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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나의 첫사랑의 아이: Chapter 31 - Chapter 40

78 Chapters

31화

신다니를 몰래 따라가던 현민호는 조금 거리를 두고 섰다.퇴근 시간, 디자인 부서 직원 여섯 명이 맥줏집에 들어가고 있었다. 임은영 주임, 김현아 주임, 노 대리. 생각보다 이름 외우기가 쉽지 않았다.현민호는 직원들이 자리 잡는 것을 확인하고, 뒤쪽 빈 테이블에 조용히 의자를 끌어내고 앉았다. 큰 손으로 미소가 지어진 얼굴을 가리고 몸을 숙였다.‘신다니는 어디서나 제일 예뻐.’오늘 입은 하늘색 원피스도 자신이 사준 옷이었다. 다니는 옷 살 돈이 없었다. 일하다가 얻었다든지, 있지도 않은 사촌 누나가 쇼핑 중독이라 옷을 버린다든지 핑계를 대며 선물했었다. 지금도 그 옷을 입다니 사정이 나아지지 않은 것은 알지만 안타까웠다.“본부장님을 위하여!”여직원 여섯 명이 자신을 위해 건배를 했다.현 본부장은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가 깜짝 놀라 고개를 숙인 채 뒤를 돌아보았다.‘무슨 일이지. 요즘은 윙크도 안 했는데…’장난기가 발동한 현민호가 일어서서 직원들 테이블로 다가갔다. 오랜만에 연예인 미소를 장착하고 직원들 테이블 앞에 섰다.“제가 뭘 잘했다고 절 위해 건배를 하셨나요?”잘 차려입은 현 본부장의 등장에 여직원들은 반기며 인사했다.“본부장님 언제 오셨어요?”“여기서 약속 있으셨어요?”한쪽 눈썹을 치켜올린 현민호가 임 주임을 보았다. 만화 같은 표정이 재미있는지 여직원들은 까르르 웃었다.“임 주임, 뭡니까?”“비밀입니다.”“신다니 씨가 말해 봐요.”이제 대학 입학한 새내기처럼 다니는 얼굴이 붉어져 고개를 숙였다.그 모습에 현 본부장은 웃음을 참느라 개구쟁이 리트리버 군의 표정이 돌아왔다.“누가 말해봐요. 술값 냅니다. 안주도 추가해 주고.”“아, 그게…”여성복 라인 하영주 대리가 웃으며 대답했다.“본부장님 화내지 않는다고 약속하세요.”“물론입니다.”“본부장 두 분 중 누가 잘생겼는지 회계팀과 내기했어요. 체육대회 때요. 회계팀 직원들이 순순히 인정하고 돈을 포기하던데요. 열두 명이 만 원씩 냈어요.”현 본부장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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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화

‘다니도 아직 나를 좋아하는 거지. 날 안아주고 마음이 아파서 울어주고.’현 본부장은 회사에서 나오기 전에 다니도 보고, 술값 결제도 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호텔 라운지 한쪽에서 유학에서 돌아온 친구들의 환영 모임이 있었다. 유학 시절, 유학생 모임은 기정준과 의사의 권유로 참석해 왔다. 그나마도 기정준이 먼저 귀국하자 그 뒤로는 참석하지 않았었다.유학생들 모임 자리에서 형들을 만난 것은 어머니가 스케줄을 파악하기 때문이었다. 현민호는 임 주임이 어머니에게 휘둘릴지 아닐지 보고 있었다.임 주임이 제일 마음에 드는 점은 다니에게 질투나 악의가 없다는 것이었다. …“에단아, 여기야.”“정준이 형.”현 회장은 친구이자 동업자였던 기철남의 아들을 현성에 취업할 때까지 후원했었다. 현 회장의 지지로 성인이 될 때까지 아버지가 남긴 현성화학 지분 7퍼센트를 지킬 수 있었다. 현 회장 부부는 아이가 생기지 않자 기정준의 입양까지 고려했었다. 하지만 최민주가 최강현을 입양하겠다고 해서 일은 없는 일이 되었다.고개를 숙이며 현에단이 다가가자, 남자들이 일어나서 포옹했다. 기정준과 현단우 그리고 현단하였다. 형들은 동생이 좋아하는 위스키를 시켜놓고 있었다.제일 큰 형인 현단우가 일어서서 동생을 안으면서 등을 두드렸다.“넌 외모부터 현 씨야. 잘 왔다.”키가 큰 세 남자는 닮은 느낌과 외모로 형제 같아 보였다.“할아버지 찾아뵈었다면서.”“네, 걱정 많이 시켜드려서 사과드렸습니다.”“잘했다.”“작은 아버님도 뵙고요. 형님들 늦게 봬서 죄송합니다. 두 분은 현성 코즈메틱으로 가신 건가요?”“어, 현성화학은 큰 아버님이 물려받으신 거니까 어쩔 수 없지만, 현성화학을 최 씨 집에 줄 수는 없다고 하셨어. 할아버지께서.”현단우는 명확하게 에단이가 뜻을 밝히기를 원했다. 그래야 도울 수 있었다. 독립하고 좋아하는 여자와 살겠다면서 뜬금없이 연예인 된 일은 온 집안이 뒤집어진 사건이었다. 상속을 거론하며 집안에서 말리자, 필요없다고 말한 당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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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화

