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집에 도착한 단종과 지우는 마당과 평상, 툇마루에까지 귀한 약재들이 널려 있는 모습을 보고 보통 의원의 집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말린 산삼과 녹용, 이름조차 알 수 없는 희귀한 약초들이 가지런히 손질되어 있었고, 은은한 약재 향이 집 안팎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하지만 이상하게도 의원집은 인기척 하나 없이 적막했다.방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손님은 물론 약을 짓는 사람의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다.명의의 집이라기에는 너무도 고요한 풍경이었다.단종은 널려 있는 약재를 바라보다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이 정도 명의라면 환자들이 줄을 서 있어야 할 터인데…."지우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마치 사람들이 일부러 이곳을 피하는 것 같습니다.“"거, 거기 누구시오?"단종과 지우의 발소리를 들었는지 방 안에서 중년 남성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목소리는 몹시 낮았고, 작은 인기척에도 놀란 사람처럼 불안이 묻어 있었다.단종이 문 쪽으로 한 걸음 다가가 차분히 말했다."실례하오. 의원을 뵈러 왔습니다. 몇 가지 여쭐 말씀이 있어 찾아왔소."그러자 방 안은 잠시 숨을 죽인 듯 조용해졌다.이윽고 떨리는 목소리가 다시 흘러나왔다."무, 무얼 물으려는 거요? ...아니, 됐소.난 아무것도 모르오.그러니 아무것도 묻지 말고 그냥 돌아가시오.“"알겠습니다."지우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냥 돌아가겠습니다."잠시 말을 멈춘 그녀는 굳게 닫힌 방문을 바라보며 차분히 말을 이었다."하지만 그렇게 숨어만 계신다고 능사는 아닙니다."순간 방 안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능사?""내가... 내가 무엇을 봤는지 알고 그런 말을 하는 거요?"지우의 입가에 아주 희미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역시.무언가를 알고 있었다.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렸다."그러니 가겠다는 것입니다.그토록 두려움에 떠는 분이라면 저희도 믿고 부탁드릴 수는 없겠지요.전하, 이만 가시지요. 차라리 다른 의원을 찾아보는 편이 낫겠습니다.
Last Updated : 2026-07-2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