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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나의 첫사랑의 아이: Chapter 51 - Chapter 60

78 Chapters

51화

메달의 주인을 확인하기 위해 현민호의 집으로 연락이 갔다. 다음 날 아침 대전으로 변호사가 내려왔다. “현민호가 준 메달을 김보라가 훔쳤고 돌려주려고 다시 찾았다?” 경찰이 진술을 정리했다.“주인은 물건을 돌려받기를 원하고 신다니엘 양과 김보라 양을 용서하기로 했습니다.하지만 저희 의뢰인인 현민호의 보호자는 이 집안과의 어떤 교류도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다시 한번 개인의 신변에 위해를 가하거나 거짓 루머를 만들 경우, 강력한 손해배상과 모든 법적 대응을 할 것입니다.”연휴가 지난 후, 다니는 교문 앞에 서서 일찍부터 민호를 기다렸다.검은 자가용이 서고 뒷자리에서 긴 다리가 튀어나왔다.‘민호다.’다니가 다가서려는 순간 현민호의 곁에 기사가 따라붙었다.머리를 바짝 밀고 얼굴이 부어 있었다.그리고 그는 평소 매던 더플백이 아닌 책가방을 맸다.그날부터 민호는 다니와 말도 하지 않고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질투하게 하려면 외모를 가꿔라.’어제 저녁 술을 마신 친구들이 최강현에게 준 조언이었다. 영 현민호가 반응이 없었다.셀레나에서 최강현은 스케줄을 확인했다.마주 보는 자리에서 신다니는 말없이 카푸치노를 마셨다.‘어쩌겠나, 이게 일이라던데. 맛은 있네.’최강현은 침묵의 시간이 끝나고 다니에게 물었다.“금요일 우리 회사 유일한 모델일 수 있는데 머리가 좀, 신발도…”다니는 머리를 손으로 쓸어내렸다.‘아침에 고데했는데 커트만 하고 펌 안 한 거 티 나나? 펌이 좀 비싸야지.’“다니엘 씨, 걱정하지 말아요. 오늘 두 시에 4층에 유명한 헤어디자이너 예약해 뒀으니.”‘이 사람은 사람 속을 읽나 보다. 조심해야 하는데 쉽지 않아.’“네.”“신발 사이즈?”“240입니다.”“미용실 끝나고 소렌토로 가 봐요. 괜찮은 거 많을 테니.”“네.”“잊지 마요, 우리 회사 대표로 사진 찍힐 수도 있어요. 까사우모보다는 플로렌스의 규모가 크던데 행사 준비에 대한 디자이너로서 의견은 어때요?”“네, 맞습니다. 실질적인 매출이 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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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화

다니는 진짜 보석으로 된 머리핀은 처음 받았다. 작고 예쁜 진주 핀이 마음에 드는데 오히려 민호에게 화가 났다. 며칠 밤을 어린 지젤처럼 진주 핀을 만지작거리며 가지고 놀았다.‘좋은 건지 서운한 건지.’서정은과 다니는 사진을 보면서 이름과 부서 이름을 외웠다. 사진을 보며 서정은이 물었다.“오호, 현 본부장님, 모델이야?”다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14층에서는 여직원들이 우리 복지라고 불러. 출근할 때 힘난다고.”네 명의 본부장이 차례로 들어왔다.“안녕하십니까. 본부장님.”다니는 서정은이 일어서자, 같이 일어나 인사를 했다.드디어 세 번째 평소와 다른 현 본부장이 등장했다.윤기 있는 회색 드레스 셔츠를 입고 단추를 하나 푼 상태였다. 자연스럽게 앞머리를 살짝 내리고 들어선 모습에 서정은이 다가섰다.“안녕하십니까. 본부장님. 이쪽으로 가시죠?”현민호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어 거절의 표시를 했다.민망해진 서정은은 곧이어 들어온 이사에게 인사했다.“집무실 안쪽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왜 저렇게 예쁘게 하고 있는 거지.’‘나 미친 놈인가. 보기만 해도 떨리고 둘이 다 아는 사이인데.’'다니를 이곳에 계속 두면 안 되는데.' 성질 같아서는 손목 잡고 나가고 싶었다.“다니 씨, 오랜만이네요.”현민호가 다니를 뚫어지게 보고 머리핀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아, 머리핀. 지금 자기 기다린 줄 알 거 아냐.’다니가 머리핀에 손을 올려 핀을 풀었다. 던지고 싶었지만, 망가질까 손에서 살짝 떨어뜨렸다.“왜? 내가 다시 해 줄까?”집무실에서 나온 서정은이 입을 떡 벌렸다.‘자극하려 했지만 이렇게 바로… 눈치 보더니 갑자기 왜 이래?’다니가 크고 말간 눈을 굴렸다.현민호는 키스하고 싶고 만지고 싶어졌다. 다니의 손을 펴게 하고 손바닥에 핀을 놓아 주었다.현민호는 놀란 서정은을 보자 정신이 들었다. “아, 우리 동창이에요. 오해하지 말아요.”현 본부장이 어색하게 미소를 지었다.‘뭐지? 하긴 다니 씨가 좀 예쁘긴… 유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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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화

