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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나의 첫사랑의 아이: Chapter 21 - Chapter 30

78 Chapters

21화

“동하야, 친구 골 넣게 도와주면 그것이 어시야. 골도 좋고 어시도 좋지. 어시도 골처럼 세는 거야.”그래도 여전히 동하의 표정은 뾰로통했다. 하지만 이내 다섯 살 아이는 표정을 지우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엄마는 그 모습에 웃음이 지어졌다.‘다섯 살이 저렇게 진지하다고.’상대 팀이 골대 가까이까지 드리블해 가던 공을 동하가 가로챘다.귀여운 작은 발로 공을 차며 자기 골대로 가져갔다. 베이비 드리블이 귀여워 다니는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드디어 골대 앞 결정적인 찬스인데 동하는 머뭇대다가 골을 친구에게 넘겨주었다.선생님은 칭찬하지만 민호가 봤다면, 그런 패스는 네가 수비에 막힐 때만 하라고 했을 것 같았다.땀에 젖은 동하는 물을 마시며 엄마를 한 번 찾았다. 요즘 평일이면 이틀이나 사흘은 엄마 얼굴을 못 봤다. 그래서 엄마를 더 찾는 것 같았다.“아들.” 다니는 소리는 작게, 입 모양은 크게 해 아는 척을 하며 손을 흔들었다.‘아기 동하’가 엄마에게 앙증맞은 엄지척을 했다.‘우리 아들은 귀여운데 멋있네. ‘오빠 동하’가 맞는 건가. 하하.'코치에게 딱 붙어서 떨어지지 않고 대화를 하는 것도 민호를 보는 것 같았다. 궁금하거나 무엇인가 배울 때는 좀 집요한 면이 있었다.시우 엄마와 대화하는 사이에 동하가 다시 한 골을 추가했다. 다니가 보기에는 어시 할 만한 아이가 없었던 거 같았다. 동하의 입꼬리가 올라가며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아이들의 시합은 전원 수비 전원 공격이었다. 몰려다니면서 잠깐 시합도 하고 드리블 패스 연습을 하는데, 공놀이에 진지한 동하를 보며 다니는 뿌듯했다.“동하 어머니, 잠시만 기다리세요.” 코치의 부름에 다니가 걸음을 멈추었다.다른 학부모와 대화하던 코치가 다니를 보면서 다가왔다. 국가대표 출신이었던 코치는 축구를 잘 아는 학부모들은 다 아는 선수였다.“어머니, 동하요. 7세 반으로 옮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혼자 다 넣지 말라고 하는 것도 어시할 상황이 아닌데 양보하는 것도 좋지 않은 것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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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다니는 이태하를 좋은 상사라고 믿었지만, 너무 많은 업무를 시켰다. 인턴사원은 디자이너들에게 원단 조각인 스와치와 컬러칩등을 주어야 했다.대영어패럴의 주 공장은 베트남에 있었고, 하이패션 계열의 생산과 샘플 제작이나 소량 생산은 협력사인 세한의류에서 맡고 있었다. 원단도 세한 의류의 원단 공장과 연결되어 있었다.이태하는 현 본부장이 지시한 드롭 숄더 코트에 색을 추가해 보라는 지시를 혼자 하지 못했다.기어이 다니를 옆에 앉히고 같이 자기 일을 했다.“팀장님, 어두운 계열에서 블랙느낌이지만 가벼운 컬러 3종류, 블루, 그레이 계열에서도 각각 3가지 정도 골랐습니다.”다니가 서양화가 주 전공이어서 색감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기도 했고, 상업성이 없는 코트를 화보용을 만드는 느낌이라 더 책임감이 들어서였을 수도 있었다.“팀장님, 세한의류에 한 번 가 주셔야 할 거 같아요.”“나 바쁜데, 신다니 씨가 직접 운전할래요.”“저 운전은 못 하고 회사 앞 버스를 타고 다녀올게요. 안산 시외 버스터미널까지 가면 세한에서 차 보내주셨어요. 이번에도 그렇게 갈게요. 가지고 와야 할 짐은 퀵으로 보내도 될까요? 20킬로 넘을 것 같아요. 자체 샘플실 물품도 필요하시다고 하시네요.”“아, 다니 씨 나와 있어야 하는데.”다니는 할 말이 없었고 이태하에게 실망해서 더는 말하지 않았다.