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은 류단을 안지 않았다.말리는 마당 뒤, 젖은 종이 더미 사이에서 두 사람이 마주 섰다. 열한 해를 함께 갇혀 지낸 얼굴들이 서로 살아 있는지 눈으로 먼저 셌다.“기침은.”유경이 물었다.“밖에서도 해.”“약은.”“써. 너무 써.”“그럼 됐네.”둘의 인사는 그것으로 끝났다.유경은 열여덟이었다. 오른손 약지가 첫마디에서 굽어 펴지지 않았고, 머리카락에는 종이풀을 말린 흰 조각이 붙어 있었다. 열한 해 전에는 류단보다 작았으나 지금은 반 뼘 컸다.운설은 유경의 손을 보자마자 잡지 않았다. 먼저 손바닥을 보이게 하고 허락을 물었다. 유경은 손보다 출구를 한 번 본 뒤 내밀었다.굽은 약지 안쪽에는 실이 살을 파고든 자국이 있었다. 장부 열쇠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손가락에 감고 잔 세월의 흔적이었다.“펴려고 하면 아파요?”“기억하려 하면 아픕니다.”“어떤 걸요?”“열쇠를 놓지 말아야 한다는 것.”운설은 억지로 펴지 않았다. 손가락을 고치는 일보다 열쇠 없이도 장부가 사라지지 않는 곳을 만드는 일이 먼저였다.“바깥사람은 누구야?”“진무경의 딸, 그를 벤 사람, 그 사람의 아내, 우리를 옮긴 상단주.”류단이 한숨에 말했다.유경은 웃지 않았다.“죄가 많은 행렬이네.”“그래서 문은 열 줄 알아.”유경이 선우현을 보았다. 빈 허리춤과 지팡이, 느린 오른발을 살폈다.“칼은 어디 있습니까?”“없소.”“우리를 데리고 나갈 힘은요?”“나 하나의 힘은 없소.”선우현은 작업장을 가리켰다.“마흔일곱의 힘은 아직 세지 못했소.”유경의 굳은 약지가 아주 조금 움직였다.그녀는 지하 장부칸으로 일행을 안내했다. 닥나무 껍질을 쌓은 창고 아래, 마른 우물처럼 깊은 방이었다. 선반에는 죽은 호적과 새하얀 이름패가 계절별로 묶여 있었다.한 사람의 몸에 이름이 셋 붙은 기록도 있었다. 첫 이름으로 세금을 피하고, 둘째 이름으로 품삯을 받고, 셋째 이름으로 죽음을 적었다. 돈을 받은 것은 늘 허담이었고 죽은 것은 늘 일꾼이었다.유경이 바닥 널빤지
آخر تحديث : 2026-08-17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