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로비의 자동문이 무겁게 열리는 순간, 혜연은 발끝에서부터 전신으로 차오르는 서늘한 공기를 느꼈다. 아침부터 햇살은 통유리창을 통과하며 눈부시게 부서지고 있었지만, 사무실 안의 공기는 마치 산소가 희박한 고산지대처럼 기괴한 압박감을 머금고 있었다.엘리베이터 앞에 모여 낮게 수군거리던 동기들이 혜연의 실루엣을 발견하자마자, 약속이라도 한 듯 썰물처럼 흩어졌다. 방금까지 왁자지껄하던 공명은 순식간에 기괴한 정적으로 치환되었고, 사람들이 떠난 자리에는 누군가 흘리고 간 씁쓸한 커피 향과 비릿한 냉소만이 앙금처럼 감돌았다. 혜연은 그 텅 빈 공간,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투명한 화살들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걸었다. 예전 같으면 심장이 오그라들어 발끝만 보았을 그 시선들이, 이제는 그저 뺨을 스치고 지나가는 건조한 마찰음 정도로 느껴졌다."어머, 저기 좀 봐. 아주 철갑을 두르셨네, 철갑을. 전신주라도 들이받으시겠어."탕비실 입구에서부터 공기를 찢고 나온 민지가 요란한 발소리를 내며 등장했다. 민지는 보란 듯이 혜연의 팔짱을 꽉 끼더니, 흩어지던 무리들을 향해 레이저 같은 눈빛을 노골적으로 쏘아댔다. 평소보다 한 톤 높은 그녀의 목소리가 복도를 울렸다."야! 너네 다들 뭐 하니? 여기가 무슨 해수욕장이야? 사람이 오면 파도처럼 쩍쩍 갈라지게? 너네 조상 중에 모세라도 있니? 아님 길 터주는 홍해 바다야?"민지의 엉뚱하고도 날 선 비유에 혜연의 입가에서 참지 못한 웃음이 푸흡, 하고 터져 나왔다. 그 작은 소리가 적막한 사무실의 긴장감을 균열 내며 파동을 일으켰다."웃어? 야, 박혜연! 너 지금 웃었어? 너 진짜 드디어 미친 거야? 아니면 독기를 너무 품어서 해탈의 경지에 이른 거야? 어머, 얘 이마 뜨거운 것 좀 봐! 입원해야 하는 거 아니니? 아무래도 이제 나사가 한 10개는 풀린 것 같은데."민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혜연의 이마를 짚어보는 시늉을 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혜연은 민지의 통통하고 따뜻한 손을 잡아 천천히 내리며 나직하게 속삭
Zuletzt aktualisiert : 2026-09-02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