이태하는 두 사람은 가야한다고 생각해서 사람들에게 물었다.“오늘 세한 갈 수 있는 사람 있나요? 원단 궁금한 사람 같이 가 봐요. 운전할 수 있는 사람 중에.”다니의 눈이 흔들렸다. 누가 일어설지 짐작이 갔다.“이 팀장님, 저 혼자 간다고요.”“제가 가겠습니다.”이동민이 차키를 챙기며 일어섰다.“이 대리님, 바쁘신데 제가 혼자 가겠습니다.”이동민이 얼굴을 굳히며 신다니를 어이없다는 듯 보았다.“일하러 가는데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학교 다녀요? 하고 싶은 대로 하게.”“아주 공주야 공주.”이동민이 혼잣말로 웅얼거리지만 다니는 입모양으로 알 수 있었다. 고등학교 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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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볼륨도 있고 다리는 정말 예쁘네.’‘치마나 조금만 당겨 올릴까.'이동민은 체육대회에서 노래하던 다니를 보고는 매일 신다니 곁을 맴돌았다. ‘이런 여자를 버린 놈은 여자가 많은가 아니면 돈이 많은가. 어떻게 신다니엘을 버리지.’치마자락을 조금이라도 올리고 싶은데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먼저 가디건을 옆으로 흐르게 당겼다.‘가디건이 덮고 있어서 쉽지 않네.’다니의 가디건을 잡아당기자 무릎까지 덮은 치마 아래로 다리가 약간 벌어진 모습이었다.그 순간 가디건을 따라 다니의 손이 아래로 떨어졌다.놀란 다니가 눈을 떴다.이동민은 가디건에서 얼른 손을 떼고 소리를 질렀다.“일어나요. 다 왔어.”이동민이 큰 소리를 지르자 다니의 심장이 잠결에 놀라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아, 네.”어릴 때처럼 심장이 벌렁거렸다. 놀란 가슴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다니는 차에서 내려서 트렁크에서 큰 쇼퍼백을 꺼내 어깨에 둘러메고 걸었다.귀에서 삐 소리가 울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심호흡을 하며 이를 악물고 걸었다. ‘내가 질 줄 알고.’다행히 세한의 공장장이 나와 있었다.“다니 씨, 짐 줘요. 오늘은 전무님도 뵙고 가요. 전에 못 봤으니.”점심은 회사 식당에서 직원들과 같이 먹고 원단을 싣고 회사로 출발할 준비를 했다. 가져가기 좋게 두 박스로 나누어 주었다.세한의 전무는 대학 선배인 김정한이었다. 명함을 주며 밥 한 번 먹자고 인사를 했다. “다니야, 복학하고 너 보고 참 예쁘다고 생각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오늘은 바빠 보이니 다음에는 차도 한 잔하자. 반갑다.”다니는 별말 없이 웃어 보였다. 이동민 앞에서는 아무 말도 하면 안 될 것 같았다.이동민은 그 모습도 물끄러미 보며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저런 벤츠 보내고 똥차 잡은 건가…’돌아가는 길 두 사람은 박스를 하나씩 챙겼다. 이동민은 바닥에 박스를 내려놓고 운전석으로 갔다.다니도 10킬로가 넘는 박스를 들어 올리느라 손이 떨렸다. 뒤 트렁크를 넣으려는데 도무지 박스를 들어 올릴 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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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임 주임, 신다니 씨 좀 돌봐 주세요. 다니 씨는 내 동창이니까 오해하지 마시구요.”현 본부장이 임은영의 눈을 보고 이야기하자, 하마터면 임 주임은 놀라서 딸꾹질을 할 뻔했다.그의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쓸데없는 말은 하지 마.’라고 그의 눈빛이 말하고 있었다.눈치와 호기심을 기본으로 주변을 살피며 살아온 임 주임의 정확한 촉이 발동했다.‘아, 동창인데 그 시절 신다니한테 관심이 있던 거고.”한때 인기가 많았던 임 주임은 다니와 비슷한 입장이라고 생각하면서 다 이해한다는 눈치였다.