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하의 몸은 보기보다 뜨거웠다.운설이 가슴을 받치는 순간 옷 너머의 열이 손바닥에 번졌다. 그는 쓰러지지 않으려고 운설의 어깨 위 허공을 짚었다. 닿을 수 있는데도 닿지 않는 손이었다."선우현, 반대쪽 잡아요."선우현은 붓을 내려놓았다. 잠깐 두 사람의 거리를 보았으나 말없이 연도하의 팔을 제 어깨에 둘렀다."걸을 수 있소?""그대보다는 잘 걷소.""쓰러진 자가 할 말은 아니군.""한 번 죽은 자에게 듣고 싶지는 않소."두 사내는 서로를 기대지 않으려다 똑같이 비틀거렸다. 운설이 가운데에서 소리를 질렀다."둘 다 환자답게 좀 걸어요!"국밥집 안쪽 작은 방에 연도하를 눕혔다. 운설은 그의 모피 옷깃을 풀었다. 열이 어디서 시작하는지 보려 손등과 목, 갈라진 단전 위를 차례로 짚었다.갈라진 단전 자리에는 오래된 칼흉터가 비스듬히 지나갔다. 안에서부터 터진 상처라 살이 매끄럽게 붙지 못했다. 운설의 손끝이 그 위를 누르자 연도하의 배가 단단해졌다."아파요?""그대 손이 차서.""거짓말.""의원 앞에서는 거짓말이 잘 안 팔리는군.""그러니 값을 치러요. 숨 들이쉬고, 내쉬고."운설이 귀를 가슴 가까이 댔다. 심음은 빨랐으나 박자는 아직 고르게 이어졌다. 문제는 며칠 굶고 달린 몸과, 분노를 누르며 안으로 치솟은 열이었다.문밖에 있던 채령이 따뜻한 죽을 가져왔다. 두 사람의 거리를 보고 발을 멈추자 선우현이 그릇을 받아 들었다."환자를 보려면 저렇게 해야 합니까?"채령이 아주 작게 물었다."내게는 저만큼 가까이 안 오던데."선우현의 답에 채령이 웃음을 삼켰다. 질투하는 남편을 처음 보는 사람의 얼굴이었다.오른손 끝의 떨림이 심했다."며칠이나 못 잤어요?""사흘.""제대로 먹은 건요?""그대 약방 죽.""그건 나흘 전이잖아요.""그러니 아직 배가 부른 모양이지."운설은 대꾸하지 않고 그의 턱을 들어 눈동자를 보았다. 열에 젖은 눈이 그녀를 피하지 않았다. 연도하의 웃음은 사라졌는데 시선은 웃을 때보다 노골적이었다.
Last Updated : 2026-08-1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