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먼저 떠오른 건라면 냄새도 아니고,자정 넘긴 통화 시간도 아니고,태준의 목소리였다.서윤아.그 한마디.나는 이불 속에서 눈을 감았다.아침부터 그 목소리를 다시 떠올리는 내가 싫었다.싫은데,밀어내지 못했다.이제 목소리까지 생겼다.문자만 있을 때는문자를 지우면 될 것 같았다.대화창을 닫고,휴대폰을 뒤집고,읽지 않은 척하면 조금은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그런데 목소리는 달랐다.어디에도 저장되어 있지 않은데자꾸 재생됐다.내가 원하지 않아도귀 안쪽 어딘가에서.나는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진짜 큰일 났네.”혼잣말이 너무 선명하게 나왔다.큰일.그 말 말고는 달리 표현이 안 됐다.좋다,설렌다,흔들린다,그런 말들은 너무 예쁘다.내 마음은 그렇게 예쁘게 정리되지 않았다.이건 그냥 큰일이었다.어제 전화를 받지 말았어야 했다.아니.어제 받았어야 했다.받고 나서 알았다.내가 얼마나 그 목소리를 기다렸는지.그게 제일 문제였다.기다렸다는 걸받고 나서야 알았다.나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대화창은 어젯밤에서 멈춰 있었다.[강태준]* 그걸로 오늘 밤은 또 못 자도 된다.그 문장은 없었다.당연하다.그건 태준이 나에게 보낸 말이 아니라,내가 모르는 그의 밤에 있었을지도 모르는 말이었다.실제로 대화창에 남은 건 더 짧았다.[강태준]* 그럼 안 취소할게.그게 마지막이었다.나는 손가락으로 화면을 내렸다 올렸다.무슨 답장을 지금 보낼 수 있을까.잘 잤어?못 잤어?나도 네 목소리 생각났어?미쳤다.나는 휴대폰을 그대로 덮었다.보내면 안 된다.아침에는 감정이 조금 덜 위험해 보여서더 위험하다.어젯밤의 문장을 아침에 이어받으면,그건 실수가 아니라 선택이 된다.나는 아직 그렇게까지 선택하고 싶지 않았다.아니.하고 싶은데무서웠다.그 차이를 이제는 나도 안다.⸻출근 준비를 하는 동안휴대폰은 조용했다.태준은 아무 메시지도 보내지 않았다.그게 다행이어야 했다.그런데 나는 몇 번이나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7-1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