현 본부장은 원래 쓸데없이 개인사를 이야기하지 않는데, 다니 가정에 문제가 되면 안 되니 어쩔 수 없이 동창이란 한마디를 덧붙였다. ‘젠장, 이런 말까지 해야 하나.’민호의 머리카락과 흰 셔츠도 젖어 있었지만, 상관없다는 듯 긴 복도를 가로질러 디자인 개발부로 걸었다.“이동민 대리, 이태하 팀장, 회의실로 들어와요.” 디자인부로 현민호 본부장이 들어서서 이동민을 찾았다. “이 대리, 원래 부하 직원을 그렇게 다룹니까?’“그건 오해시고요. 난 신다니 씨에게 일을 시킨 적이 없습니다.”이동민은 먹힐 리 없는 변명을 뻔뻔하게 늘어놓기 시작했다“20킬로도 넘는 짐들을 인턴에게 맡기고 대리는 뭐 하셨습니까?”“그건 신다니 씨일입니다.”“필요한 물건을 가져오느라 무거운 짐을 들고 간다는 걸 모르셨던 건 아니겠죠.전 인성을 눈여겨봅니다. 동료 간의 이해와 협조 없이 업무가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인턴 여직원 비 맞게 하고 구경하는 거 직접 봤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잊지 않을 겁니다.그리고 내 업무 보고서에도 자세히 쓸 겁니다.”이동민의 얼굴은 평정을 유지하려 애썼지만, 흔들리는 눈빛은 바꿀 수가 없었다.“이 대리, 두고 보겠습니다. 난 머리가 좋아서 웬만한 것은 잊지 않습니다.”현민호는 테이블에 걸터앉아 팔짱을 낀 채 긴 다리를 앞으로 뻗고 있었다.이동민을 향한 적개심이 그대로 얼굴에 드러났다. 주먹이 나가는 것을 참으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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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보라는 엄마의 결혼식 후에는 자신의 방에서만 지냈다. 보라의 넓은 방은 블랑네일의 손녀의 방답게 핑크빛 침구, 하얀색 원목 침대, 하얀색 책상, 예쁜 유리 장식장이 있었다. 유리 장식장에는 명품 가방들과 지갑 그리고 향수나 화장품이 놓여 있었다.블랑네일은 매니큐어와 페디큐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블랑네일의 브랜드 제품을 판매했다. 보라는 아빠를 처음부터 아빠라고 불렀다. 기억 속에 없는 아빠를 대신해서 들어오신, 엄마의 애인은 친절하고 좋았다. 멋진 새아빠는 외모도 성격도 보라의 마음속 아빠와 닮았었다. 보라는 상견례에 갈 때에 동갑 딸이 있다는 것을 처음 들었다.엄마가 아빠의 딸이 하나가 있다고 했지만, 동갑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막연히 언니일 거라고만 생각했었다.긴장한 엄마가 집을 어지르며 옷을 입고 있었다. 상견례 날이라 엄마가 정신이 없었다.보라는 집에 이미 들어와 있는 아빠가 따로 오는 것도 싫었다. 긴장한 엄마와 함께 보라는 외할머니의 차를 타고 왔다. ‘대전 할머니를 위해 엄마가 일부러 1층을 예약한건가.’‘로즈가든 호텔은 스카이라운지가 좋은데…’뭔가 다 마음에 들지 않는 날이었다.호텔 1층 커피숍에서 먼저 도착해 아빠의 가족을 기다렸다. 아빠와 할머니 그리고 여자애가 걸어왔다.아빠는 긴장한 듯한 여자애의 등에 손을 얹고 있었다. 키가 적당히 크고 몸매와 비율이 좋아 눈에 띄는 여자아이였다.엄마가 일어서서 대전 할머니와 인사했다. 그리고 아빠 딸을 살짝 안았다. 그 모습을 보며 보라는 자기 엄마를 유심히 살폈다.“네가 다니엘이구나. 예쁘구나.”‘크크, 우리 엄마 긴장하네. 예뻐서 질투하나. 하긴 나도 쟤 마음에 안 들어.’자기 딸 곁에 앉은 아빠는 무언가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는 그 아이의 얼굴을 엷은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았다.‘사랑스럽다? 귀엽다? 아빠의 미소는 무슨 뜻일까.’착하게 생긴 게 고개는 들고 허리를 세우고 걷는 것이 왠지 얄미웠다. 한집에 살아야 한다는 것은 결혼식이 끝난 뒤에야 알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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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

