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벨이 몇 번이나 울린 뒤에야 겨우 연결됐다. 수화기 너머로 짜증 섞인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떻게 됐어?”[죄송합니다. 제가... 실수했습니다.]“최환, 감옥에서 1년 썩더니 머리까지 굳었어? 여자 하나 처리 못 해?” “1년 전엔 어떻게 차로 들이받았는지 기억 안 나? 똑같이 하면 되잖아. 그것까지 내가 가르쳐 줘야 해?”전화기 너머가 잠시 동안 조용해졌다.[죄송합니다, 아가씨. 다시 기회를 보겠습니다.]시연이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다음에도 실패하면 내 앞에 나타날 생각 하지 마.”[아가씨...]“그렇게 부르지 마. 네가 무슨 자격으로?”시연의 눈에는 혐오가 짙게 번졌다. “그때 네 아버지만 아니었어도 우리 부모님은 죽지 않았고, 나도 고아가 되지 않았어!” “이건 네 집안이 나한테 진 빚이야. 네 목숨은 내 거야. 내가 살라면 살고, 죽으라면 죽어.”[예... 아가씨.]“됐어. 더 할 말이 없으면 끊어.”[아가씨, 한 가지 더 있습니다.]최환이 다급히 말을 이었다. [교도소에서 ‘부’ 씨 성을 가진 중년 남자를 알게 됐습니다. 어린 여자아이를 성폭행한 죄로 들어와서 15년형을 받았는데...]시연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그 사람이 교도소에서 늘 사진을 보면서... 그런 짓을 했습니다. 우연히 그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사진 속 여자아이가 원슬비랑 너무 닮았습니다.][떠보니까 자기 딸이라고 하더군요. 이름은 부슬비, 23살이라고 했습니다. 나이도 원슬비랑 맞아떨어집니다.]‘부슬비?’시연의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다.‘세상에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어?’“그 사람, 찾을 수 있어?”[북명시에 한 번 다녀와야 합니다.]“지금 바로 가. 찾는 대로 나한테 연락하고.”[알겠습니다.]전화를 끊은 시연은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눈을 감았다. 머릿속에는 자신을 혐오스럽게 바라보던 성준의 눈빛만 떠올랐다.‘예전에는 저렇지 않았는데...’1년 전 시연이 최환을 시켜 슬비를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