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못다 핀 사랑을 다시 피우리라 : บทที่ 51 - บทที่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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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드러나는 음모

궁 밖에 다녀온 소하는 무언가를 알아낸 듯 상기된 얼굴로 중전 앞에 섰다."그래, 알아봤느냐?""예, 마마. 그것도 아주 중요한 사실을 알아냈습니다."급히 달려온 탓인지 소하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있었다.지우는 물사발을 건네며 차분히 말했다."먼저 물부터 마시거라. 숨이 많이 찼구나."소하는 물을 몇 모금 들이킨 뒤 다시 입을 열었다."제가 모화관 근처를 둘러보다가 백성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변방으로 오는 길목의 저잣거리에서 거란족 사신단이 조선 사람과 시비가 붙었답니다.그런데 소문으로는 거란족 사신단이 먼저 칼을 빼 들고 백성을 해치려 했다고들 하더군요.그 일 때문에 지금 한양 백성들 사이에서는 거란족 사신단을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크게 퍼지고 있었습니다.“소하가 가져온 이야기를 들은 지우는 일이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직감했다.그녀는 불안한 표정으로 소하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일이 좋지 않게 흘러가는구나.이대로라면 우리가 준비한 계획도 차질이 생길 텐데…."소하는 고개를 저으며 서둘러 말했다."마마, 너무 낙심하지 마십시오.저도 또 다른 중요한 소식을 알아왔습니다."지우의 눈빛이 곧장 소하에게 향했다."무슨 일이냐?”“궁으로 돌아오던 길에 어떤 스님께서 절 알아보고 말을 걸어 오길래가까이 가서 보니 전에 다녀왔던 암자의 호법승들이었습니다.”"호법승들이?""예, 마마.""그분들 말씀이 저잣거리에서 벽보를 붙이려던 왈자패들을 직접 붙잡았다고 하셨습니다.그리고 그들에게서 누가 일을 시켰는지까지 알아냈다고 하셨습니다."소하의 말을 들은 중전의 얼굴에 희미한 생기가 돌았다.그녀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소하를 바라보았다."그 호법승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느냐?""예, 마마. 안 그래도 제가 묵고 계신 곳을 여쭤봤더니, 모화관 근처 주막으로 오시면 된다고 하셨습니다."중전은 잠시 생각하더니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좋다. 당장 그곳으로 가자. 내가 직접 그 스님들을 만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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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반격의 서막

늦은 밤, 편전 안에는 은은한 등불만이 조용히 흔들리고 있었다.단종과 중전은 마주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조금 전 호법승들을 만나고 돌아온 지우가 급히 단종에게 그 사실을 전하기 위해 편전을찾은 것이었다."그래, 중전. 스님들은 만나 보았소? 성과가 있었소?"단종의 물음에 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예, 전하. 생각보다 큰 도움을 얻었습니다."그녀는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조용히 말을 이었다."호법승들의 말로는 한양 곳곳에 붙은 벽보를 붙인 자들은 돈을 받고 움직인왈자패들이었습니다."단종의 눈빛이 가늘어졌다."그리고 그 왈자패들에게 일을 시킨 자는…."지우는 잠시 말을 멈춘 뒤 단종을 바라보았다."수양대군의 호위무사였다고 합니다.“”숙부의 호위무사였단 말이오?“”예 전하 호법승들이 왈자패들을 잡아 추긍해서 알아낸 정보에 의하면 그렇다 합니다.“”그 왈자패는 어디 있소?“단종이 약간 격양된 목소리로 되묻자 중전은 담담하게 차를 더 마시고는 대답했다.“스님들이 데리고 있다합니다. 저희 쪽에서 신호를 주면 궁으로 데리고 온다 약조 하였으니걱정마세요 전하”지우의 말을 들은 단종은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그는 조용히 손을 뻗어 지우의 손을 감싸 쥐었다."중전…."단종은 미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천천히 입을 열었다."실은 그대에게 아직 말하지 못한 일이 있소.""부원군의 일 때문이오."지우의 표정이 굳어졌다."아무래도… 거란족 사신단이 돌아갈 때까지 심문을 유보하기는 어려울 것 같소.""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지우의 목소리가 떨렸다."수양대군도 분명 심문은 유보하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단종은 대답 대신 무거운 눈빛으로 지우를 바라볼 뿐이었다.그 침묵이 오히려 모든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지우는 점점 커지는 불안감을 애써 누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설마…. 수양대군이 또 부원군께 무슨 일을 꾸민 것입니까?""이번 거란족 사신단을 둘러싼 좋지 않은 소문을 퍼뜨린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인 것 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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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무너지는 성