보라의 생일 파티가 있는 날이었다.다니는 아빠가 선물 사라고 준 돈을 그대로 봉투에 넣고, 생일 카드를 썼다. 마음에 없는 생일 축하를 하는 것이, 자신의 최선이었다.새엄마는 12시에 있는 케이크 커팅을 보라고 했다. 새엄마와 보라는 호텔로 케이크를 찾으러 나갔다.아침 일찍부터 도우미 아주머니들이 청소하느라 여러 방문이 열려 있었다. 다니는 처음으로 새엄마의 방을 보았다. 방이 두 개가 이어져 있었다. TV에서나 볼 법한 방이었다.다른 문을 열자 드레스룸이 나왔다. 자신의 방보다 두 배는 넓었다. 행거들이 호텔처럼 정돈되어 있었다. 조심히 보라의 방문을 열었다.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처럼 마음에 분노와 원망이 차올랐다.다니의 작은 방에 있는 큰 벽장은 처음부터 알 수 없는 박스로 가득 차 있었다. 방이 작아 초등학생 사이즈 침대와 책상도 아닌 테이블과 서랍장이 전부였다. 공간이 좁아서 모든 물건을 서랍에 몰아넣고 사용했다. 다니는 보라의 화려한 방을 보니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었다. 분노와 원망도 잠시일 뿐, 곧 자신은 혼자라는 생각에 두려움이 몰려왔다.벽장의 물건을 빼서 둘만한 곳들은 많았다. 55평 집에서 가장 작은 방의 벽장을 비워주지 않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곧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 ‘새엄마는 내가 머물기를 원하지 않는다.’‘아빠와 새엄마는 나를 왜 데려왔을까.’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12시에 생일 케이크 커팅만 보기로 하고, 구석 자리에 앉았다. 다니는 낡은 흰 원피스에 할머니가 사주신 진주 핀을 꼽았다. “너, 다니엘이구나. 말 많이 들었어.”“공주같이 예쁘네.”방을 본 충격에 저런 말은 들리지도 않았다. 이미 학교에서 단련된 것도 있었다.칭찬 아닌 뾰족한 말을 다니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케이크 커팅이 있고 선물들 이야기를 할 때였다.“다니 봐. 이렇게 성의 없이 십만 원을 넣어주었네.”보라가 봉투를 한쪽으로 집어 던졌다. 그런 비난이 올 것을 예상했다. 그래서 상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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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다니가 정리한 14층 창고는 비워졌다.13층 새로운 원단실로 물건들이 옮겨졌다. 다니는 새 원단실을 패턴사와 샘플실 직원과 함께 정리했다.셋이 하니 할 만했다. 앵글도 전문가가 다시 조립하고 새로운 것들도 들어왔다.짐을 들고 비 맞은 날 이후, 이태하는 업무 지시를 할 때 떠넘기듯 시키던 일들을 일답게 지시하기 시작했다.‘민호가 본부장으로 일을 잘 하는 거겠지.’새 원단실은 계단으로 다니면 가까웠다. 다만 심부름을 하는 다니는 실내 슬리퍼 대신 운동화로 바꿔야 할 것 같았다.현 본부장의 사무실과 비워진 창고가 연결되는 확장공사가 거의 끝났다.임 주임은 이동민의 일이 있은 뒤로 결연한 의지로 현민호가 원하는 상황을 만들었다.이동민이 한 일을 알렸고 현 본부장은 여직원을 도왔던 일이 부각되었다.그렇게 임은영은 현 본부장의 임시 비서를 하게 되었다. 일을 하면서 비서가 필요할 시 호출받아 도와주는 역할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이미 유니 건설 비서 경력이 3년이 있었다.‘잘하면 비서실로 갈 수도 있는데, 몸을 사리고 다니한테 잘하면 되지 않을까?’임 주임은 현 본부장의 신임을 얻어야 하니 비밀 유지를 위해 조심했다.괜히 다니가 본부장과 썸이라도 탄다는 소문이 나면 당사자로 지목되는 다니가 공격받을 수도 있었다.그건 임 주임도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예쁜 여자끼리 돕고 살아야지.’