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한마디가 바늘처럼 가슴을 찔렀다.민윤서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이런 상황이 그녀를 얼마나 비참하게 만드는지 신태현이 모를 리가 없었다.하지만 알면서도 기어이 이렇게 행동했다.민윤서가 자리를 떠나려 했다. 더 이상 이 한심한 연극에 장단을 맞춰줄 마음이 없었다.“민윤서, 와서 언니를 데려가.”신분을 정리해주는 한마디였지만 제대로 들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민윤서는 대꾸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했다.민윤아와 함께 들어온 것도 모자라 그녀더러 민윤아를 데려가라니. 도대체 그녀를 뭐로 보는 것일까?민윤서가 막 발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유은영이 그녀를 불러 세웠다.“민윤서, 멍하니 서서 뭐 해? 와서 앉아.”유은영이 가리킨 자리는 메인 테이블 근처도 아닌 연회장의 어느 구석진 자리였다.반면 민윤아는 이미 신태현의 옆자리에 자연스럽게 앉아 있었다. 그것도 메인 테이블에.신씨 가문의 태도를 똑똑히 보여주는 좌석 배치였다.민윤서가 신씨 가문에 시집온 그날부터 시댁 식구들 그 누구도 그녀를 가족으로 인정해준 사람이 없었다.그녀가 멍하니 서 있자 유은영이 웃으며 말했다.“뭐 하고 서 있어? 자리로 모셔야 앉을 셈이야?”신태현이 민윤서에게 차가운 시선을 던졌다. 깊고 서늘한 눈빛 속에 말 없는 경고가 들어 있었다.일을 그르치지 말고 얌전히 있으라고 말하는 듯했다.민윤서가 눈을 감고 가슴속에서 일렁이는 온갖 감정들을 눌렀다. 여기서 판을 엎어 여태껏 공들인 탑을 무너뜨릴 수는 없었다.구석진 자리로 한 걸음씩 걸어갔다. 등은 여전히 곧게 세우고 있었다.메인 테이블에서 신태현과 민윤아가 어르신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행동이 자연스럽고 싹싹하여 다들 민윤아야말로 신씨 가문의 진정한 안주인이라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였다.민윤아가 때맞춰 자리에서 일어나 정성껏 준비한 선물을 품에 안고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노희숙에게 건넸다.“할머니, 제가 할머니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선물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뜻하시는 바를 모두 이루시길 바랍니다.”노희숙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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