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사랑에 미친 남편 조련법: บทที่ 71 - บทที่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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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이재한테 기대면 안 돼.’‘그보다 더한 감정은 더더욱 안 되고.’슬비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뜨거워진 볼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두드렸다.‘진정하자.’‘별일 아니야.’둘 다 성인이다.가까이 붙어 있으면 몸이 반응할 수도 있었다.이재가 자꾸 사람을 흔들어 놓으니 자신도 영향을 받은 것뿐이었다.그게 무슨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니었다.‘게다가 존재감은 확실히 느껴졌지만...’‘겉만 멀쩡하고 실제로는 아닐 수도 있잖아.’자기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깨닫자 슬비의 볼은 더 뜨거워졌다.슬비는 다시 양손으로 뺨을 두드렸다.‘그만 생각해.’...오후가 되자 슬비는 컴퓨터 화면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도혁의 일정은 이미 정리했다.연락해야 할 곳과 필요한 조율도 모두 끝냈다.그런데도 일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자꾸 점심때 일이 머릿속에 떠올랐다.이재의 입술은 이미 몇 번 느껴 봤다.뜨겁고 부드러웠다.그런데 입맞춤을 시작하면 다리에 힘이 빠질 만큼 강하게 몰아붙였다.매번 자신을 통째로 삼키려는 것처럼...‘그만!’‘또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슬비는 답답한 마음에 머리를 헝클어뜨리면서 팔 위에 얼굴을 묻었다.“지민 씨?”머리 위에서 혜림의 목소리가 들렸다.“왜 이렇게 얼굴이 빨개요? 열이 있어요?”슬비가 화들짝 고개를 들었다.“아니요! 열 없어요!”혜림은 슬비의 반응에 놀라 한 걸음 물러났다.“괜찮은 거 맞아요?”“괜찮아요.”슬비는 어색하게 웃었다.“그냥... 좀 더워서요.”“더워요?”혜림은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쪽을 올려다봤다.“실내 온도 25도인데요. 전 오히려 조금 추운데.”슬비는 더 설명하지 않기로 하고 바로 화제를 바꿨다.“아까 저한테 무슨 말 하려고 했어요?”“아, 맞다!”혜림은 이마를 가볍게 치더니 슬비 쪽으로 바짝 다가와서 목소리를 낮췄다.“지민 씨, 제가 하나 보여 드릴 게 있는데 화내지 마세요.”슬비가 눈썹을 살짝 들었다.“뭔데요?”혜림은 잠깐 망설이다 핸드폰을 꺼냈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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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그럴 리가요.”슬비가 가볍게 웃었다.“저는 받은 건 꼭 돌려주는 편이에요. 누가 제 뺨을 한 대 때리면, 적어도 다시는 손을 못 들게 만들어야 속이 풀리거든요.”혜림이 눈을 깜빡였다.“뭘 하려고요?”“선물은 받은 만큼 돌려줘야죠.”슬비는 잠깐 말을 멈췄다가 물었다.“우리 가수님 아직 회사에 있어요?”“네?”혜림은 갑자기 화제가 바뀌자 한 박자 늦게 고개를 끄덕였다.“있어요.”“찾아가 봐야겠네요.”슬비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이 일은 도혁의 도움이 있어야 가장 빠르게 정리할 수 있었다.“대체 뭘 하려는 건데요?”궁금증을 참지 못한 혜림이 곧바로 뒤따랐다.“가 보면 알아요.”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며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었다.복도 모퉁이를 막 돌아섰을 때, 뒤에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부... 슬비?”슬비는 뭐에 홀린 듯 걸음을 멈추면서 온몸이 굳어졌다.등줄기가 뻣뻣해지면서 손끝은 피가 빠져나간 것처럼 차가워졌다.