그리고 겪어 본 바로는 현 본부장이 나이답지 않게 날카로울 때가 있어서 조심하는 중이었다.이동민도 이태하도 현 본부장이 성질내면 한 성깔 할 바탕이 보이자, 몸을 사렸다.하지만 어쩌겠는가. 오너 아들이고 차기 대표일 텐데.현 본부장이 신다니 볼 때 멜로 눈이 되는 거 보면 감성도 있고 여린 심성은 맞는 것 같았다. ‘옛날 친구를 불쌍하게 보고 도와주다니. 사람은 마음에 든다. 두사람은 어차피 안 될 사이지만.’가끔 웃을 때는 몽실몽실한 귀여운 20대 같다가도, 지난번처럼 눈이 돌 때가 있어 역시 기업인 집안 내력인가 싶었다.‘드디어 성공!’[안녕하세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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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현 본부장의 차는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와 밝은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햇빛 아래에서 본 민호는 지쳐 보였고, 눈가에도 피곤함이 어려 있었다.다니는 조금 전에 떠올렸던 생각들이 민망해졌다.‘그래, 원래 서른 살까지 기다리기로 했잖아. 조금만 여유를 갖자. 민호가 신다니와 동하를 외면할 리 없지. 시간이 필요한 걸 거야. 정말 피하고 싶었다면 옆에 있지도 않았겠지.'현민호는 속도를 내지 않고 차분하게 운전했다. ‘나이를 먹으니 운전 습관도 바뀌는 걸까.’“카탈로그 촬영에는 누가 갔어?”“아, 이 팀장, 김 주임, 이 대리요.”“이젠 말 안 놓을 거야? 나도 높임말 써야 해?”“실수할까 봐서.”“그래, 네가 편한 대로 하자. 옷은 왜 다시 가져가?”“안 맞는다는데…요.”“모델 프로필 보면 사이즈 알 수 있었을 텐데.”업무 중이었는데 정신을 놓고 있었다. 이 남자 곁에 있으면 정신이 없어지고 실수할 수도 있다. ‘정신 바짝 차리자. 업무 시간이니까.’…현 본부장과 다니는 짐을 나누어 들고 촬영장에 올라갔다. 스튜디오에 도착하자 다니는 행거에 옷을 펴서 걸고 액세서리들과 넥타이를 펼쳤다. 김 주임이 현 본부장이 들고 온 옷들을 받아서 들었다.이동민은 현민호에게 고개인사를 했다. 그리고 한쪽 구석에 서서 다니와 본부장을 번갈아 보았다. “허”작게 소리를 내고는 눈을 내리깔고 바닥을 보며 벽에 기대섰다.이 팀장은 당장 올 수 있는 모델들의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미간에 주름이 잡히도록 고민을 하고 있었다.촬영감독도 옆에 앉아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었다.“무슨 문제입니까?”“잠시 쉬기로 했고 오늘 촬영분을 보십시오.”이 팀장은 현 본부장을 보니 어려도 상사는 상사란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일이든 근래에는 팀장 선에서 해결해 왔다. 그래도 이런 일까지 책임을 떠안을 수는 없었다.‘어려도 일은 하는 상사네.’“모델은 누가 계약했나요?”“총괄기획부에서 합니다.”“피디님, 카메라 테스트해 보신 거 아닙니까?”“그때 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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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현민호는 셔츠에 두 팔을 넣은 채 서 있었다. 다니는 아름다운 구릿빛 피부를 조심스레 흰 셔츠로 가려주며 단추를 하나씩 채워 내려갔다.“본부장님, 왜 이런 일을 나만 할 수 있다고 해요? 오늘은 내가 하는 것이 맞고요.”고개를 들어 현민호의 얼굴을 보니 눈을 감고 있었다.“오늘은 좀 힘이 드네. 그래서 너하고 맛있는 거 먹고 좀 쉬려 했는데.”그의 목덜미로 땀이 떨어졌다. 에어컨도 약한 것 같고 겨울 의상이라 민호가 힘들어 보였다.다니는 힘들어 보이는 현민호를 의자에 앉혔다. 그는 옷이 구겨질까 봐 허리를 세우고 있었다.“잠시만.”큰 백을 한참 뒤져 작은 약통을 꺼냈다. 그러고는 마시던 물병도 꺼냈다. 