자선 행사 갈라 쇼는 처음이었다.최 본부장이 직접 운전했고 다니는 조수석에 앉았다. “원래는 신 비서가 할 일인데 운전 전혀 못 해요?”“죄송합니다. 장롱면허예요.”“낮에 연습하러 보내줘요?”“차가 없어요.”“사면 되지?”“...”저런 사람에게 뭐라 대답해야 할까. 민호는 워낙 다니 자신 때문에 돈에 대한 간접 경험이 있었는데 최강현은 아닌 거 같았다.장 실장은 리셉션에서 자리를 확인하고 먼저 도착한 인사들을 확인하고 있었다.역시 쉬운 일은 없었다.장 실장이 하는 수행 비서 일은 다니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 같았다.‘나처럼 타고난 색감의 소유자는 역시 디자이너가 딱이지.’진행요원이 다가와서 두 사람을 포토월로 데려갔다.다니는 입구에서 다시 한번 최 본부장의 차림을 확인해 주었다.“최 본부장님, 저 보세요.”다니는 넥타이와 포켓 스퀘어를 확인하고 조심스레 상사의 귀밑머리를 뒤로 넘겼다.“멋있으세요. 이대로 자신감 있게 웃으세요.”늘 모델들에게 하던 말이었다. 그리고 오늘 최 본부장은 나이에 비해 젊고 잘생긴 사람은 맞았다.최 본부장이 팔꿈치를 접어 올리며 다니를 보았다.다니는 우아한 하얀 팔을 최강현의 팔에 얹었다. 발레하듯 사뿐사뿐 걷는 다니의 발에 금색 샌들은 낮지만 아름다웠다.최강현의 키를 고려해 일부러 5센티미터 굽을 골랐다. 두 사람은 짧은 홍보용 레드 카펫을 걸었다. 두 사람이 촬영을 마치고 걸어 내려온 후 다니는 촬영기사들의 표정으로 사진이 잘 나온 것을 알았다.그녀는 백에서 손수건을 꺼내 최 본부장의 이마를 톡톡 두드렸다.“무슨 수건이에요? 잘 닦이네.”“아, 아이 가제 수건이에요. 잘 닦여요. 많이 사두어서 쓰는 데 요긴해요.”“손수건도 업무용으로 사줄게요.”“이거 괜찮다니까요. 본부장님 보필할 때만 다른 거 쓸게요.”“그냥 그거 써요. 싫다는 것은 아니고.”사실 최 본부장은 부드럽고 느낌도 좋은 손수건을 타박하려는 것은 아니었다.고맙다는 말 대신 사준다고 말했다.최민주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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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화

