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혁에게서 CK 물류에 관한 보고가 도착한 것은 새벽 두 시가 넘어서였다. 박성규가 남긴 수첩 속 메모. M-17 / CK 물류 / 지하 보관실. 그 짧은 문장을 시작으로 진혁은 폐업 법인의 기록과 토지대장, 건물 소유권 변경 내역을 밤새 추적했다. CK 물류는 서류상으로 십 년 전에 폐업한 회사였다. 하지만 도심 외곽에 자리한 물류 터미널은 철거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었다. 현재 소유자는 이창석이나 이민우와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작은 투자 법인이었다. 문제는 그 투자 법인의 대표가 실체를 확인하기 어려운 인물이라는 점이었다. 대표자는 오랫동안 해외에 체류 중이었고, 국내에서 회사를 운영한 기록도 없었다. 그럼에도 세금과 건물 관리비, 화재보험료는 단 한 번도 연체되지 않았다. 누군가 건물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사라지지 않게 관리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진혁이 마지막으로 찾아낸 기록은 더욱 수상했다. 정우 산업이 파산한 직후, 수십 개의 문서 상자가 CK 물류로 옮겨졌다는 운송 기록이었다. 운송 지시자의 이름은 지워져 있었지만 도착지는 분명했다. 지하 보관실 M-17. 그리고 그날 이후 그 공간이 다시 열렸다는 공식 기록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태성은 진혁이 보내온 자료를 몇 번이고 살펴봤다. 모든 단서가 지나치게 완벽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그래서 더욱 의심스러웠다. 마치 누군가 자신들이 그곳까지 찾아오기를 기다리며 길을 닦아놓은 것 같았다. 태성은 옆에서 자료를 읽고 있던
Last Updated : 2026-08-1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