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이민우의 집무실. 통유리창 너머로 서울의 야경이 화려하게 펼쳐져 있었다. 수많은 빌딩의 불빛이 어둠 속에서 반짝였지만, 집무실 안의 공기는 얼어붙은 듯 차가웠다. 이민우는 소파에 기대어 휴대전화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화면에는 조금 전 전달받은 사진들이 떠 있었다. 꽃이 만발한 정원을 나란히 걷는 태성과 연수. 사진 부스 안에서 장난스럽게 웃는 두 사람. 노을이 내려앉은 호숫가에서 서로의 손을 맞잡고 있는 모습까지. 특히 태성의 어깨에 기대어 환하게 웃는 연수의 얼굴이 이민우의 시선을 붙잡았다. 자신 앞에서는 언제나 차갑고 경계 어린 눈빛만 보이던 여자였다. 그런데 강태성 곁에서는 아무런 두려움도 없는 사람처럼 웃고 있었다. 이민우는 사진 속 연수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천천히 확대했다. 그 웃음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자신이 아닌 태성이 그 웃음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견딜 수 없었다. “저렇게 웃을 수도 있었군.” 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지만 눈빛에는 온기가 없었다. 처음에는 태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약점으로 연수에게 접근했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연수를 태성에게서 빼앗고 싶었다. 아버지의 진실도, 사라진 회사도, 사랑도 자신만이 돌려줄 수 있다고 믿게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끝내 그녀가 강태성이 아닌 자신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آخر تحديث : 2026-08-09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