수양대군의 집-이른 아침, 수양대군은 모처럼 입맛이 도는 듯 정갈하게 차려진 아침상을 천천히 비우고 있었다.이를 지켜보던 부인이 신기하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웬일이십니까? 늘 소식하시던 분이 오늘은 아침상을 거의 다 비우셨네요."수양대군은 숭늉을 한 모금 마신 뒤 잔을 내려놓으며 옅게 웃었다."그러게 말이오. 요 며칠은 마치 오래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속이 후련하더니, 입맛까지돌아오는구려.“"당신도 참…."부인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하인들에게 상을 물리라는 손짓을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수양대군이 미리 말해 두었던 옷가지를 가져왔다."당신이 말씀하신 대로 풀을 잔뜩 먹여 다려 놓았습니다."그녀는 옷을 건네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그런데 이 옷을 입고 어디를 가시려는 겁니까?"수양대군은 담담한 표정으로 옷을 받아 들었다."어디긴…. 형님 묘소지."그는 옷을 갈아입으며 나지막이 말을 이었다."오늘은 오랜만에 형님을 찾아가 볼 생각이오. 드릴 말도 있고 말이오."부인은 더욱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오늘은 정말 이상하시네요. 평소에는 좀처럼 찾지 않으시던 선왕의 능을 갑자기 왜 가시려 하십니까? 그것도 하실 말씀이 있다니요."수양대군는 대답 대신 옅은 미소만 지었다.그는 허리띠를 단단히 매고 천천히 방문을 나섰다.유난히 맑은 하늘을 잠시 올려다보던 수양대군은 곁에 서 있던 하인에게 시선을 돌렸다."한명회는 아직이냐?""예, 대군마마.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수양대군은 미간을 살짝 좁혔다."그래? 이상하군. 늘 나보다 먼저 와 기다리던 사람인데…."무언가 더 말하려던 바로 그때였다.쾅!대문이 거칠게 열리더니 누군가 허겁지겁 안으로 뛰어들어왔다.숨을 헐떡이는 사내를 본 수양대군이 눈살을 찌푸렸다."너는 한명회 댁에서 일하는 하인이 아니냐?"하인은 급히 무릎을 꿇으며 다급하게 외쳤다."대군마마! 큰일이옵니다!지금 저희 어르신 댁에 금의군들이 들이닥쳐 집안을 샅샅이 뒤지고 있습니다!“수양대군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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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흔들리는 충성

벽에 걸린 등잔 하나만이 희미한 불빛을 비추는 방 안.한명회는 금의관들의 감시를 받으며 조용히 자리에 앉아 있었다.'여긴 분명 의금부는 아닌데....'그는 애써 무표정을 유지한 채 자신이 왜 이곳으로 끌려왔는지 곰곰이 생각했다.분명 새벽녘, 금의관들이 왕명을 받들었다며 집 안을 샅샅이 뒤졌고, 아무런 설명도 없이 자신을 데려왔다.그러나 도착한 곳은 의금부가 아니었다.잠시 침묵이 흐른 뒤 한명회가 입을 열었다."금의관.""말씀하십시오.""한 가지만 묻겠소."그는 주변을 한 번 둘러본 뒤 낮게 물었다."날 이곳으로 데려온 이유가 무엇이오? 여긴 의금부가 아닌 것 같은데…."금의관은 잠시 한명회를 바라보다 담담하게 대답했다."저는 전하의 명을 받들어 이곳까지 모셔 왔을 뿐입니다.그 이상은 저도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금의관은 그 말만 남긴 채 다시 입을 다물었다.한명회는 조용히 방 안을 둘러보았다.'의금부가 아니라는 것은 아직 공식 심문이 아니라는 뜻이다.''그렇다면 누군가를 만나게 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일부러 나를 불안하게 만들려는 것인가.'그는 애써 태연한 표정을 유지했지만 머릿속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김종서가 이렇게 움직일 사람은 아니다. 그렇다면… 단종이 직접 판을 짠 것인가?'그 순간, 닫혀 있던 문밖에서 천천히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끼익.’문이 천천히 열리자 한명회는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문 앞에 서 있는 이는 다름 아닌 단종이었다.한명회의 눈썹이 미세하게 꿈틀거렸다."전하… 아니십니까."단종은 희미한 미소만 지은 채 방 안으로 들어와 한명회의 맞은편에 조용히 앉았다."너희는 잠시 밖에서 기다리거라."단종의 명에 금의관들이 일제히 머리를 숙인 뒤 방을 빠져나갔다.문이 닫히고 방 안에는 단종과 한명회, 두 사람만 남았다.한명회는 눈을 가늘게 뜨며 단종을 응시했다."소신을 이런 곳에 가둔 것이… 저를 겁주시려는 의도이십니까?"단종은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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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피바람의 서막

