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풍 옆의 대형견들도 함께 짖으면서 마당 전체가 소란스러웠다.도우는 차를 세우고 바로 뒷문을 열었다.이재가 내리자 집에서 일하는 직원 한 명이 당황한 얼굴로 뛰어왔다.“회장님, 큰도련님과 큰사모님께서 오셨습니다. 저희가 막으려고 했는데...”슬비도 차에서 내리다가 그 말을 들었다.잠깐 생각한 뒤 곧바로 이재의 형과 형수라는 걸 알아차렸다.슬비는 자연스럽게 이재를 바라봤다.이재는 차 옆에 곧게 서 있었다.정원의 조명 아래로 옆얼굴의 선이 유난히 차갑게 보였다.입술은 단단히 다물었고 턱에도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다.표정만으로는 감정을 읽기 어려웠다.하지만 주변 공기가 몇 도는 내려간 것처럼 느껴졌다.그때 집 안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서방님, 왜 이렇게 늦었어요? 우리 한 시간도 넘게 기다렸잖아요.”강란이 검은 레이스 원피스를 입고 밖으로 나왔다.화려하게 꾸민 얼굴과 몸에 붙는 원피스, 높은 굽까지 전체적으로 눈에 띄는 차림이었다.강란은 가느다란 허리를 흔들며 걸어오면서 미간을 찌푸렸다.“여기는 개를 왜 이렇게 많이 키워요? 너무 시끄러워서 머리가 다 아프다. 우리 그이도...”강란의 말이 끝나기 전에 이재가 도우를 바라봤다.“칼.”도우는 잠깐 멈칫했지만 몸이 먼저 움직였다.재킷 안쪽에서 늘 가지고 다니는 단검을 꺼내 이재에게 건넸다.이재가 칼을 받았다.이어서 강란의 턱을 한 손으로 잡았다.차가운 칼날이 입술 바로 옆에 닿았다.금속의 서늘한 감촉에 강란의 몸이 바로 떨리기 시작했다.“서방님...”강란의 표정에서 혈색이 빠르게 사라졌다. 입술까지 떨렸지만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지, 지금 뭐 하는 거예요?”이재는 미소를 띠었다. 하지만 눈은 차갑게 얼어 있었다.“형수님.”이재가 낮게 말했다.“그 혀를 잘라서 개들한테 던져 주면 조용해지실까요?”슬비는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놀라 이재를 바라봤다. 말리려고 입을 열기 직전이었다.“이재야.”나지막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키가 큰 남자가 집 안에서 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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