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선주문을 이용한 악성 차지백 환불 사기(?)까지 말끔하게 간파해 낸 다음 날. 나는 1평 남짓한 소박한 약재상 바닥을 쓸며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자고로 오프라인 매장이든 온라인 스토어든, 무리하게 사업 볼륨을 키우다가는 대기업의 문어발식 횡포와 프랜차이즈 규제에 휘말려 정체성을 잃고 파산하기 십상이다. 나처럼 골목상권의 순수 오가닉 독립 점포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글로벌 자본의 침공으로부터 내 자산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오늘도 내 땀방울의 가치가 담긴 정품 8실버를 확인하려는데, 약재상 앞마당에 제국 상업 연합의 최고급 마차 백여 대가 줄지어 서더니, 대륙 전역의 유통망을 지배하는 ‘제국 상업 연합 의장, 율리우스 후작’이 수백 명의 인테리어 기술자들을 거느리고 들이닥쳤다. 대륙의 모든 상점 허가권을 쥐고 흔들던 오만한 유통 황제 역시, 전생의 파멸을 마주하고 피눈물을 흘리며 돌아온 지독한 회귀자였다.의장은 약재상 문이 열리자마자 들고 있던 황금빛 도면 상자를 바닥에 내팽개치고 넙죽 엎드려 무릎을 꿇었다. 상자 안에는 제국 상업 연합의 공식 직인과 함께, 대륙 3대 왕국에 동시 개설되는 ‘엘리아나 약재상 1,000호점 가맹 개설 허가서’가 번쩍이고 있었다."성녀 마마……! 아니, 엘리아나 마마! 대륙의 모든 상권을 쥐고 거드름을 피우던 이 천벌 받을 장사꾼이 이제야 마마의 발밑에 기어왔나이다! 전생의 지독한 죄를 씻기 위해, 마마의 이름을 딴 약재상 체인점 1,000개를 대륙 전역에 무료로 개설해 드리고자 왔나이다! 가맹비, 교육비, 로열티는 영원히 전액 면제이며, 최고급 인테리어 비용과 직원 인건비까지 상업 연합에서 무상으로 전액 지원하겠나이다!"의장이 바닥에 머리를 쿵쿵 찧으며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그의 절박한 오열 너머로, 전생의 그 비참했던 장마철의 기억이 피빛으로 스쳐 지나갔다.전생에 엘리아나가 대공가에서 쫓겨난 뒤, 가난한 민중들에게 상비약을 보급하기 위해 수도 변두리에 작은 ‘약초 노점 분점’을 딱 하나 더 개설하려 했
آخر تحديث : 2026-07-23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