28살 최강현이 끼어들자 자연스럽게 대화는 어른들의 이야기로 바뀌었다. 기다렸다는 듯 작은 키의 민리나가 현에단의 팔을 잡아당겼다.“에단 오빠, 우리 밥 먹으러 가요.”현에단은 어른들과의 대화가 끝나 한숨 돌린 것도 잠시, 쉴 새 없이 재잘거리는 리나에게 벗어나길 포기하고 함께 음식을 먹기로 했다.특별히 할 일도 없어 현에단은 동생 같은 리나와 나란히 앉아 식사했다.“리나야, 주스 좀 가져다줘?”“응.”“우리 집안은 딸이 없는데 너 같은 귀여운 딸 있으면 엄마가 좋으시겠다.”“맞아. 내가 좀 귀엽대.근데 우리 엄마가 오빠처럼 잘생긴 아들 있어서 사모님은 좋겠다고 아빠에게 말했어.”“그래?”“응, 우리 오빠들이 못생겼거든.”“하하하, 오빠들 앞에서 그런 말 마. 남자도 그런 말 들으면 싫어하더라고.”“오빠도 그래?”“난 상관없어.”민리나가 현에단을 따라다녀도 리나 엄마는 딸을 말리지 않았다. 에단 엄마도 에단을 부르지 않았다.집안 간의 암묵적인 허락이었다.리나 엄마는 현에단이 마음에 들었다. 외모도 유전 아닌가. 젊은 시절 현 회장은 재계에서 알려진 유명한 미남이었다.현에단이 아이스크림을 퍼서 민리나에게 주고 자신의 아이스크림을 푸는데 최강현이 다시 나타났다.“둘이 잘 어울린다.”형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은 에단이 최강현을 내려다보며 말했다.“형, 리나는 어린이고 난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현에단이 자신을 내려다볼 때마다 최강현은 기분이 나빴다. 큰 키가 현 씨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생모의 반대로 미뤄지던 자신의 입양은 현에단이 태어나며 없던 일이 되었다.…“현민호로 활동하던 현성화학 아들이야?”“너무 멋있다.”“어, 오빠는 어릴 때부터 멋있었어.”검은 긴 머리를 찰랑거리며 민리나가 일어섰다. 로비의 모든 사람이 보이지 않는 사람처럼 느껴졌다.현민호만이 그녀의 눈에 반짝이는 생명체였다.“에단 오빠, 보고 싶었어.”어린 시절 민리나와 현민호는 행사에서 가끔 보았다. 민리나는 삼 년 전 우연히 그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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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화

