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고 쪽이었습니다. 그것도, 오래된 문서들이 보관된 구역과 가까운 곳이요.” 엘로라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간밤의 꿈속, 낯선 여인의 얼굴이 다시 떠올랐다. “…혹시.” 그녀가 낮게 중얼거렸다. “그 사람이, 뭔가를 찾고 있었던 걸까요.” 세 사람은 곧장 서고로 향했다. * 서고 도착 후, 오래된 책장들 사이. 먼지가 살짝 흐트러진 흔적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 누군가 다녀간 것 같습니다.” 단테가 바닥을 살피며 말했다. “이 구역은, 오래된 귀족 가문들의 계보가 보관된 곳이죠.” 칼리안이 서가를 하나씩 살펴보았다. “없어진 문서가 있나.” 서고지기가 다급히 달려와 목록을 확인했다. “…한 권이 빠져 있습니다.” “어떤 문서지.” “‘사라진 대공가’라는 제목의 낡은 계보서입니다.” 엘로라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대공가요?” “정확히는, 오래전 몰락한 어느 대공 가문의 기록입니다. 워낙 옛일이라, 저도 자세히는 모릅니다.” 칼리안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갔다. “누가, 왜 그런 오래된 기록을 훔쳐갔지.” “짐작 가는 게 있으십니까?” 단테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칼리안은 대답 대신, 엘로라를 바라보았다. “…엘로라.” “네.” “어제 꿨다던 꿈. 다시 한번 자세히 말해줄 수 있나.” 엘로라는 잠시 망설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은발의 여인이었어요. 눈동자가, 이상하게 저와 닮아 있었고요. 손을 내밀었는데, 닿기 전에 사라졌어요.” 칼리안은 오래도록 침묵했다. “그 얼굴이, 혹시.” 그가 낮게 중얼거렸다. “…아니, 아직은 함부로 단정할 수 없지.” 로웰의 반응 그날 저녁, 엘로라는 로웰의 방을 찾았다. 늘 그렇듯, 촛불 하나만이 방 안을 밝히고 있었다. “유모.” “아가씨, 이 시간에 어쩐 일이세요.” 로웰이 웃으며 그녀를 맞이했지만, 엘로라는 그 웃음 뒤에 감춰진 미묘한 긴장을 놓치지 않았다. “물어볼
Last Updated : 2026-08-0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