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 엘로라는 참지 못하고 벽장 밖으로 뛰쳐나왔다. “아가씨, 안 돼요!” 로웰이 비명처럼 외쳤지만 이미 늦었다. 사내의 시선이 그녀를 향해 돌아갔다. “…역시, 여기 계셨군요.” 그가 천천히 다가오는 순간, 문밖에서 낯익은 발소리가 폭풍처럼 밀려들었다. 칼리안이었다. 그는 순식간에 사내의 검을 쳐내며 그 앞을 가로막아 섰다. “내 사람에게 손대는 자는, 누구든 용서하지 않는다.” 서늘한 그 목소리에 사내는 주춤 물러섰지만, 곧바로 창문을 통해 몸을 던져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칼리안이 곧장 엘로라를 끌어안았다. “괜찮아? 다친 데 없어?” “괜찮아요, 저는.” 그는 그제야 안도한 듯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그 순간, 바닥에 쓰러져 있던 로웰이 힘없이 그녀를 불렀다. “…아가씨.” 엘로라가 놀라 돌아보자, 로웰의 옆구리에서 붉은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 “유모!” 엘로라가 달려가 무릎을 꿇었다. “괜찮아요, 아가씨… 그냥 스친 것뿐이에요.” 로웰의 목소리는 애써 태연했지만, 손끝은 눈에 띄게 떨리고 있었다. 칼리안이 즉시 의원을 부르라 소리쳤다. 로웰은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도, 엘로라의 손을 꼭 붙잡았다. “아가씨, 아까 말씀드리려던 게 있었죠.” “지금은 그런 얘기 하지 마, 유모. 우선 치료부터…” “아니요, 지금 꼭 말씀드려야 해요.” 로웰은 힘겹게 숨을 고르며 말을 이었다. “그 펜던트 안쪽에, 작은 걸쇠가 있어요. 그걸 열면…” 그녀의 목소리가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다. “열면, 뭐가 있는데.” “…그 안에, 진짜 중요한 게…” 로웰의 눈이 서서히 감겼다. “유모! 유모, 정신 차려!” 엘로라의 다급한 목소리가 밤의 침실 안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의원들이 황급히 뛰어 들어왔다. * 의원은 서둘러 로웰의 상처를 살폈다. “다행히 급소는 피했습니다. 하지만 출혈이 심해서, 당분간은 안정이 필요합니다.”
Last Updated : 2026-07-3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