[플로렌스]는 젊은 여성층을 위한 옷이었다.귀엽고 사랑스러운 의상을 만드는 플로렌스는 충성도 있는 고객을 가진 라인이었다.하객 의상이나 선보는 장소에도 어울리는 예쁜 옷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전 연령대로 구매자가 늘고 있었다.현 본부장은 기본 컨셉에서 벗어나지 않고 발랄한 의상을 만들되 우아함을 약간만 끌어올린 디자인을 넣어보자고 제안했었다.본부장의 지시에 따른 추가 디자인 변경은 하영주 대리가 진행했다. 인턴 초기 다니에게 하영주가 이번 겨울 테마는 다니엘이라고 한 적이 있었다.처음부터 뮤즈였다고 하며 신다니엘에게 일반인 피팅을 부탁했다.‘뮤즈’란 말은 정우 선배에게도 태라 디자인실에서도 들어봤지만, 하영주 대리처럼 설명은 해주지 않았다.“다니 씨. 손 좀 줘 봐요.”하 대리는 다니의 손끝을 잡은 채 한참 손을 바라보았다.“우연히 누군가 떨어진 물건을 주우려하다 동시에 손이 닿았어요. 그 하얀 손을 따라 올라가면 첫사랑의 그녀가 바로 앞에 있는 거지.”다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에 집중했다.“우연히 재회한 순간, 손이 하얀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을 만들 거예요. 큐트하게 사랑스럽게 다시 그 손을 놓을 수 없게.”자신이 바라고 꿈꿔왔던 민호와의 순간을 그대로 하 대리가 이야기하자, 다니는 눈물이 글썽하려 해 정신을 차리며 대답했었다.“오, 전 생각도 못 해봤어요. 그저 유행과 컨셉을 따르고 만들며 조금은 특별하게 이렇게만 생각했거든요.”다니는 손을 모으고 미소를 지으며 말을 더했다.“저도 그런 상상을 했지만, 그 장면을 옷으로 기억한다는 것은 생각해 보지 못했어요.하 대리가 웃으며 조용히 속삭였다.“다니 씨는 나의 뮤즈야. 올 가을겨울 시즌의 뮤즈.”오늘 드디어 그 결과물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다니의 상상 속에서는 민호가 자신을 우연히 본다면 그런 재회를 할 줄 알았다.현실의 그는 전화번호도 주지 않았다.이유를 짐작할 뿐 변명도 안 하는 그가 미웠다. 혹시나 겨우 만난 현민호를 자극해 그가 떠날까 봐, 자신을 피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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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화

현민호의 깊고 검은 눈이 다니를 바라보며 흔들리기 시작했다.다니는 당황하는 그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잠시 생각에 잠긴 그는 결심이라도 한 듯 깊어진 검은 눈을 하고는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다니의 어깨를 힘주어 잡고는 긴 몸을 일으켰다.그는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서 사무실로 나갔다.현민호는 창밖을 둘러본 뒤 블라인드를 내렸다. 그러고는 사무실 문을 소리 나지 않게 조심히 잠갔다.검은 슈트 상의를 벗어 의자에 걸었다. 그러고는 푸른색 넥타이를 풀어내 손에 쥐었다. ‘후’긴장한 듯 인상을 쓰고 있는 현민호가 집무실에 들어왔다.‘딸각’집무실 문을 잠그고 의자에 앉아 넥타이를 옆에 있는 소파 한쪽에 던졌다.그가 부드러운 저음의 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다니야, 이리와 내 앞으로.”꿈에도 보고 싶던 민호와 키스를 하게 된 다니는 심장 소리가 들릴 것처럼 쿵쿵거리고 있었다.민호가 불러도 다가가기는커녕 기절이라도 할 것 같았다.다니가 움직이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 있자, 민호가 다가왔다. 두 손으로 그녀를 안아 들고는 다시 자신의 의자에 앉았다.다니는 현민호의 다리 위에 앉게 되었다. 서로의 눈을 보며 아직도 서로 사랑한다는 것을 느끼며, 슬프고 억울한 감정이 걷잡을 수 없이 올라왔다.현민호는 다니의 몸을 빈틈없이 자신에게 붙였다. 서로를 끌어안고 둘의 심장과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그는 다니를 더 힘을 주어 안았다.그는 다니의 하얀 목덜미를 잡았다. 부드럽고 가는 약한 목선에 세게 쥐면 다칠까 조심했던 기억대로 힘을 빼고 머리 전체를 받치듯 쥐었다.현민호는 붉은색의 도톰한 예쁜 아랫입술을 살짝 물었다. 스물셋 다니와 다른 느낌의 입술이었다.하지만 입술 그 단맛은 똑같았다.몸에서 흐르는 달콤한 체취에 정신을 잃고 말캉한 혀를 찾아 입속을 헤집기 시작했다.그는 부드러운 혀가 닿고 엉키는 감촉을 느끼며 서로의 숨결을 나눴다.서로의 몸이 닿은 것을 느끼며 꿈인 듯 황홀한 순간이 이어졌다.현민호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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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화