-중궁전-지우는 다른 때와 달리 단정하고 곱게 단장을 마쳤다.평소보다 정성을 들여 옷을 갖춰 입은 그녀는 소하에게 내의원에서 직접 달여 올린 탕약 재료까지 가져오라 일렀다.그런 지우를 바라보던 소하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마마, 부원군께서 곧 풀려나 댁으로 돌아가신다니 그리도 기쁘십니까?"지우는 소하를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그렇게 티가 나느냐?""예, 마마."소하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오늘 하루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단장도 하시고, 내의원에서탕약까지 직접 준비하게 하셨잖습니까.“지우는 잠시 미소를 머금은 채 창밖을 바라보았다."기쁘지 않다면 거짓이겠지.비록 내 아버지는 아니지만… 이제는 진심으로 아버지처럼 느껴지는 분이니까.“"예? 마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아무것도 아니다. 아무튼 준비가 끝났으면 어서 가자꾸나. 부원군께서 기다리고계실 것이다.""예, 마마."지우와 소하가 중궁전을 나와 궁문을 향해 걸음을 옮기던 그때였다.소하가 문득 걸음을 멈추더니 지우에게 바짝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마마, 저기 좀 보십시오.""응?""수양대군입니다."지우가 시선을 돌리자 멀지 않은 곳에서 수행원 몇 명과 함께 걸어가는 수양대군의모습이 보였다."한창 조사를 받고 있을 줄 알았는데, 무슨 일로 궁에 들어온 것일까요?"지우는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담담하게 말했다."글쎄다. 원래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니 쉽게 짐작할 수는 없지."소하는 주변을 한번 살핀 뒤 목소리를 더욱 낮췄다."참, 제가 아는 궁녀에게 들은 이야기인데요. 수양대군께서 모든 혐의를 끝까지 부인하고계신답니다.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는 일이며, 모두 아랫사람들과 한명회가 독단으로 벌인일이라고 말씀하셨다더군요.“지우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역시... 끝까지 자신은 빠져나갈 생각이구나.“그때였다.지우와 소하를 발견한 수양대군이 천천히 두 사람 쪽으로 걸어왔다.그의 입가에는 여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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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장례와 배신

부원군의 시신은 조용히 고향으로 옮겨졌다.상여는 있었지만 곡소리는 크지 않았다.역모 혐의를 받은 자의 장례라는 이유로 조정은 누구도 공식적으로 조문하지 않았다.가족들과 몇몇 가까운 사람들만이 마지막 길을 지켰다.한때 조정을 지탱했던 대신의 마지막은 너무도 쓸쓸했다.왕실의 사람이 직접 모습을 드러낼 수 없는 탓에, 빈소에는 가까운 친인척과 몇몇옛 벗들만 조용히 드나들 뿐이었다."어머니, 잠시 안으로 들어가 쉬십시오. 이제 더는 오실 분도 없을 것입니다."“그래 그러자구나”넉시 나간체 앉아 있던 부원군 부인은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힘없이 일어나기 시작했다.'끼이익.'대문이 천천히 열렸다.조문객이 또 찾아왔나 싶어 두 사람은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검은 장옷을 깊숙이 눌러쓴 한 여인이 조용히 마당으로 들어오고 있었다.장옷이 얼굴을 가리고 있었기에 빈소에 있던 조문객들은 그저 또 다른 조문객이라 생각했다.그러나 부원군 부인과 아들은 달랐다.여인이 첫발을 내딛는 순간, 두 사람은 직감적으로 알아보았다."...마마..."부원군 부인의 떨리는 입술 사이로 작은 탄식이 새어 나왔다."어머니... 저 왔습니다."조그마한 목소리로 부원군 부인에게 인사를 건넨 지우는 천천히 부원군이 모셔진 방으로 들어갔다.조심스레 장옷을 벗어 한쪽에 내려놓았다.스르르...방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뒤쪽에서 더는 참지 못한 흐느낌이 새어 나왔다.부원군 부인은 입을 틀어막은 채 눈물을 쏟아냈고, 곁에 서 있던 아들 역시 고개를 떨군 채 어깨를 들썩였다.지우는 애써 눈물을 삼키며 두 사람을 향해 돌아섰다."어머니... 울지 마십시오."그녀의 목소리도 이미 떨리고 있었다."아직 끝난 것이 아닙니다.""아버님께서 어째서 이렇게 갑자기 돌아가셔야 했는지... 반드시 밝혀낼 것입니다.그 억울함만큼은 제가 반드시 풀어드리겠습니다.“"마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그럼 아버님께서... 억울하게 돌아가셨다는 말씀이십니까?"지우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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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거짓을 향한 증인

