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여울로 가는 행렬은 새벽에 궁을 나섰다.이백에서 추린 정예 여든. 자매와 선우현, 사백과 우르, 간수문과 한겸과 남궁완, 그리고 운백천. 궁은 흑요와 부수가 지켰고, 묵할멈은 문루까지 나와 손짓 하나를 오래 지었다. 살아서. 그 한 손짓이었다.이틀째 오후, 척후로 나갔던 우르가 말을 몰아 돌아왔다. 앞니 빠진 자리로 바람 새는 소리가 급했다."북벌군 선봉 척후요! 스물 남짓 — 능선 하나 너머요! 우리를 봤습니다!"봤다면 선택은 둘이었다. 흩어져 숨거나, 먼저 치거나. 숨기에 여든은 많았고, 놓아 보내면 만군이 이쪽의 수와 길을 안다."세운다." 혈비가 정했다. "죽이지는 않는다. 지금 흘릴 피는 나중에 열 배로 돌아온다. 세우고 — 판을 보인다."말이 쉽지, 스물의 기병을 피 없이 세우는 판이었다. 사백이 활의 배치를 그렸고, 선우현이 제 자리를 골랐고, 한겸이 관복의 매무새를 여몄다. 각자의 병기가 갈렸다. 활과 검과 — 종이.운설은 행렬 가운데서 은침 통을 쥐었다 놓았다. 이 판에 그녀의 자리는 없었다. 없는 것이 판대로였다. 물을 쓰는 순간 소문의 마녀가 만군의 눈에 실체가 되고, 북벌의 명분에 장작이 얹힌다. 보여 주는 순간 값이 정해진다 — 저울의 방에서만 유효한 문법이 아니었다.능선 사잇길의 좁은 목에서 양쪽이 마주쳤다. 척후장은 젊었고, 젊은 만큼 빨랐다. 활이 먼저 올라왔다.사백의 살이 그보다 먼저 시위를 떠났다.살은 척후장의 활시위를 끊고 지나갔다. 사람도 말도 건드리지 않고, 시위만. 끊긴 활이 튕겨 오르는 사이 두 번째 살이 그 곁 기수의 창대를 쪼갰다. 세 번째 살은 오지 않았다. 오지 않는 것이 말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스무 개의 목이 스무 대의 살값이라는."북벌군 척후는 들어라!"한겸이 말을 몰아 나섰다. 흰 관복이 능선 바람에 펄럭였다. 집법당의 관복을 본 척후들의 창끝이 흔들렸다."집법당 감찰 한겸이다! 그대들이 쫓는 재앙의 씨가 여기 있다 — 한데 그 씨가 지금 그대들의 만군을 구하러 가는 길이다!"
Last Updated : 2026-07-2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