‘민호의 어머니를 여기에서 만나다니.’다니는 순간 자신을 데려온 최강현이 원망스러웠다.“최 상무, 네 비서니?”“네, 그렇지만 다시 부서 이동할 수도 있으니 신경 쓰지 마십시오.”“그래, 여비서 두지 말라니까 말을 안 듣니.”‘민호 어머니가 나를 못 알아보고 있어.’다니는 더 고개를 숙였다. 눈을 보면 자신을 기억할 수도 있었다.‘짙은 안경 때문일까. 아, 헤어스타일. 그리고 6년의 세월이 지났다. 낡은 티셔츠를 입은 모습과 화려한 차림. 다행이야.’최민주는 다니의 집에서 잠시 이야기한 것 말고는 다니의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민호와 헤어지고 아이도 생겨 마음고생으로 인생 최저점 몸무게였다. 웨이터가 나타나지 않자 최 본부장이 직접 의자를 빼 주었다.다니는 목례를 하고 눈을 피하며 고개를 숙인 채 앉았다.“고모님, 에단이도 여비서 있는데요.”“임은영은 만나 봤어. 그 비서는 괜찮다. 나이도 많고.”다니는 더 긴장이 되었다. 비서 이름까지 외우다니…“쯧쯧, 최강현 맞는 거냐. 비서 의자나 빼주고. 너나 앉아라. 최 전무 비서는 자리 좀 비켜줄래요.”‘살았다.’다니는 벌떡 일어서서 꾸벅 인사를 했다. 반대쪽 연회장 입구를 향해 몸을 돌렸다.최강현은 얼굴 보고 나가 있으라고 하려 했으나 다니는 벌써 일어서서 도망가고 있었다.그런 모습을 보니 괜히 마음이 안 좋았다. 저 여자를 왜 데려와서 이런 일을 겪게 하는 건지 자신도 이해가 안 되었다.더 말하면 최민주를 자극한다. 최강현은 찬물을 들이키고 문자를 했다.[장 비서, 다니 씨와 같이 식사해요]최민주는 최강현이 평정을 유지하려 애쓰는 것을 빤히 보고 있었다.…다니를 찾아왔을 때는 그래도 민호를 걱정하는 어머니 같아 보였는데 지금 최민주의 눈빛은 달랐다.더러운 것을 보는 듯 흐려지며 경계하는 눈이었다. 안경 뒤로도 확연한 시선을 직접 보았다면 마음의 상처가 더 심했을 것이다.책에서나 보던 ‘경멸’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직업이 비서라고 저렇게 대하는 걸까.‘그때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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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화

애프터파티가 시작되었다.사람들은 소그룹을 이루어 대화를 시작했다. 다니는 정신을 차리고 돌이켜 보니, 최민주 여사가 내보내 준 것이 고마울 지경이었다. 더 오래 있었다면 최민주가 알아볼 수도 있었다. 그리고 푸른색 커플과 마주 보고 앉았다면 이성의 끈을 놓지 않았을까.장 실장이 붙어 있어 별말도 못하고 흰밥을 꾸역꾸역 먹고 진통제 두 알을 먹었다.지난번에는 마음이 아픈 거라 약이 들지 않았고, 이번엔 가슴이 조이고 시리게 아픈 거라 약효가 있을 거라 기대하며 먹었다.‘약이 효과가 있나, 야경이 효과가 있나.’발코니에서 도심의 야경을 보고 있자니 세상이 아름다웠고 약도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고등학교 시절 현민호와 헤어질 때 다니는 집 앞까지 찾아가서 그를 잡은 적이 있었다.“미안해, 민호야. 난 네 편이야. 네 메달 찾아주려고 그런 거야. 사실 나도 너 좋아해.”“나 연희대 가야 해.”그 말만 하고는 민호는 정말 바람소리가 나게 뛰어갔다.다니는 슬퍼서 울면서도 같은 대학을 준비했었다.나중에 알고 보니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유학을 가거나, 헤어지고 연희대에 진학하는 것이 선택지였다.후자를 택했고 자기가 진학할 대학을 일부러 말한 남자였다. 그리고 진짜 해냈다. 물론 삐진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아마 그때 일은 지금도 서운해하고 있을 것이다.그래서 민호가 지금처럼 굴어도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하, 그렇다고 다른 여자하고 팔짱을 끼고 약혼녀가 계셨어. 그래 너 잘났다.’샴페인만 한 잔 더 하고 퇴근하기로 했다. 최강현이 9시에는 가라고 했으니 시간도 있었다.다니는 현민호와 민리나를 볼까 봐 피해 있었다.최강현은 친구들에게 잡혔는데, 다니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 다니와 모르는 사람처럼 굴기 시작했다. ‘파혼 대기 현민호’‘고모 보이 최강현’‘집안 꼴 잘 돌아간다.’‘아 맛있다. 샴페인이 정말 맛있어.’갑자기 좋은 향수 냄새가 나며 발코니 옆 의자에 누군가 앉았다.금테 안경을 쓰고 서른 초반이나 되어 보이는 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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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화

