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말을 못 하고, 눈만 붉히고 있는 나은을 안회장은 이미 눈치채고 있는 듯 했다.-혼자서 울지 말고, 울 거면 집 가서 선우 품에서 울어라-그의 말에 푹! 하고 웃음 머금은 숨을 터트려 버린 나은이었다.사랑꾼인 오빠 안서후 회장은, 이런 말이 전혀 부끄럽지 않은지 그 목소리가 진지하기만 했다.나은의 부모도, 그 외 가족들도, 나은 앞에서 입양에 관한 얘기는 거의 입 밖에 꺼내지 않고 살아왔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진정으로 나은을 친 딸처럼 친 가족처럼 생각해 주는 그들이었으니까.그 속에 있다 보면, 나은도 정말 처음부터 이 집에서 태어난 친딸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그러나, 꼭 한 번씩 외부인들로 인해 그 착각이 깨어지곤 했다.그들은 나은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살길 바라는 듯 늘 기억할 수 있도록 입을 놀렸다.그래도 괜찮았다. 집으로 돌아오면, 다시 따뜻하게 안아주는 부모님이 있었으니까..그런 부모님이 두 분 다 사라진 지금. 나은은 내심 불안함이 있었던 것 같다.예전에는 눈치라도 보던 사람들이, 이제 혼자가 된 나은에게 대놓고 입양아임을 인식시키려 함부로 떠드는 목소리가 잦아졌다.집으로 돌아오면, "아니야, 나은이 넌 내 딸이야" 하고 안아주던 부모님이 없어, 집에 와서도 입양아에 대한 자각이 무뎌지지 않고 날이 서 있는 듯했다.그런데,-당연한 거야. 너는 우리한테 딸이나 마찬가지다 나은아. 기죽지 마. 정식 사내 이사로 결의 되면 아무도 널 두고 함부로 말하지 못할 거야-라고 말해주는 오빠 안회장으로 인해, 나은은 너무도 오랜만에 입양아라는 단어로부터 조금은 벗어날 수 있었다.*집으로 돌아오니 거실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선우보다 퇴근이 조금 늦었기 때문에 선우가 먼저 들어와 나은을 기다리고 있음을 알았다.창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환한 빛을 보는데, 가슴이 벅차 올랐다.오랜만에 초인종을 눌렀다.철컥하고 열린 대문을 지나, 빛을 따라 정원을 걸었다.현관 앞에 다다랐을 때, 문을
Last Updated : 2026-08-1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