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윤서는 서서히 시선을 내려뜨렸다.“이혼할 건데 처리할 일들이 많이 남았어요. 얽혀 있는 게 너무 많아서 쉽게 끝내기가 힘들어요. 피할 수도 없고.”재산, 인맥, 가문, 이혼이라는 말로 단번에 끊어낼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서승재는 백미러를 통해 민윤서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심각한 어투로 말했다.“신태현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신분인지 너는 누구보다 잘 알잖아. 이혼하기가 정말 쉽지 않을 거야. 만약 신태현이 너를 놓아주지 않으려 한다면 네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벗어나기는 힘들 거야.”민윤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승재가 한 말이 모두 사실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신태현이 무자비하고 인정머리 없는 사람이라는 걸 민윤서는 지난 5년 동안 뼈저리게 느꼈고, 누구보다도 신태현의 수단을 잘 알고 있었다.서승재는 민윤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더는 이야기를 이어가지 않았다. 그저 손을 뻗어 히터 온도를 높일 뿐이었다. 따뜻한 바람이 천천히 몸을 감싸자 민윤서는 그제야 조금이나마 온기를 느꼈다.서승재는 한결 부드러워진 어조로 말했다.“천천히 해. 너무 자신을 몰아붙이지는 마. 그리고 어떤 일이 생기든 만약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나를 불러. 꼭 달려갈 테니까.”민윤서는 고개를 들어 거울을 통해 서승재를 바라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고마워요, 선배.”민윤서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마음속에서 일렁이는 감정을 억눌렀다.이제는 진지하게 신태현에게 이혼을 요구해야 할 때라는 걸 민윤서도 잘 알고 있었다.더는 미루지도, 망설이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정이나 체면 때문에 계속 참을 생각도 없었다.둘의 결혼 생활은 허울뿐이었고, 둘 사이에 남은 것이라고는 끝없는 모욕과 괴로움뿐이었다. 게다가 현재 민윤서의 몸 상태로는 더 이상 이런 삶을 버틸 수가 없었다.오랫동안 연구실에 틀어박혀 밤을 새우며 연구에 몰두했고, 끼니도 거른 채 일만 해 온 탓에 몸은 이미 한계에 이르렀고 의사 역시 더 이상 무리해서는 안 된다고 단호하게 경고했다.잠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