머리 가까이에서 뭔가 크게 터진 것처럼 귀가 먹먹해졌다.부슬비.그 이름...슬비의 이 진짜 이름을 낯선 사람이 이렇게 부르는 건 너무도 오랜만이었다.너무 오래되어서 이제는 그 이름도, 그때의 신분도, 그 시절의 기억도 전부 묻어 버렸다고 생각했다.“지민 씨?”혜림이 슬비의 이상한 기색을 알아차리고 얼굴을 살폈다.“왜 이렇게 안색이 하얘졌어요? 어디 아파요?”“아니에요.”슬비의 목소리는 조금 굳어 있었다.“그냥 가요.”하지만 뒤에서 부른 남자가 이미 빠르게 따라왔다.젊은 남자였다.몸에 잘 맞지 않는 짙은 회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넥타이는 반듯하게 맸지만 너무 세게 조여서 목 아래가 답답해 보였다.남자는 슬비 앞까지 다가와 위아래를 살펴보더니 활짝 웃었다.“진짜 너 맞네! 슬비야! 와, 얼마 만이야?”마치 오래된 친구라도 만난 듯 과하게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저쪽에서 봤을 때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혹시나 해서 못 불렀거든. 예전에 우리 학교에서 제일 예쁘다고 소문났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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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슬비는 바로 시선을 거두고 걸음을 재촉했다.“지민 씨, 진짜 괜찮아요?”혜림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슬비의 손을 만졌다.“손이 너무 차가워요.”슬비는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다.“괜찮아요.”“저 사람 대체 누구예요? 다짜고짜 엉뚱한 이름을 부르고.”혜림이 불만스럽게 중얼거렸다.“‘부슬비’라니. 이름부터 틀리면서 무슨 옛날 친구래요.”슬비는 대답하지 않았다. 눈을 내리깔고 가슴 안에서 요동치는 감정을 애써 눌렀다.‘부슬비...’그 이름을 다른 사람의 입에서 듣지 않은 지 10년이 훌쩍 넘었다.그해 북명시를 떠나 호강시로 도망친 뒤에는 단 한 번도 본명으로 살아 본 적이 없었다.그 이름도 과거도 완전히 묻었다고 믿었다.하지만 오늘 누군가가 ‘부슬비’라고 부른 것만으로 과거의 기억이 한꺼번에 되살아났다.‘왜...’‘대체 언제까지 나를 놓아주지 않는 거야.’...그 시각 로비.아까의 남자는 아직도 그 자리에 서서 슬비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이상하네.”남자가 혼잣말했다.“분명 부슬비가 맞는데. 왜 모르는 척하지?”“저기요.”뒤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남자가 고개를 돌렸다.가람이 환하게 웃으며 서 있었다.“저 방금 그 여자분이랑 같은 회사 다니는데요.”가람은 호기심이 가득한 척 눈을 깜빡였다.“아까 ‘부슬비’라고 부르시던데, 아는 사이예요?”남자는 가람의 정체를 알 수 없어서 잠깐 망설였다.“제가 착각한 것 같기도 하고요...”“어떻게 옛날 친구를 착각해요?”가람의 미소가 더 짙어졌다.“두 분 같은 학교 다녔죠? 예전 이름이 정말 슬비였어요?”남자는 가람의 예쁜 얼굴을 바라보다 입술을 한번 핥았다. 곧 친근한 웃음을 지었다.“맞아요. 부슬비. 중학교 때 같은 반이었어요.”“부슬비...”가람은 그 이름을 낮게 되뇌었다. 눈 안에 미묘한 빛이 스쳤다.“그 뒤에는요? 중학교 졸업하고 어디로 갔는지 알아요?”“그건 몰라요.”남자가 고개를 저었다.“중학교도 다 마치기 전에 갑자기 전학을 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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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슬비와 혜림이 도혁을 찾았을 때 그는 연습실에서 악보를 맞추고 있었다.문은 반쯤 열려 있었다.안에서는 드럼과 베이스가 뒤섞인 묵직한 소리가 흘러나왔다.마이크 앞에 선 도혁은 한 손으로 헤드폰을 누른 채 낮게 멜로디를 흥얼거리고 있었다.슬비가 노크하려던 때, 구석에 앉아 있는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작은 회의 테이블 앞.