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하, 재고하셔야 합니다.”르세인의 음성이 차갑게 갈라졌으나 헤리브릭은 이미 정부 하나를 끌어당기며 웃고 있었다.“카시안? 그 애가 아직도 살아 있었나? 흠, 내가 왜 그놈을 신경 써야 하지? 광산이 더 중요하다. 그 반짝이는 것들이야말로 제국의 위엄을 빛내주니까. 카시안 그 아이가 이리 도움이 될 날도 다 오는군.”정부들이 교태 어린 웃음을 흘렸다.르세인은 그 웃음소리 속에서 순간적으로 모든 것을 불태워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그는 황제 앞에서 무릎을 굽히지도, 고개를 숙이지도 않았다. 이를 악문 채 물러섰다.카시안은 이제 단순한 오류가 아니었다. 무능한 황제가 보석 광산과 맞바꾸려는, 철저히 무가치한 존재. 그리고 바로 그 무가치함 때문에 엘라엔의 마음에 더 깊숙이 박혀 있는 이름.회랑을 빠져나오던 르세인은 문득 깨달았다.자신이 그토록 지워버리고 싶었던 카시안을 황제는 애초에 단 한 번도 아들로 여긴 적이 없었다는 것을.그리고 그 순간, 르세인의 가슴속에서 설명할 수 없는 더 깊고 검은 감정이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오류는 제거하는 것만으로는 끝나지 않았다.이제는 그 오류가 왜 엘라엔의 마음속에서 살아남았는지, 그 이유를 끝내 부숴야 했다.솔레움 궁을 빠져나오자 밤공기가 온몸을 휘감았다.르세인은 회랑 한가운데 멈춰 섰다. 방금 전, 귓가를 흔들던 웃음소리와 현악기의 소리는 여전히 머릿속을 긁었다.광산.그 단어는 계속 떠올랐다.헤이브릭에게 카시안은 아들이 아니었다. 정치적 변수도 아니었고, 심지어 제거해야 할 위험 요소조차 아니었다.그저 교환 가능한 사소한 물건일 뿐.르세인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어둠 속을 응시했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입을 열었다.“바델.”“예, 전하.”“카시안의 이송 준비는 언제부터 가능하지.”바델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으나 그는 곧 고개를 숙였다.“카르노스 측 사절단이 머무르는 동안이라면 삼일 내로 가능합니다. 국경까지의 이동은 야간 행군으로 처리하면 기록을 최소화할 수
Última atualização : 2026-08-22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