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내려가면 더 건드리지 마.”성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새별엔터는 성범죄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공식 입장문을 내. 진조운 개인의 범죄 혐의라는 점도 분명히 하고 수사에 전적으로 협조한다고 밝혀.”우찬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바로 처리할게.”우찬이 나가자 성준은 의자 등받이에 몸을 묻고 눈을 감았다. 손가락으로 미간을 천천히 눌렀다.새별엔터 문제는 엉킨 실타래처럼 풀릴 기미가 없었다.주가는 바닥을 쳤고 투자자들은 발을 빼기 시작했다.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협력사도 계속 늘었다.걸려 오는 전화마다 나쁜 소식뿐이었다.오후에 회사로 돌아온 뒤, 성준은 아직 물 한 모금도 제대로 마시지 못했다.그때 책상 위 내선 전화가 울렸다.비서실에서 걸려 온 전화였다.성준이 통화 버튼을 눌렀다.“무슨 일이야?”[부회장님, 병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원슬비 씨가 청각재활센터에 물건을 두고 갔다고 합니다.][원슬비 씨에게 며칠째 연락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아서, 비상 연락처로 등록된 부회장님께 연락했다고 합니다.]성준이 미간을 찌푸렸다.“그런 일까지 나한테 보고해야 해?”갑자기 차가워진 목소리에 비서는 당황했다.[병원에서 며칠 동안 계속 연락했는데, 원슬비 씨와 연락이 안 돼서 어쩔 수 없이...]“됐어.”성준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끊었다.“네가 병원에 가서 받아와.”[네, 부회장님.]비서가 전화를 끊으려고 하자 성준이 다시 불렀다.“잠깐.”[네, 말씀하세요.]“무슨 물건인지 알아?”[병원에서는... 반지라고 했습니다.]성준의 손가락이 멈췄다.“무슨 반지?”[자세한 건 듣지 못했습니다.]성준은 핸드폰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면서 손가락 관절이 하얗게 드러났다.‘반지... 슬비가 나에게 프러포즈하려고 맞췄다는 바로 그 반지인가?’[부회장님? 그 반지, 제가 가져올까요?]비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성준은 입을 열었지만 목이 막힌 듯 바로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아니야.”겨우 나온 목소리는 심하게 잠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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