의자 등받이에 느긋하게 기대고 앉은 이재가 긴 다리를 겹치고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검은 셔츠 소매 끝에는 짙은 파란색 보석으로 만든 커프링크스가 달려 있었다.차갑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더 선명해 보였다.‘하 회장?’슬비의 손이 멈췄다. 자신도 모르게 반걸음 뒤로 물러났다.하지만 옆에 있던 혜림은 아무 생각 없이 바로 문을 두드렸다.이재가 고개를 들었다.슬비와 눈이 마주치자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슬비는 입을 다물었다.도혁도 노크 소리에 귀찮다는 듯 옆을 봤다.그러다 문 앞에 슬비가 있는 걸 확인하자 바로 헤드폰을 벗었다.조금 전까지의 짜증은 사라지고 지나치게 반가운 웃음이 올라왔다.도혁이 성큼성큼 다가왔다.“우리 매니저님이 웬일이에요? 무슨 지시라도 하시게요?”슬비는 문 앞에서 들어가기도 나가기도 애매해졌다.“아니, 지금 바쁘면 나중에 올게.”“왜요? 들어와요.”도혁이 문을 활짝 열었다.“거의 끝났어요.”슬비가 대답하기도 전에 안쪽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들어와.”이재가 슬비를 바라봤다. 입가에는 아주 옅은 웃음이 걸려 있었다.슬비의 심장이 괜히 한번 뛰었다. 바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옆을 보니 의리 없는 혜림은 이재를 보자 이미 슬쩍 사라지고 없었다.결국 이 두 사람을 혼자 상대하게 됐다.슬비는 마음을 굳히고 안으로 들어갔다.“회장님.”일부러 딱딱하고 공손하게 인사했다.이재는 흥미롭다는 듯 눈썹을 살짝 올렸다.옆자리의 의자를 손으로 두드렸다.“와서 앉아.”슬비는 잠깐 침묵했다.“감사합니다.”말 하나하나에 힘이 들어갔다.물론 이재 옆에는 앉지 않았다.일부러 가장 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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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이재는 마치 슬비의 불안한 반응을 기다리는 눈빛에 가까웠다.슬비는 몰래 이재를 노려봤다.그런데 이재는 처음부터 슬비를 보고 있었다.두 사람의 눈이 그대로 마주쳤다.이재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천천히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목울대가 움직이는 모습까지 괜히 여유롭고 사람의 시선을 끌었다.몰래 노려보다 들킨 슬비는 괜히 더 당황했다. 귀까지 달아오르자 황급히 시선을 피했다.의자에 기댄 이재는 핸드폰을 손안에서 굴리면서도 슬비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오늘 슬비는 크림색 니트를 입고 있었다.목선이 조금 여유로운 디자인이라 가느다란 쇄골이 살짝 드러났다.머리는 낮게 묶었고 귀 옆으로 가는 잔머리가 몇 가닥 흘러내려 있었다.그래서인지 붉어진 귓볼이 더 눈에 띄었다.‘긴장했네.’이재의 입꼬리가 다시 올라갔다.‘재미있어.’법적으로도 자기 아내인데 회사에서 눈만 마주쳐도 죄라도 지은 사람처럼 피했다.이재는 연습실 안의 장비를 한번 둘러보고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오늘은 그냥 구경하러 온 거야. 여기 스피커 오래됐네. 새 장비로 바꿔 줄게.”도혁이 멈칫했다.이재가 언제부터 자기 연습실 장비까지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없었다.“감사합니다, 회장님.”억지로 감사 인사를 했지만 경계심은 더 커졌다.‘갑자기 잘해 주는 데는 이유가 있는 법인데...’‘설마 정말 원지민 때문에 여기 온 건가?’도혁은 이를 한번 악물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회장님, 우리 큰형이 요즘 계속 부대에 있잖아요. 둘이 얼굴 본 지 꽤 됐죠?”‘큰형’이라는 말을 일부러 힘주어 말했다.이재가 도혁을 봤다.“네 큰형? 지난달에 또 진급해서 더 바빠졌어. 내려올 시간이 어디 있겠어.”“맞아요. 우리 큰형이 원래 일을 시작하면 몸도 안 챙기는 사람이잖아요.”도혁은 이재의 표정을 몰래 살피며 말을 이었다.“그래도 곧 휴가 나온다고 했어요. 그때 여친도 집에 데려온다던데.”이재의 표정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도혁은 오히려 혼란스러워졌다.