진한상단은 다른 때와 달리 밤늦도록 분주했다.상단 사람들은 창고를 뒤지며 거래 물품과 목록표를 하나하나 대조하고 있었고, 그 한가운데에는 거란족 사신단이 함께 서 있었다."족장님, 이것 좀 보십시오."쿠란이 급히 한 장의 목록표를 내밀었다."무기뿐만이 아닙니다. 군마 삼십 필, 마구 일식, 철괴 오십 근, 화살촉 오천 개, 심지어 초석과 유황까지 거래한 기록이 있습니다."족장은 목록을 받아 천천히 훑어보다가 얼굴이 굳어졌다."...이런..."그는 분노를 참지 못한 채 종이를 구겨 바닥에 내던졌다."바리칸 그자가 감히 우리 상단의 물건을 제멋대로 조선에 팔아넘겼단 말이냐.“금성대군은 구겨진 목록표를 천천히 펼쳐 다시 훑어본 뒤, 깊은 한숨을 내쉬며 족장을 바라보았다."일이 예상보다 더 복잡해졌습니다.""수양대군이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거란족과 내통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족장의 눈썹이 치켜올라갔다."없다고?"그는 어이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내 두 눈으로 직접 거래하는 모습을 보았는데도 없다고 하는 것이냐?"금성대군은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예. 모든 일을 자신의 책사인 한명회가 독단으로 벌인 일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그리고 바리칸과는 단지 사적으로 친분을 맺은 사이일 뿐, 거래는 전혀 없었다고 말하고있습니다."족장은 이를 악물었다."좋다.조선의 왕 앞에서 내가 직접 증언하겠다.그자가 아무리 거짓말을 늘어놓아도 내 입까지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족장의 말에 금성대군은 잠시 말문을 닫았다.굳은 표정으로 한숨을 내쉰 그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그것이… 지금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무슨 뜻이냐?""오늘 새벽, 부원군께서 갑작스럽게 옥에서 돌아가셨습니다."족장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뭐라고?""예.""지금 한양은 부원군의 죽음으로 크게 술렁이고 있습니다.""전하와 중전마마께서도 장례와 진상 규명에 힘을 쏟고 계셔 당장 사신단을 접견하시기는어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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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두번의 손길, 흔들리는 마음

-왕의 서실-단종은 이른 아침부터 서실에 나와 서책을 펼쳐 들고 있었다.어린 시절부터 마음이 답답할 때마다 찾던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궁 안에서는 늘 하지 말라, 조심하라는 말만 들으며 살아왔지만, 이 서실만큼은 잠시나마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홀로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다.더욱이 이곳은 왕과 극히 가까운 사람 외에는 출입이 허락되지 않는 조용한 서실이었다."전하, 이제 아침 수라를 드실 시간이옵니다."단종은 책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나지막이 대답했다."알고 있다. 하지만 오늘은 입맛이 없구나."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오늘은 그냥 물리도록 하라.”"전하, 이럴 때일수록 수라를 거르셔서는 아니 됩니다.억지로라도 드셔야 앞으로의 일을 헤쳐 나가실 힘이 생기지 않겠습니까?"낯익은 굵직한 목소리에 단종이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어느새 내시와 함께 김종서가 서실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오셨군요, 김종서 대감."단종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안 그래도 한명회 일로 대감을 부르려던 참이었습니다."김종서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예. 내시에게 전해 들었습니다. 한명회에게 제안을 하셨다지요.""그랬소."단종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아직 아무런 답이 없소. 아무래도 다른 방도를 찾아야 할 듯하오."김종서는 잠시 단종을 바라보다가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그래서 다른 방도는 생각해 두셨습니까, 전하?"단종은 들고 있던 서책을 천천히 덮었다."글쎄....앞이 막힌 듯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구려.""전하, 혹 삼고초려라는 말을 아십니까?""압니다. 유현덕이 제갈량을 얻기 위해 세 번이나 초가집을 찾았던 일 아니오?"김종서의 말에 알고 있다는 듯 단종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김종서는인자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예, 맞습니다. 전하께서도 이번에는 유현덕이 되어 보십시오."“유현덕이라....”"어차피 한명회도 지금은 수양대군만 믿고 버티고 있지만, 마음속은 결코 편하지않을
last update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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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입을 막는 자