현민호는 그런 다니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진통제 먹을래요?”그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입을 벌렸다. 약을 입에 넣어 주고 다니는 자신이 마시던 물병의 물을 먹여주었다.‘다니가 마시던 물병이네. 다니도 아직 내가… 그럼 나 말해볼까. 견디기가 힘들어.’“본부장님, 어디가 안 좋아요? 촬영이 힘들 텐데 할 수 있어요?”“먹던 약을 끊어서 반응이 오는 것 같아.”“무슨 약?”“먹던 약이 있어. 의사가 증상 없으니 끊어도 된다고 했는데 오늘은 힘드네.”“다니야.”현민호는 여전히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다니의 팔을 잡았다.“잠시만, 나 좀 안아 줘. 친구라고 생각하고.”‘세상에서 단 한 명 절대 친구가 될 수 없는 여자에게 안아 달라고 구차하고 비겁하게 친구라니. 너한테 난 너무 한심해 보일까. 아프니까 나 좀 봐줘라.’‘민호 너 미워. 그래도 아프지 마.’잠시 머뭇대던 다니는 아파 보이는 민호를 가만히 가슴에 안았다. 심장이 두근거렸지만 익숙한 그의 체취에 손은 이미 그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힘들고 아프면 안겨오는 모습은 그대로인데 민호는 다니를 친구라고 했다. 그는 예전처럼 다니의 허리를 안고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천천히 숨을 들이쉬며 한참을 그대로 다니의 품에 안겨 있었다. 허리를 잡은 그의 손에 천천히 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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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화

‘카메라를 들이대면 바로 포즈가 술술 나오잖아. 그나저나 난 현민호 덕에 돈 좀 벌겠네.’이동민은 재수 없는 현 본부장 때문에 되레 돈은 자신이 벌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억울함이 조금 가라앉는 것 같았다.이태하의 드롭 숄더 코트는 화보용으로 만들게 허락하고, 팔리지도 않을 디자인을 눈감아 주는 현 본부장은 아직 어리다고 생각했다.“잘하면 올 시즌 대박 나겠네. 카, 내 옷이 가을겨울 시즌 메인이야. 모델이 내 디자인에 딱이야.”김 주임은 이동민의 말을 들으며 참 이해가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현 본부장이 싫다더니 자기가 디자인한 옷 입은 모습에 바로 감탄하고 있었다. 현에단이 입으니 이동민이 말하던 올 시즌은 클래식하되 라인은 우아해야 한다던 느낌이 눈으로 보였다.‘하필 저렇게 잘 어울리다니…’이동민의 블랙 슈트를 입은 모습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좋지 않은 성격임에도 디자이너의 촉이 좋은 사람이었다.“루머가 뭐 중요해요. 지금 우리 본부장인 게 중요하지.”김 주임은 본부장이 있는데 굳이 저런 말을 하는 이동민이 한심했다.‘저 인간의 주둥이를 한 번 때려주고 싶다.’ “신다니엘 어시 잘하네. 패션쇼 지원했다더니 저런 거 했나?”이동민이 신다니의 이야기를 하자, 김 주임이 그의 목소리만 들어도 화가 나 대꾸했다.“다니 씨 일 다 잘해요. 디자인 초안을 보면 감각 있구요. 지금 여성 라인에서 데려가고 싶어 해요.”김 주임이 이동민을 보고 한마디 덧붙였다.“이 대리님, 다니 씨 좀 그냥 내버려둬요. 왜 그렇게 싫어해요?”“내가? 싫어한다고?”이동민은 한쪽 입꼬리를 올리고 고개를 저었다.‘싫기는… 저렇게 생긴 여자 싫어하는 남자가 어디 있다고. 김 주임 저 못난이는 인기가 없으니, 남자에 대해 아는 것이 없지.’‘잘난 본부장도 다 넘어간 거 같은데. 남자 좀 알거나 돈 좋아하는 여자 같으면 진작 본부장하고 일 냈을 텐데.’…‘진짜 민호 아니면 저 드롭 숄더 의상은 화보도 망했을 거야.’다니는 브라운색으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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