“빨리 가서 잠이나 자.”현민호가 목에 감긴 팔을 떼어내자, 민리나는 입을 삐죽였다.“오빠 내 거 하자.”“꼬맹아, 술주정 그만해.”현민호가 차 문을 닫은 후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멀리 보이는 다니와 잠시 마주 보았다. 움직임이 없는 그는 라니의 차가 사라질 때까지 제 자리에 서 있었다.크라바트는 빼고 셔츠 단추를 두 개 풀고 소맷단은 팔꿈치 아래까지 접어 올린 모습이었다.무표정한 그가 천천히 다니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지나쳤다.“허, 술이 다 깨네. 너한테 나는 뭐니? 우리 저쪽에서 이야기 좀 하자.”호텔로 걸어 들어가는 그가 멈추어 섰다.“우리 가든의 벤치로 가.”다니의 말에 현민호는 말없이 그녀를 보았다.“거기가 가깝고 어두워.”다니가 앞서 걸었고, 거리를 두고 현민호가 따라 걸었다.조명 빛이 닿지 않는 벤치 앞에 마주 서자 다니가 입을 뗐다.“민호야, 고개 좀 숙여 봐.”“왜.”“그 여자한테는 허리도 숙여 이야기하던데 볼 키스도 하고.”“오해하지 마. 동생이야.”현민호는 허리에 한 손을 얹고 몸을 비스듬히 하고 서 있었다.큰 키에 웃지 않으면 냉정해 보여 다가서기 쉽지 않은 사람처럼 보였지만,다니에게는 익숙한 모습일 뿐이었다.다니는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주먹을 쥐고 있는 힘껏 가슴을 내리쳤다.한 번, 두 번, 세 번…손목을 잡은 현민호가 눈을 부릅떴다.“미쳤어? 누가 보기라도 하면 어쩌려고.”“뭐?”“술 취해서 이러는 거야?”“저 여자 누구야. 뭐라도 되냐고.”“쟤는 그냥 동생이고 팬이라고.그러는 너는 유정우하고 그냥 오빠고 팬이라면서.”다니는 입술을 물고 다시 가슴을 때리려 했으나 두 손 모두 현민호에게 잡힌 상태였다.“나쁜 놈, 나쁜 놈…”“다니, 너 이럴 자격이나 돼? 노래는 왜 부른 거고? 최강현은 왜 따라와.”“뭐? 자격? 내가 최강현을 왜 따라왔겠어? 몰라서 물어?”“...”“설마 내가 최 여사와 니들 노는 꼴을 보고 싶어 왔을 것 같아?”“다니야, 나 사업하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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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화

최강현은 고모가 한 무례를 처음 본 것은 아니었다.하지만 자기 비서에게 한 행동은 자신을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동안 측근을 내 사람이라고 불러왔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장 비서 말 들어보니 만찬 후 집에 가고 싶다고 했다는데, 여린 여자가 충격이 컸을 것이다.고모 앞에서 한마디 했다가는 다니에게 좋을 것이 없어서 보고만 있었지만, 자신이 비겁한 남자 같았다.‘눈에 밟힌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다니는 다른 여자들과 다르게 드레스를 입지 않았다.밝은 밤색의 단발 머리가 반짝거리고, 갈색의 큰 눈을 굴려 가며 주변과 사람을 경계하듯 보는 것도 귀여웠다.최강현이 신다니를 자신의 뒤에 세웠다. 하지만 최강현의 친구들은 그를 지나쳐 다니에게 직접 다가갔다.“성함이 어떻게 되세요?”“신다니엘입니다.”“이름이 아름다우시네요.”“네?”다니가 하얀 이를 붉은 입술 새로 드러내며 웃자, 강현 주변의 남자들이 술렁였다. 데스크 미소를 지으려다 힘든지 입꼬리를 올리려다 말고는 했다. 그때마다 쓸쓸해 보이는 미소가 인상적이었다.최강현은 주위를 둘러보며 경계를 시작했다. 사람들은 리셉션 때부터 다니를 알고 싶어 한 눈치였다.현민호 옆의 민리나보다 제 파트너인 신다니가 더 미인으로 보였다.‘현 본부장 속 쓰리지. 얼굴만 봐도 다 알아.’“다니 씨, 9시까지만 있어요.”최강현은 9시에 다니를 데려다줄 참이었다.“네.”여자는 귀찮게 하는 사람들을 뚫고 어디론가 갔다. 얼핏 보니 발코니에 앉아 밖을 보고 있었다.‘샴페인 좋아하나. 좋은 것 좀 사줘야겠네.’‘야경 좋아하나 본데… 다음엔 다른 곳을 데려가야겠네.’최강현은 9시까지 대화를 정리하고 다니를 데려다주러 일어났다.그때 여자가 노래를 시작했고, 누군가 바로 이어서 반주를 시작했다.다니는 ‘플라이 투 더 문’을 부르고 있었다. 자신을 사랑해 달라는 듯 달콤한 목소리가 술기운이 오른 최강현의 마음을 촉촉하게 만들었다.다니의 목소리를 따라 열린 발코니 앞으로 사람들이 모였다.박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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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화