‘내가 잘못 생각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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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아무것도 아니에요.”슬비의 목소리가 조금 뻣뻣했다.“연습실이 좀 더운 것 같아서요.”“더워요?”도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럼 온도를 좀 낮출게요.”도혁은 벽 쪽에 있는 냉난방 조절기로 걸어갔다.조금 전까지는 옆에 앉아 있어 아래에서 벌어지는 일을 전혀 볼 수 없었다.하지만 이제 일어서면 테이블 밑이 그대로 보일 수 있었다.슬비는 다급하게 발을 빼려고 하면서 화난 눈으로 이재를 노려봤다.그제야 이재의 다리가 느긋하게 풀렸다.슬비는 겨우 풀려난 사람처럼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이제 그만 가겠다고 말하려던 때, 이재도 함께 일어섰다.“됐어. 둘이 얘기해. 나는 갈게.”“회장님, 조심해서 가세요.”도혁은 바로 이재를 배웅하러 따라붙었다.이재는 슬비 옆을 지나가다가 걸음을 살짝 늦췄다. 고개를 조금 기울여 새빨갛게 달아오른 슬비의 귀를 보고는 입꼬리를 올렸다.슬비는 이재가 나가자 다시 의자에 털썩 앉았다.온몸에 열이 올라 옷이 땀에 젖을 것 같았다.슬비는 이를 살짝 악물었다.‘나쁜 사람!’잠시 뒤 도혁이 다시 들어왔다.도혁은 아직도 붉은 기가 남은 슬비의 얼굴을 보고 눈썹을 치켜세웠다.“뭘 그렇게 긴장해요? 하 회장이 겉보기에는 좀 무서워도 사실 좋은 사람이에요.”슬비는 말없이 도혁을 바라봤다.‘좋은 사람?’‘어떤 좋은 사람이 테이블 밑에서 그런 짓을 해?’“그래서 저한테 무슨 일이 있어요?”도혁은 아무것도 모른 채 맞은편에 앉아 다리를 꼬았다.슬비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그제야 여기에 온 목적이 떠올랐다.핸드폰을 꺼내 도혁에게 건넸다.화면에는 단톡방의 대화를 캡처한 사진이 떠 있었다.도혁은 몇 줄 읽자마자 바로 표정이 굳어졌다.“누가 그런 거예요?”슬비는 소파에 등을 기대었다.“몰라. 회사 단톡방에서 얘기가 퍼졌는데, 처음 시작한 사람은 찾기 어렵대.”도혁의 표정은 갈수록 싸늘해졌다.“이력서 조작? 누구랑 자고 회사에 들어왔다고요?”도혁은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다들 제정신이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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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슬비가 고개를 들었다.가람과 눈이 마주쳤다.가람은 입가에 웃음을 띠고 있었다.그 웃음에는 자신감과 도발이 가득했다.슬비는 아무 표정 없이 다시 일정표로 시선을 내렸다.가람의 웃음이 더 짙어졌다.커피잔을 들고 느긋하게 슬비 쪽으로 걸어왔다.조용한 사무실 안에 하이힐 소리가 또렷하게 울렸다.직원들은 하나둘 고개를 들고 가람을 따라 시선을 움직였다.가람은 슬비의 책상 옆에 멈췄다.허리를 숙여 슬비의 귀 가까이 다가왔다.두 사람에게만 들릴 만큼 낮은 목소리였다.“저기요... 제가 그쪽이 누군지 알아냈어요... 부슬비 씨.”슬비의 펜 끝이 종이 위에서 멈췄다.가람은 허리를 펴고 슬비를 내려다봤다. 입가에는 승리한 사람 같은 웃음이 걸려 있었다.슬비가 놀라서 굳어지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 새하얗게 질려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을 기대했다.하지만 슬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들어 차분한 눈으로 가람을 바라봤다.맑은 눈 안에는 당황한 기색도 없었다.두려움도, 분노도 없었다.오히려 아무 가치도 없는 구경거리를 보는 듯 무심했다.가람의 웃음이 순간 굳어졌다. 전혀 예상한 반응이 아니었다.“아이고, 뭘 그렇게 태연한 척해요?”가람은 목소리를 더 낮췄다. 말투에는 짜증이 묻어났다.“이름 하나 바꾸면 아무도 모를 줄 알았어요? 부슬비 씨, 당신은 그냥...”“손가람 실장님.”문 쪽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가람의 말이 끊어졌다.