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는 순간 심장이 멎는 듯한 충격에 고개를 들었다. 아버지는 수저를 내려놓고 상수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네?""지난번, 네가 그 여자를 찾겠다고 내 앞에서 달려 나갔을 때... 난 사실 기뻤다. 드디어 내 아들이 제 생각대로, 제 의지대로 사는구나 싶어서."아버지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상수의 영혼을 발가벗기는 듯한 일갈을 이어갔다."그런데 지금 너희 형제가 하는 말을 듣자 하니, 넌 여전히 문제를 피하려고만 하는구나. 상수야, 넌 예전부터 그랬지."상수는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붉어진 얼굴이 부끄러움 때문인지, 분노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내가 너 어릴 때부터 너에게 이것저것 물었을 때, 넌 항상 내 말이 맞다고만 했다. 난 네가 나한테 따져 묻기를 바랐다. 아버지 생각은 왜 그러시냐고, 내 생각은 다르다고 소리라도 지르길 바랐어. 하지만 넌 그저 순종하는 척하며 속으로 네 문을 닫아버렸지. 그것 또한 너의 비겁함이었다."상수의 주먹이 식탁 밑에서 떨렸다. 평생 '착한 아들'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갈등을 회피해온 자신의 본성이 아버지라는 거울 앞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상수의 머릿속에 과거의 수많은 장면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진로를 결정할 때, 전공을 택할 때, 심지어 사소한 반찬 투정조차 하지 않았던 어린 날의 자신. 아버지가 "이게 좋겠지?"라고 물으면, 상수는 그것이 질문이 아닌 명령이라 지레짐작하며 "네, 맞아요"라고 답해왔다.그것은 효심이 아니었다. 갈등을 견디지 못하는 나약함이었고,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기 싫어 아버지의 그림자 뒤로 숨어버린 비겁한 평화였다. 지금 혜연을 떠나온 것도 똑같았다. 자신이 가진 조향사로서의 명예를 잃을까 봐 두려웠고, 그녀를 지켜낼 능력이 없다는 비참한 민낯을 마주하기 싫어 '지켜준다'는 우아한 명분 뒤로 숨어버린 것이다.'아... 나는 한 번도 내 삶을 산 적이 없구나. 아버지 앞에서도, 그리고 혜연 씨 앞에서도. 나는 그저 상황이 나를 떠밀면
Zuletzt aktualisiert : 2026-08-29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