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되자마자후회가 몰려왔다.나도.그 두 글자.어젯밤엔 그게 전부였다.길게 설명한 것도 아니고,보고 싶었다고 한 것도 아니고,좋았다고 한 것도 아니었다.그냥 나도.그런데 아침에 다시 보니그 두 글자가 너무 컸다.나는 침대에 앉아휴대폰 화면을 내려다봤다.[나]* 나도.그 아래로는 아무 답도 없었다.태준은 답하지 않았다.읽음은 떠 있었다.답하지 않은 게 다행일까.아니면,그 답을 보고 밤새 아무것도 못 한 걸까.나는 그 생각을 하다가휴대폰을 덮었다.이제는 정말 병이다.그가 답을 해도 문제고,안 해도 문제다.문장이 오면 흔들리고,문장이 없으면 빈자리를 상상한다.사람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귀찮아질 수 있지.내 마음인데도내가 감당하기 싫었다.나는 침대에서 내려와식탁 쪽을 봤다.어젯밤 사온 도시락 봉투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먹지도 않았다.사놓고,안 먹었다.태준이 알면 또 뭐라고 하겠지.그건 밥 아니야.먹어.문.우산.밥.그 사람은 자꾸생활의 가장 작은 자리에 들어와 앉았다.거창하게 사랑한다고 말하지도 않으면서,자꾸 내가 뭘 먹었는지,집에 들어왔는지,비를 맞았는지부터 묻는다.그래서 더 무서웠다.그런 것들은 쉽게 떼어낼 수가 없다.사랑한다는 말은거절하면 그만인데,밥 먹었어? 는하루에 몇 번이고 떠오른다.나는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닫았다.먹을 마음은 없었다.그런데 안 먹으면내가 또 그 사람에게 들킬 것 같았다.이젠 아무도 보지 않는 집에서도강태준을 의식한다.정말 큰일이다.나는 도시락을 전자레인지에 넣었다.버튼을 누르자낮은 소리가 났다.돌아가는 도시락을 보고 있는데휴대폰이 울렸다.심장이 먼저 굳었다.태준이었다.[강태준]* 잤어?나는 화면을 한참 봤다.그는 어젯밤의 나도를 모른 척하지 않았다.그렇다고 바로 붙잡지도 않았다.그냥 잤냐고 물었다.그게 또 태준답게 조심스러워서짜증이 났다.나는 답장했다.[조금.]읽음.답이 늦었다.그 몇 초가 너무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7-1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