다니는 열이 떨어진 동하를 안고 밥을 먹였다. 아픈 중에도 어김없이 6시 기상을 지키는 아들이 기특하고도 야속했다.아이를 품에 안고 밥을 먹이는데도 눈이 완전히 떠지지 않았다.“밥 친구, 어젯밤에도 아팠어요?”“아니, 이제 괜찮아.”“그래도 오늘은 할머니랑 쉬고 다음 주부터 어린이집 가자요.”다니는 아들의 말투를 따라 하며 작은 입에 계란죽을 넣었다. 하루에 한 끼만 먹으며 먹는 것을 거부하던 동하가 한입을 받아먹었다.“밥 친구, 나 고기 먹고 싶어.”“밥 친구가 할머니께 말씀드려서 점심에 고기 만두 배달 보낼게.”“나 그만 먹어. 나 레고 할머니 집에 가져가도 되지?”“그럼. 딱 한 숟갈만 더 먹어. 그러고 골라.”거실 테이블에 블록 상자들이 다섯 개가 놓여 있었다. 동하는 아빠가 보낸 블록 박스를 유심히 보며 무엇을 먼저 만들지 고민하기 시작했다.동하는 블록 박스를 나란히 세워놓고 힘없이 누웠지만 꼼꼼히 그림들을 보고 있었다.“아가야, 엄마 회사 갈 준비할게 장난감 가지고 놀 거야?”“어.”다니는 거울을 보며 정성스럽게 고데를 하여 짧은 머리에 웨이브를 만들었다. 긴 머리를 잘라 버렸으니 귀여운 스타일링을 했다.‘민호보다 어려 보일까?’동하가 선물해 준 붉은색 플라스틱 핀을 꽂았다. 그리고 장에서 꺼낸 루비 귀걸이를 했다.‘민호가 기억할까?’일부러 연하게 화장해 귀걸이가 잘 보이게 하고 라운드 넥 원피스를 입었다.‘또 공주 소리 듣겠네.’공주 소리 듣는 김에 확실히 하자며 분홍색 샌들도 꺼냈다.“동하야, 할머니한테 가자.”“엄마 예뻐. 동하가 준 머리핀 해서.”현민호는 싱가포르 포럼에 참석하고 베트남 공장에 들려서 온다고 했다. 나중에 출장도 같이 가자고 했다.‘언제?’기대하면 실망하는데 자꾸만 민호는 기대하게 하고 설레게 했다. 민호와 비행기를 타고 외국에도 가 볼 수 있을까. 동하가 비행기를 잘 탈 수 있을까.‘이젠 내가 아닌 동하를 안고 다니겠지.’꿈같은 상상이 이어지며 회사에 도착했다.…[인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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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화

출국 항공편의 게이트가 바뀌었다. 현민호는 바뀐 게이트를 찾아 걸어가며, 다니와의 만남도 이렇게 돌고 돌아 다시 온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허리를 세우고 긴 다리 때문에 대기실 끝자리에 옆으로 몸을 돌려 앉았다. 몸을 돌려 앉으니 앞자리 여성들이 떠드는 소리가 가깝게 들렸다.현민호는 이어폰을 귀에 꽂다가 손을 멈추고 자신의 사정과 비슷한 그들의 말을 엿듣기 시작했다.“글쎄, 정윤이가 이혼한다잖아.”“그 소문이 진짜야. 미친 거니? 애는 어쩌고?”런웨이처럼 공항을 누비던 현민호는 갑자기 치정극 아침 드라마 같은 이야기에 빠져 들었다.“전 남자친구하고 못 헤어지고 결혼해서도 몰래 만나 왔다고 하더라고.”“미친 거네.”“정신줄 놓고 애도 남편한테 키우라고 해서 남편이 소송하나 봐.”그는 큰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며 목을 뒤로 젖혔다.‘사랑이 죄는 아니어도 불륜 막장 드라마 이런 건 내가 원하는 건 아닌데. 남편이 소송하면 아이는 어떻게 지내야 하고. 그래서 친구로 지내려 했는데.’‘다니가 유혹하면 난 거절을 못…거절 못 하는 정도가 아니지. 문도 잠그고 끝까지 못 간 것이 아쉬워 출국하는 날 아침에 다음 순간을 위한 물건을 집무실에 넣어 두지는 않았겠지.’‘나같이 여자한테 몸 사리는 남자도 없을 텐데. 이게 다 신다니 때문이지 억울하네. 내 팔자야.’‘바람둥이도 아닌데 여자 멀리하라고 감시당하고 난 왜 이러냐.’현민호는 불륜을 싫어했다.‘내가 진짜 바람둥이면 최소한 스무 명은 사귀고 동물의 왕국도 찍었을 텐데.’…스무 살 현민호는 이미 보라로 인해 여자를 조심하고 있었다.늦둥이 귀한 외동아들 현민호가 대학에 붙었다.더 좋은 대학에 간 형들이 있음에도 현민호이기에 온 집안이 기뻐했다. 막둥이이자 장손은 따뜻한 날씨에 바다 수영을 하는 것도 좋아하고 리조트 호텔의 야외 수영장을 좋아했다.그는 기분 좋게 꽃무늬 셔츠와 반바지를 입은 채 조식을 먹으러 가고 있었다. 단우, 단하 형들이 신혼부부였고 할아버지는 아빠와 작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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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화

