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경미가 웃으며 패를 한 장 내더니 약간 희롱이 섞인 시선으로 민윤서를 바라봤다.“윤서야, 오늘 운이 별로 안 따르는 것 같구나. 벌써 몇 판째 지는 거냐?”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재벌가 사모님이 쾌활한 목소리로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괜찮아, 고스톱이란 게 원래 이기는 사람이 있으면 지는 사람도 있는 거지. 윤서는 집안이 좋으니까 이 정도 돈이야 뭐.”유은영은 민윤서 앞의 칩이 놓였던 곳이 텅 빈 것을 흘끗 보고는 담담한 어조로 물었다.“돈 더 있어? 없으면 말해, 그래야 계속하지.”민윤서가 그만하겠다고 입을 열려는 순간,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약간 나른한 매력이 섞인 목소리였다.“아직도 안 끝났어?”고개를 돌리니 신태현이 짙은 색 정장을 입고 우뚝한 자태로 룸 입구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온몸으로 청량한 기운을 내뿜으며 희미한 미소를 띤 채 고스톱판을 바라보고 있었다.은경미가 눈을 반짝이더니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웃으며 인사했다.“어머, 이게 누구야? 신 국장이네? 여긴 어쩌다 온 거야?”신태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걸어왔다. 그러면서 아주 자연스러운 어조로 말했다.“마침 지나가다가, 사모님들이 계신다는 말을 듣고 와 봤어요.”신태현이 말하는 동안, 모든 사람의 시선이 신태현 곁에 선 여자에게로 쏠렸다.화려한 빨간 원피스를 입고 있는 여자는 민윤서와 체형이 비슷했으며 눈매도 조금 닮았지만 일부러 꾸민 듯한 요염함이 더했다.은경미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담담하게 물었다.“이쪽은...?”민윤아가 즉시 한 걸음 앞으로 나서더니 부드러우면서도 상냥한 미소를 띠며 나긋한 목소리로 자기소개를 했다.“저는 윤서의 언니, 민윤아라고 합니다.”자리에 앉아 있는 민윤서는 속으로 비웃었다.‘지나가다 들렀다고? 웃기고 있네.’두 사람이 여기에 왜 갑자기 나타났는지 민윤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신태현은 분명 일부러 민윤아를 데리고 온 것이었다. 재벌가 사모님들이 한데 모여 있는 자리를 빌려 민윤아에게 재벌가의 안주인들을 소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