰을 때, 서아의 심장은 터질 듯이 요동치고 있었다.녹슨 철계단을 밟고 올라서는 매 순간, 그녀가 겹겹이 껴입은 사회적 체면과 방어기제가 하나씩 떨어져 나가는 것만 같았다.끼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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