다니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좋아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들어섰다.힘들어도 버티니 이렇게 즐거운 날도 왔다.좋아하는 스파게티와 피자를 먹으며 시원한 맥주도 시켰다.피곤한 동하가 엄마의 품에서 눈을 감고 있었다. 다니의 손에서 아이가 미끄러지자, 정우가 손을 내밀었다.“줘 봐. 내가 안을게.”“고마워요.”유정우에게는 무언가 바라지 않는 친절, 오직 그만의 따뜻함이 있다. 그리고 자신이 받은 친절을 고마워하고 오래 기억해 주는 사람이 유정우였다.대학교 1학년, 다니의 오피스텔 근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를 만났다. “다니엘이구나.”“선배님.”흰 트레이닝복을 입고 편의점 조끼를 입어도 멋있는 선배였지만, 다니에게 그는 가수이거나 가수 지망생이어야 했다.그가 반갑게 인사했고 둘은 편의점 테이블에 앉았다.“반갑다.”“저도요, 전에 있었던 일은 사과하고 싶어요. 제 마음도 늘 괴로웠어요.”“아, 위안이 되네.”피식 웃는 그의 모습에 분위기가 편해졌다. 다니는 용기를 내어 작은 소리로 물었다.“선배, 집안이 어려워졌어요? 가수 하셔야죠.”“나 휴학했고, 연예인도 몸이 아프니까 잘 안 되는 거 같아서… 왜 그런 눈을 해?엄마 편의점인데 일 배우래. 취업은 못 할 테니.나 별로지?”그는 씁쓸한 표정으로 일어섰다.“현민호는 지금도 여전하나?”“헤어졌어요.”다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을 알지만 자신의 안타까운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그의 슬픈 표정에 조금이라도 자기 책임이 있을까 싶어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다리가 민호 닮았나 보네. 다섯 살이 뭐 이리 길어.”효은이는 자신이 말하고도 놀라 멋쩍게 웃었다.“이모, 나 헌미노 닮았어?”동하가 잠에서 깨 눈을 뜨며 물었다. 효은이가 당황해하며 다니를 보았다.“음. 한 번 말해 줬는데 기억하네. 동하 다리는 나 닮아 긴 거야. 엄마 닮아. 알았지. 신동하.”“어.”효은이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단순해서 다행이라고 여기며 안도했다.동하는 자다 일어나서도 피자를 맛있게 먹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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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화