사무실 사람들이 한꺼번에 문을 바라봤다.도혁이 서 있었다.뒤에는 매니지먼트팀 본부장 조명원이 함께 있었다.도혁은 후드 주머니에 한 손을 넣고 있었다.표정은 거의 없었지만 옅은 갈색 눈은 얼음처럼 차가웠다.20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싸늘한 기세가 사무실을 짓눌렀다.도혁의 시선은 사람들 사이를 지나 가람에게 곧장 꽂혔다.“잠깐 나와요.”가람의 표정이 조금 달라졌다. 도혁을 본 뒤 뒤에 있는 조명원까지 확인하자, 가슴이 철렁했지만 곧 아무렇지 않은 척 웃었다.“무슨 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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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가람의 표정이 벌겋게 달아올랐다가 하얗게 질렸다.조명원이 옆에서 헛기침을 했다.“손 실장, 이번 일은 자네가 잘못한 게 맞아. 회사 규정상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직원들 사이에 퍼뜨리면 안 돼. 그러니까...”“확인되지 않은 이야기가 아니라고요!”가람이 목소리를 높였다.“원지민 씨의 이력서가 가짜인 건 사실이에요.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사람이 왜 스타엔터에 있어야 하죠? 밖에 알려지면 회사가 웃음거리가 되는 거 아니에요?”도혁의 목소리가 더 차가워졌다.“스타엔터가 실장님의 회사예요?”도혁이 비웃듯 물었다.“누구를 내보내고 싶으면 마음대로 내보낼 수 있을 만큼 실장님이 대단한 사람이에요?”얼굴이 새빨개진 가람은 그저 입술만 떨었다.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조명원은 안절부절못하며 다시 중재하려 했다.“손 실장이 잠깐 판단을 잘못한 거니까 사과하고 이번은...”“본부장님.”도혁이 말을 잘랐다.“실장님은 회사 규정을 어기고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퍼뜨렸고, 동료 직원의 명예를 고의로 훼손했어요.”도혁의 시선이 조명원에게 향했다.“규정대로라면 어떻게 처리해야 합니까?”조명원은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도혁과 가람을 번갈아 보며 이마에 맺힌 땀을 계속 닦았다.가람은 손씨 집안의 외동딸이었다.스타엔터에서 3년을 일했고, 지금은 인기 연예인 두 명을 맡고 있는 오래된 직원이었다.하지만 도혁은 권씨 집안의 막내였다.스타엔터를 만든 권지혁의 친동생이기도 했다.지금 회사를 인수한 이재와 권씨 집안의 관계도 남달랐다.조명원은 어느 쪽도 함부로 건드리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 눈앞의 도혁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마른 입술을 한번 적신 뒤 어렵게 대답했다.“규정대로라면... 해고 사유가 됩니다.”가람의 몸이 분노로 떨렸다.“무슨 권리로 저를 잘라요? 제가 스타엔터에서 3년 동안 회사에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다 줬는데요?”가람은 도혁을 노려봤다.“원지민 씨가 뭔데요? 학력도 없는 사기꾼 하나 때문에 저를 해고한다고요?”도혁은 더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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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밖에 버려.”“네, 회장님.”보안팀 직원들은 바로 정신을 잃은 가람을 끌고 엘리베이터에 탔다.도우가 이재 옆으로 다가와 낮게 물었다.“회장님, 손씨 집안 쪽은 어떻게 할까요?”이재는 눈을 내린 채 소매 끝을 천천히 정리했다. 말투는 더없이 평온했다.“자기 딸 교육도 못 하는 집안이라면 내가 대신 가르쳐 줘야지.”이재가 차갑게 말했다.“앞으로 호강시에서 저 여자를 볼 일 없게 해.”“알겠습니다.”...소문은 회사 안에서 빠르게 퍼졌다.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스타빌딩 전체가 알게 됐다.매니지먼트팀 손가람이 신입 직원에 대한 악성 소문을 퍼뜨렸다가 바로 해고됐다는 내용이었다.