-수양대군 집-수양대군은 자신의 방 안에 있는 난의 가지를 치며 심복의 보고를 받고 있었다."한명회가 아직도 움직이지 않았다고?""대군마마의 뜻대로 움직였다면 지금쯤 의금부에서 소문이 퍼졌을 것입니다.하지만 아직 아무런 움직임이 없습니다."난을 치던 행동을 멈추고 고개를 든 수양대군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감히... 내 뜻을 거스를 생각인가.”“그리고 거란족 족장 말입니다. 아무래도 만만한 자가 아닙니다. 바리칸을 조선으로데려오라고 지시했다 합니다.”수양대군은 아무 말 없이 다시 가위를 들었다.하지만 이번에는 꽃이 아니라 아직 피지 못한 난의 봉오리가 잘려 바닥으로 떨어졌다.그는 잠시 잘려 나간 봉오리를 내려다보다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거슬리는 것은... 피기 전에 잘라내야 한다.”"허면 거란족 사신단을 없앨 묘책을 세울까요?"수양대군은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아니다.""지금 사신단을 건드리는 것은 괜한 부스럼을 만드는 일이다.""명나라와 거란까지 적으로 돌릴 이유는 없지."심복이 조심스레 물었다."그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수양대군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바르칸을 먼저 처리한다.""그자가 입만 다물면 거란도 증거를 내놓을 수 없다."잠시 침묵이 흘렀다."그리고...""한명회도 내일까지 움직이지 않으면 없애라.""머뭇거리는 말은 언젠가 반드시 주인을 배신하는 법이다."심복은 곧바로 허리를 숙였다."명을 받들겠습니다."수양대군은 다시 난을 손질하기 시작했다.잘려 나가는 난잎 끝이 바닥으로 떨어졌다.마치 자신에게 필요 없어진 사람의 운명을 미리 보여 주는 것처럼.-거란 변방-바르칸은 이른 새벽부터 자신을 태운 채 조선을 향해 달리는 거란 사신단 수행원들을 못마땅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나를 이렇게 급히 조선으로 끌고 가는 이유가 뭐냐?"앞서 말을 달리던 수행원이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대답했다."족장님의 명이다. 군말 말고 따라와라."바르칸은 비웃듯 코웃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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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담장을 넘어선 진실

지우는 아침 수라를 마치자마자 내의원 의원이 작성한 부검 기록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기록에는 단 한 줄만이 담담하게 적혀 있었다.'외관상 타살의 흔적 없음. 독살의 흔적 없음.'그리고 마지막.'사인은 자결로 추정됨.'한마디로 의원의 기록은 부원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결론이었다."……말도 안 돼."기록지를 내려다보던 지우의 손끝이 가늘게 떨렸다."조금만 버티면 살아 나올 분이셨는데…. 그런 분이 스스로 삶을 포기하셨을 리 없어.“어느새 탕약을 가져온 소화는 조용히 지우 앞에 탕약을 내려놓았다.그녀는 지우가 들여다보고 있던 부검 기록을 슬며시 덮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마마, 탕약부터 드십시오. 식겠습니다."지우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소화를 바라보았다."소화야.""너는 정말 부원군께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다고 생각하니?"갑작스러운 질문에 소화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무어라 대답해야 할지 고민하던 그녀는 한참 뒤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글쎄요…. 저는 부원군을 혼례 때 한 번 뵌 것이 전부라 그분 성품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하지만… 이상하기는 합니다.하루만 더 버티셨다면 풀려나실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런 분께서 갑자기 스스로목숨을 끊으셨다는 것이 선뜻 믿기지 않습니다."지우는 천천히 시선을 부검 기록으로 돌렸다."그래…. 나도 바로 그 점이 마음에 걸린다.무언가를 감추려는 사람이라도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이 너무 급하게 끝나 버렸어.““마마, 정 마음에 걸리시면… 제가 궁 밖 의원을 한 분 찾아볼까요?”“궁 밖 의원?”“예. 관의 의원들 말고도 명의라 불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타국에서 의술을 익힌 이도 있고, 궁에서는 모르는 병증을 다루는 이도 있다고 들었습니다.”지우가 천천히 시선을 들었다.“궁 의원들이 놓친 것을… 그들이 찾아낼 수도 있다는 말이냐?”소화는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확신은 없습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부원군께서 정말 타살을 당하신 것이라면… 다른 의원의 눈에는 무언가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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