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어와가장 먼저 손을 씻었다.비누를 묻혀검지 옆을 몇 번 문지르자남아 있던 끈적임은 금방 없어졌다.물기를 닦고욕실을 나오다가 다시 손을 봤다.깨끗했다.테이프가 붙어 있었던 자리도이제는 잘 보이지 않았다.그런데 떠오른 건그 자국이 아니었다.“조금만 있다 들어갈래?”내가 했던 말이었다.분리수거는 이미 끝난 뒤였다.더 부탁할 일도,같이 해야 할 것도 없었다.그래도 나는 태준을 불렀다.몇 분만 더옆에 있었으면 했다.그 마음을 다시 떠올리는데이번에는 이상하게 피하고 싶지 않았다.그냥 조금 더 같이 있고 싶었다.그걸 인정하자가슴 안쪽이 조용해졌다.나는 식탁 앞에 앉아손바닥을 펴놓았다.아무것도 없었다.어젯밤의 젤리 봉지도,오늘 붙었던 테이프도.버릴 건 다 버렸다.그런데 오늘 내가 먼저 붙잡은 몇 분은쉽게 없어질 것 같지 않았다.조금만 있다 들어갈래?나는 그 말을마음속으로 한 번 더 읽었다.오늘은 지우지 않았다.그 정도는남겨둬도 될 것 같았다.⸻【서윤의 기억 29】우리가 한창 사랑하던 때가 있었다.만나기 위해 약속을 잡고,서로의 집을 오가고,헤어질 시간이 되면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으려고괜히 시간을 끌던 때.그날도 그랬다.퇴근하고 태준의 집에 갔는데현관 앞에 택배 상자가 네 개나 쌓여 있었다.“뭘 이렇게 많이 샀어?”내가 상자 하나를 발끝으로 살짝 밀어보며 묻자태준이 커터칼을 가져왔다.“생활용품.”“생활용품을 네 박스씩 사?”“한꺼번에 시켰어.”“혼자 사는 사람이?”“두고 쓰면 되니까.”상자를 열어보니 정말 별것 없었다.세제.샴푸.휴지.생수.그중 제일 큰 상자에는휴지가 가득 들어 있었다.나는 헛웃음을 터뜨렸다.“이게 네가 말한 생활용품?”“맞잖아.”“틀린 말은 아닌데.”태준도 웃었다.우리는 거실 바닥에 앉아상자에서 물건을 하나씩 꺼냈다.태준은 꺼낸 것들을 안쪽으로 옮기고,나는 빈 상자를 접었다.테이프가 생각보다 질겨서손톱으로 몇 번 긁어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8-16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