더 놀라운 건 가람만 징계를 받은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인사팀의 공지가 연달아 올라왔다.회사 단톡방에서 소문을 옮기거나 퍼뜨린 직원들이 모두 징계 대상에 포함됐다.한 명도 빼놓지 않았다.처벌 수위는 높았지만, 정작 가람이 떠들어 댄 내용 자체를 진지하게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가람은 원래 회사에서 평판이 좋지 않았다.오히려 가람이 나갔다는 사실을 반기는 사람이 더 많았다.인사팀의 빠르고 강한 대응도 회사의 입장을 확실히 보여 줬다.누가 봐도 위에서 직접 본보기를 보인 것이었다.가람은 하필 가장 건드리면 안 되는 선을 밟은 사람이 됐다....어느새 퇴근 시간이 됐다.책상을 정리한 뒤, 슬비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며칠 전 직접 산 흰색 소형 세단이 구석에 세워져 있었다.아직 임시 번호판을 달고 있었다.주변에 세워진 고급 차량들 사이에서는 유난히 소박해 보였다.슬비가 차 키를 꺼내 잠금 해제 버튼을 누르자 옆에서 강한 헤드라이트 불빛이 비쳤다.눈이 부셔서 저도 모르게 손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눈을 가늘게 뜨고 옆을 바라봤다.언제 왔는지 검은 세단 한 대가 슬비의 차 옆에 서 있었다.차량의 낮은 엔진음이 텅 빈 주차장에 울렸다.뒷좌석 창문이 천천히 내려갔다.이재의 또렷한 얼굴이 드러났다.“타.”슬비는 바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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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검은 세단은 서린베이 프라이빗 클럽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다.슬비는 차창 밖을 바라봤다.주차된 차들은 하나같이 눈에 확 띄었다.평범한 사람이 몇 년을 모아도 쉽게 살 수 없는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여기는 어디예요?”“친구가 운영하는 클럽이야. 저녁 먹으러 왔어.”슬비가 입술을 다물었다가 물었다.“정말 밥만 먹으러 온 거예요?”“그럼?”이재가 눈썹을 살짝 들었다. 입가에 장난스러운 웃음이 걸렸다.“여보, 혹시 다른 것도 하고 싶어?”슬비는 바로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귀 끝이 옅은 분홍색으로 물들었다.프라이빗 클럽 지하 1층에는 별도의 VIP 전용 통로가 있었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복도가 나타났다.짙은 석재 바닥은 매끄럽게 빛났고, 벽에는 값비싸 보이는 그림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걸려 있었다.따뜻한 벽등이 길게 이어져 있어 복도 전체가 작은 갤러리처럼 보였다.복도 끝에서 직원이 대기하고 있었다.이재가 다가가자, 바로 허리를 숙이고 짙은 색의 두꺼운 나무문을 열었다.문이 열리자 안쪽의 떠들썩한 소리가 한꺼번에 밀려왔다.방은 매우 넓었다.클래식한 유럽풍 인테리어에 짙은 벨벳 소파가 대리석 테이블을 둘러싸고 있었다.천장에는 큰 샹들리에가 달려 있어 공간 전체가 환했다.창가 쪽에는 당구대가 놓여 있었다.몇몇 남자들은 당구를 치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소파에 앉아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담배 연기와 웃음소리가 뒤섞여 있었다.이재가 슬비의 손을 잡고 들어가자 시끄럽던 방 안이 곧바로 조용해졌다.여러 시선이 동시에 두 사람에게 향했다.호기심과 경계가 뒤섞인 눈이었다.은강은 중심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고 있었다. 손에는 위스키 잔을 들고 있었다.문 쪽의 움직임을 느끼고 고개를 든 은강은 먼저 이재를 봤다.인사하려던 은강의 시선이 이재 옆의 가느다란 사람에게 옮겨 갔다. 하마터면 들고 있던 잔을 놓칠 뻔했다.이재 옆에는 젊은 여자가 서 있었다.크림색 니트와 연한 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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