최강현이 보이자 현민호가 일어섰다. 자리를 옮기자고 하려던 참이었다.갑자기 최강현의 주먹이 날아왔다. 현민호는 무방비 상태로 명치를 맞고는 그대로 고꾸라졌다. 보고 있던 클로에가 놀라서 최강현에게 소리쳤다. “저 여자가 말도 없이 에단의 몸을 만졌다고.”그러고는 윤세나를 향해 소리쳤다.“이 미친 여자야. 바른 대로 말해.”클로에가 뭐라든 신경도 쓰지 않고, 윤세나는 현민호의 옆에 앉았다.가까이 얼굴을 들여다보며 걱정하는 모습으로 현민호의 어깨를 흔들었다.“괜찮아? 어떡해.”그는 아픈 와중에도 이를 악물고 윤세나를 어깨로 밀었다.“꺼져.”현민호는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정신을 놓으면 기절할 것 같아 호흡을 조절하며 일부러 눈을 떴다.보고 있던 클로에가 윤세나를 현민호에게서 밀쳐냈다. “물러나.”밀려서 엉덩방아를 찧은 윤세나는 클로에의 머리를 잡았다. 조용하던 해변가가 아수라장이 되어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클로에는 그녀의 아버지가, 윤세나는 최강현이 떼어냈다. 최강현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변하며 화가 난 것을 숨기지 못했다.화가 나 어쩔 줄 몰라 하며 최강현은 윤세나의 팔을 잡아끌고 호텔 방향으로 걸었다. 윤세나는 당황하지도 않았고 얼굴색 하나 변하지도 않았다.겨우 정신을 차린 현민호는 배를 잡고 최강현을 쫓아갔다.보기 싫은 최강현의 뒷덜미를 잡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야, 마누라 단속이나 잘해.”열한 살 많은 형에게 맞기만 했던 현민호는 더는 참지 않았다.최강현 위에 올라타 주먹질을 시작한 현민호는 사람들이 말릴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사람들이 자신을 떼어내고 최강현이 일어나자 긴 다리로 복부를 세게 걷어찼다. “이건 윤세나 대신 맞으라고.”최강현의 얼굴 코와 입술에서 피가 터져 엉망이 되었다.꼼짝 못 하고 맞기만 한 최강현은 말없이 윤세나를 끌고 호텔로 돌아갔다. 돌아가면서도 윤세나는 뒤를 돌아 현민호의 모습을 확인했다.그 뒤로 최강현은 현민호를 물리적으로 괴롭히지 않았다.윤세나는 형제간의 주먹질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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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화