아침에 일찍 일어난 현민호는 걷고 뛰기를 반복하며 달렸다.선글라스를 썼어도 아침 햇살이 눈이 부셨다. 일이 많아져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시간이 될 때 15분만 조깅을 했다.현민호는 땀이 솟을 때 느끼는 황홀한 감각, 고통을 넘어서는 기쁨을 좋아했다. 사는 곳이 26평이라 단지에서 가장 작지만, 여러모로 마음에 들었다.피트니스 시설도 좋고 단지 내를 러닝해도 괜찮았다. 운동을 마치고 걸어오면 초등학교 버스들이 정문 앞으로 많이 들어왔다. 초등학교가 멀리 있다더니 그래서 사립초를 보내는 것 같았다. 다니의 아이도 그렇게 보낼 요량이었다.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은 일주일에 두 번만 해도 몸이 유지되었다. 아버지 유전에 감사하는 것이 하나 있기는 했다.바쁘기도 했지만, 몸을 무리하면 가슴팍이 아팠다. 다니의 작은 손에 맞은 자리에서도 옆구리로 통증이 번졌다.다니는 흉터를 보았지만, 옛날의 건강한 현민호로 알고 있을 것이다.“그래도 잠자리는 변함없이 잘할 수 있을 거 같은데…”아침부터 실없는 소리를 하며 샤워기 물을 틀었다.다니가 유부녀가 아니고, 다시 자기 곁에 있는 줄 알면 어머니가 무슨 일을 할지 모른다.다니뿐 아니라 자신에게도.하지만 승부욕도 육체의 욕망들도 다시 살아난 아들을 기뻐하지 않는 어머니를 이해할 수 없다.‘정신과 약을 먹으며 시키는 대로 살기 원하는 걸까.’…다니의 머리핀을 양복 안주머니에 넣었다. ‘우연이라도 널 보고 싶다. 사과는 어떻게 해야 하나. 임 주임에게 물어볼까.’기정준은 사실상 패션사업보다는 대영의 회계와 재무 파악에 집중했다.대영에서 최강현이든 현에단이든 본부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는 것은 간단했다. 대표 자리를 차지하고 구조조정을 하면 되었다.그 전에 실적을 내야 한다. 방법은 간단하지만 시간이 걸린다.현민호는 기정준의 출근 전 임 주임을 불렀다.“좋은 아침입니다. 본부장님.”“네. 내가 신다니 씨를 한 번 봐야 하는데 방법이 없습니까?”임 주임이 들으라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사모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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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화

임 주임은 월요일에는 최 본부장이 CK에 나간다는 것을 알았다.서정은과 신다니와 마실 커피를 석 잔을 사서 최 본부장실을 방문했다.리모델링한 14층보다는 임원실로 만든 공간이 더 좋기는 했다.“다니 씨는?”“매일 최 본부장님이 셀레나에서 커피 타임 때 같이 마시며 하루 일정을 확인해요. 지금 그 시간이에요.”서정은의 서운한 표정을 눈치채고 임 주임이 다독였다.“그런 거 부러운 거 아니야. 그냥 일만 편하게 하고 오래 다니는 것이 최고지. 내 말을 믿어.”“그런가요?”“그럼, 다니 씨는 정은 씨가 부러울걸.”서정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임 주임하고 대화를 하면 묘하게 설득이 되었다.“다니 씨는 어차피 디자이너야. 여기 오래 안 있을 테니 지금을 즐겨.근데 왜 다니 씨가 본부장님하고 커피 마시러 같이 가?”“최 본부장님 마음이죠. 뭐. 다니 씨는 처음이라 그런가보다 하고.”“그럼, 오늘은 다니 씨가 시간 있지. 본부장님이 CK로 가시면.”“아마 다니 씨를 데리고 가실 걸요. 왜 그러시는지. 대영에서 채용한 비서를 다른 회사로 데려가셔도 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다니 씨는 운전도 못 해서 본부장님이 차로 모시고 다니는 중이에요.”“내 말 믿어. 부러울 일이 아니에요.”“큿”서정은도 그 부분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현 본부장님은 어때요?”“그런 사람을 그림의 떡이라고 하지.”“네?” “그 떡을 누구도 먹을 수가 없어.”“그건 왜요?”“어머니가 떡 주인이야. 잘생기면 뭐 하냐고. 일만 하고 놀지도 못하고.”“우리 팔자가 딱이야.”“정말 맞네요. 하하"임 주임은 친절하게 남은 한 잔도 보냉컵에 넣어주고 나중에 마시라고 하고 나왔다.‘여기 분위기도 심상치가 않네.’최강현, 최민주… 외가인가. 현 본부장님은 일을 시키려면 다 말해줘야지.신다니를 한 번 만나야겠어.…최강현은 촉촉해졌던 마음이, 다시 건조한 마음으로 돌아온 것 같아 마음이 홀가분했다.여기까지 올라오기 위해 고모의 비위를 얼마나 맞추었던가.하지만 노래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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