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적 심리는 관청 안에서 열리지 않았다.밤의 습격과 위조 인도장을 보고받은 백로현의 현승이 직접 내려왔다. 선우현은 시장 한복판에 책상을 놓아 달라고 요구했다. 호적 아전의 수결이 의심받는 판을 그의 방 안에서 가를 수는 없다고 했다.현승은 책상 끝에 관인을 놓고 앉았다. 오늘 내리는 결정이 구경꾼의 말로 끝나지 않게 할 무게였다.비가 갠 뒤의 장터에는 젖은 짚 냄새가 났다. 약방을 지킨 이웃, 국숫집 주인, 붙잡힌 사내들의 가족까지 둘러섰다.진태오는 오른귀의 흉터를 문지르며 나왔다.“집안일을 구경거리로 만드는군.”“아이를 값으로 매길 때 이미 장삿일이 되었소.”선우현이 답했다.아련은 어머니 옆에 앉았다. 묘선은 혼자 걷지 못했으나 제 손으로 수결하겠다며 붓을 쥐었다.첫 장은 위조 인도장이었다.호적 아전은 처음에는 부인했다. 아련이 세 장의 옛 서류를 나란히 놓자 입을 다물었다. 그는 빈 관인이 찍힌 종이를 처남 진태오에게 건넸고, 밤에 사람을 보낼 줄은 몰랐다고 했다.“몰랐다는 빈칸이 사람을 몇이나 삼키는지 나는 아오.”연도하가 낡은 장부를 펼쳤다.운송품 — 아이 열셋.진태오의 얼굴이 굳었다.“옛 상단도 돈을 받았소.”“그래서 내가 여기 서 있소.”연도하는 변명하지 않았다.“그 길이 번 돈으로 컸고, 이제 그 길의 이름으로 증언하러 왔소.”장터 끝에서 여자가 하나 앞으로 나왔다. 오른발이 안쪽으로 굽어 걸음마다 몸이 기울었다. 여섯째 약길 소금집을 맡은 마소분이었다.그녀는 밤낮으로 말을 갈아타고 왔다.“나는 그 짐 열셋 중 일곱째였어요.”마소분이 탁자 아래에서 베껴 온 이름들을 읽었다. 열셋 가운데 살아 있는 자 여덟, 죽은 자 셋, 찾지 못한 자 둘. 제 이름 옆에는 작은 느티나무 잎을 그렸다.“진무경이 줄을 끊었고, 오묘선이 사흘 동안 죽을 먹였어요.”진태오가 눈을 감았다.그가 받은 호위값은 은 열두 냥이었다. 수레를 잃은 뒤 구매자가 값을 물렸고, 그는 진씨 큰집 논을 팔아 갚았다. 그 빚을 집안의 빚이라
Last Updated : 2026-08-1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