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을 쉼 없이 달려온 끝에 거란족의 행렬은 마침내 조선의 변방에 이르렀다.끝없이 펼쳐진 설원 너머로 낮은 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었고, 성벽은 높지 않았지만 국경을 지키는 병사들의 창끝은 매서운 겨울바람만큼이나 날카로웠다.바람은 메마른 벌판을 훑으며 눈가루를 하늘 높이 흩날렸고, 멀리 봉수대에서는 희미한 연기가 피어올랐다.변방은 화려하지 않았다.그러나 그 적막함 속에는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긴장감이 스며 있었다.성문 위에서는 병사들이 거란족의 긴 행렬을 숨죽인 채 바라보고 있었다.수백 기의 기마병이 눈보라를 가르며 다가오는 모습은 마치 거대한 회색 물결이 설원을뒤덮는 듯했다.긴장한 병사들의 손에는 어느새 땀이 배어 있었지만, 누구 하나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았다.그때, 성문 앞에 늘어선 조선의 군사들 사이로 한 사내가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두터운 모피를 걸쳤음에도 당당한 기세는 조금도 가려지지 않았다.그는 단 한 번 거란족의 행렬을 훑어본 뒤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조선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자네가 북방에서 우리를 맞이하기로 했다는 금성대군인가?”족장이 낮고 묵직한 목소리로 묻자, 금성대군은 예를 갖춰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예, 맞습니다.”족장은 금성대군를 천천히 훑어본 뒤 옅은 미소를 지었다.“자네 얘기는 오는 길에 내 부하에게 미리 들었네.북방의 풍습과 사정을 제법 잘 안다지?”“예,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금성대군은 특유의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공손히 대답했다.“조선의 궁에 당도하실 때까지 불편함이 없도록 제가 직접 안내해 드리겠습니다.”금성대군의 차분한 대답에 족장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좋군.그대의 그 능력, 한번 기대해 보겠네.”'음... 공손하기는 하군.하지만 그렇다고 스스로를 낮추지는 않는군.겸손 속에서도 자신만의 기세는 감추지 않는다.'금성대군은 자신의 말에 올라타 고삐를 잡았다.그가 천천히 말을 움직이자, 거란족 사신단 역시 차례로 행렬을 이루며 뒤를 따르기시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7-15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