윤세나는 어둠에 잠긴 도심을 비행기 창에 기대어 바라보았다. ‘사랑하는 남자와 살고 싶은 것이 뭐 잘못인가?’단우와 단하 커플은 사이도 좋고 행복해 보였다.넓은 좌석인데도 옆 사람과 가까이 있기 싫어 모로 앉았다. 옆자리의 최강현을 곁눈질로 슬쩍 쳐다보았다.‘허, 가관이네.’입술이 터지고 눈에 멍이 든 모습이 혼자 보기 아까웠다.더 가관인 것은 열한 살 어린 동생을 폭행으로 고소하겠다고 소리를 지르며 난리를 쳤던 장면이었다.고모인지 엄마인지 알 수 없는 아주머니가 서른 넘은 남자를 달래는 모습도 기괴했다.‘왜 나한테 화를 안 내? 그럼 사과하고 바로 정리하려는데.’‘여행 잘 왔네. 우리 집은 이상한 집도 아니었어.’‘저런 이상한 집안 꼴도 보고. 자기 아들 명치 맞고 고꾸라진 거는 괜찮은가.’…윤세나는 선진생명의 차녀였다. 선진생명은 현금이 있었고, 투자 결정에 발언권이 있는 선진 그룹의 핵심 기업이었다. 퇴직연금에도 뛰어들어 사업은 확장일로였다.이혼한 후 세나 엄마는 딸 둘을 데리고 아이들과 유학길에 올랐다. 명망 있는 가문들 사이에서 태어난 윤세나의 일탈은 교민들 사이에서도 이슈였다.어린 세나는 부모의 이혼을 받아들이지 못해 방황을 시작했다.엄마 집안에서 돌보려 애썼지만 결국 윤세나는 약물로 치료 감호를 받게 되었다.애정결핍인 윤세나는 연애를 시작하면서 남자 친구들의 집에서 지내기도 했다.집안에서는 걱정했지만, 윤세나는 사랑이라고 했다. 선진에서는 보험계리사가 되기를 원했지만, 윤세나는 자신이 꿈꿔 온 대로 아트스쿨에 진학했다.일 년 전, 화가인 남자 친구와 함께 있다가 집안의 경호원들이 찾아와 결국 귀국했다. 사실상 잡혀 온 것이나 다름없었다.한국에서는 가출이라 불렀지만,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있는 것이기에 세나는 집안에서의 반대를 이해할 수 없었다.고민 끝에 아버지는 더는 엄마에게 맡겨 둘 수 없다고 판단했다. 돈 끊겠다고, 정신과 치료받게 하겠다고 협박해서 귀국시켰다. ‘겨우 내놓은 대책이 맞선이라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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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화

현민호는 회사 공지를 읽어 내려갔다.머리가 지끈거렸다. 하지만 가슴은 묘한 흥분이 올라왔다.‘긴 싸움의 시작에 나의 모든 것이 걸려 있다. 물어봐. 그것도 세게. 비겁한 최강현.’‘전처럼 주먹질로 끝나지 않을 테니.’‘최강현은 싫다는 다니를 왜 데려갔을까?’그는 연애도 비즈니스처럼 해왔다. 형들에게 최강현은 파트너로 만나는 여자들은 있다고 들었다.다니는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았다.유부녀와 바람났던 전력이 있는 것은 알지만 다니는 최강현이 좋아할 타입은 아닌 것 같았다.문득 현민호는 식당에서 다니를 바라보던 최강현의 표정이 떠올랐다. ‘아 젠장.’‘최강현 너는 사랑 같은 거 싫어하잖아. 나를 하찮게 본 것도 사랑에 목매는 것을 한심해한 이유도 있었잖아.’갑자기 답답함이 올라왔다. 현민호는 슈트를 벗어 던지고 샤워실로 들어갔다.물을 맞으며 고개를 들고 눈을 감았다.갑자기 다니가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았다.‘돌아갈까. 다니에게 가서 당장 키스라도 퍼붓고, 그놈과 마주 앉았던 벌을 받자고 할까.’‘다니는 내 여자니까.’다니가 안아 달라고 말할 때, 그리고 둘이 몸을 붙이고 서로의 눈을 볼 때,우리는 여전히 사랑하는 사이라는 것을, 이제 못 헤어진다는 것을 알았다.수줍어하는 다니의 표정과 가는 허리를 비틀 때가 떠올라 몸이 반응했다.‘다니야, 보고 싶다. 다시 예전처럼 너와 함께 같은 침대에서 일어나고 싶다.내 팔을 베고 내 가슴에 숨을 내쉬어 머릿속을 간지럽히던 순간이 그리워.’'우리가 헤어지지만 않았다면 너도 그런 선택은 하지 않았겠지.'‘다니야, 사랑해. 어떤 놈이라도 너를 가지게 하고 싶지 않아.’물을 차갑게 하여도 몸과 마음이 식지 않았다.…현 본부장은 포럼의 참석을 위해 준비를 시작했다.다니가 넣어준 키트에는 남성용 비비크림과 컨실러가 있었다.‘흉터를 가리라는 건가.’피식 웃으며 현민호는 키트를 한쪽으로 밀었다.‘은근히 일 잘한다니까. 귀여운 눈을 해서는…다니야, 넌 내 집에 불을 내도 용서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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