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참기름이오!”“갓 짠 들기름이오!”“염장 고등어 사시오!”장이 서는 날이라 그런지 장터는 아침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상인들의 목청 높은 외침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손님들은 물건을 살피며 바삐 오갔다.특히 오늘은 평소 쉽게 구할 수 없는 고등어 같은 생선과 각종 기름, 잡화까지 한데 모여 장이 섰다.그 때문인지 평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장터를 찾고 있었다.그리고 그곳을 삿갓을 쓴 노인이 종이를 바라보며 둘려보고 있었다.“여기가 맞는 곳 같은데....”노인은 북적이는 장터를 둘러보며 중얼거렸다.“오늘 장은 왜 이리 사람이 많은 게야?”“혹시 이 장터는 처음 오셨수?”그때 혼잣말을 하던 노인 옆에서 좌판을 벌여 놓은 상인이 슬그머니 말을 걸었다.후덕한 체격에 인상 좋은 사내였다.그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노인을 바라보았다.“그렇소만.”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혹시 진한상단이 어디 있는지 아시오?”“아하, 진한상단 말이오?”상인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노인의 옷차림을 훑어보았다.“그런데 보아하니 상단과 거래할 만한 분으로는 안 보이는데....”남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는 말을 이어갔다.“무슨 일로 그곳을 찾으시는 거요?”“흠흠, 내가 모시는 어른께서 등유가 필요하다 하셔서 심부름을 왔소.”“아하, 등유 말이구려.”상인은 잠시 노인을 훑어보더니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그 상단 물건이 좋긴 하지. 왜국 물건을 들여와 판다고 제법 이름이 났으니.”상인은 턱으로 시장 끝을 가리켰다.“저 끝으로 가 보시오. 제일 크고 번듯한 건물이 보일 텐데 그곳이 진한상단이오.”그러고는 좌판의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저어, 혹시 그 상단의 평판이 좋지 않은 겁니까?”상인의 손길이 잠시 멈췄다.“그건 왜 묻소?”“모시는 어른께서 거래 상대의 평판을 중요하게 여기셔서 그렇소.”노인이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괜히 평판 나쁜 곳과 거래했다가 꾸중이라도 들을까 염려가 되어 묻는 것이오.”“허허, 그런 거였소?”
Last Updated : 2026-07-0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