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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이거 완전 정신병자네

"어? 선배님들...안녕하세요."양해인과 이민영이 자리에서 일어나, 선우와 수호를 보고 인사를 했다.선우, 수호는 그들을 몰라도, 그들은 얼천사 선배들을 모를리 없었기에...그리고, 곧 나은의 손을 꼭 잡고 있는 선우를 보고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다.몸을 돌려 네 사람을 바라본 온다예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렸다.선우와 나은이 연인처럼 손을 꼭 잡고 서 있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아랫입술을 꽉 물고 고갤 돌려 버렸다."다예야, 너는 왜 인사 안 해?. 너 김유림 하고도 친하잖아"두 친구가 다예에게 눈치를 주며 말하자 다예는 어서 먹기나 하라며 다소 짜증스럽게 쏘아댔다."지금 이런 데 올 상황이 아닐 텐데, 쟤는 답이 없네 진짜"유림이 온다예의 뒤통수에 대고 들으라는 듯 말을 뱉었고, 나은은 말 없이 제일 먼저 자리를 찾아 앉았다.선우 또한 나은을 따라 테이블로 가 앉았고, 수호가 유림을 달래며 자리로 데려와 안쪽으로 앉혔다.방금전까지 환하게 웃고 있던 나은의 표정은 어느새 굳어져 있었다.같은 학교 같은 학년 동창들이었지만, 어느 누구도 나은에게는 아는 체를 하지 않았다.그건 나은 또한 마찬가지였다.나은은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내가 도대체 저 애들에게 무슨 잘못을 했길래, 나를 그토록 미워하고 대놓고 막말까지 일삼았던 건지.고등학교 2-3학년 때의 학교 생활은 나은에게 돌아가고 싶지 않은 기억이었다.그 모든 소행이 온다예의 짓이었다는 걸 이미 알아버린 선우와 수호는, 조용히 분노를 삼키고 있었다.굳이 이제 와 그 일을 밝힌다고 한들 나은의 상처만 더 커질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함부로 행동할 수도 없었다."주문 하시겠습니까?"4인 코스로 주문을 마치고, 나은은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화장실 쪽으로 걸어가는 나은의 뒷모습을 보며 작게 한숨을 쉰 유림이 동창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을 쳐다보았다.벌떡,양해인과 온다예가 보이지 않았다."왜 그래?""나도 화장실"두 사람과 나은이 화장실에서 맞닥뜨릴 수 있다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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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불우 이웃 돕기

그런 선우의 모습에 놀란 온다예가 뒷걸음질을 쳤고, 양해인은 흔들리는 눈빛을 숨기지 못했다."온다예 내가 보낸 내용증명은 확인했어? 선처 없는 거 알지? 합의할 생각 꿈도 꾸지 마"선우가 나은의 앞으로 다가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엄지 손가락으로 눈물을 닦아 주었다.한 팔로 나은의 어깨를 감싸 안고 나은을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선우 뒤에 서 있던 수호도 유림을 데려가려 하자, 유림이 "잠깐만" 하고 뒤돌아 양해인을 쳐다 보았다."양해인, 저년 있잖아. 거짓말로 선우 오빠 두고 장난치다가 선우오빠 한테 명예훼손으로 고소 당했거든?.. 그냥, 알려 주는 거야. 그동안 니들이 쟤한테 놀아나고 이용당했다는 거.. 아까 너, 말이 좀 심하더라. 앞으로 입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유림이 뒤 돌아 수호의 손을 잡고 유유히 화장실을 빠져나갔다.***자리로 돌아오니, 어느새 음식은 다 나와 있었고, 나은은 마음을 다잡고 포크를 집어 들었다."나 엄청 많이 먹을 거야"다부지게 말하는 나은의 뒷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선우가"더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다 시켜"하고 말하자, 유림이 나은의 접시에 파스타를 왕창 덜어주었다.때마침 잽싸게 가방을 챙겨, 도망가듯 레스토랑을 빠져나가는 양해인과 이민영이, 온다예는 챙기지 않고 지들끼리 꽁무니를 뺐다.잔뜩 얼어서 삐걱대며 출구 쪽으로 향하는 온다예를 직원이 붙잡았다."손님. 계산하고 가셔야죠""네?"당황한 온다예가 속으로 욕을 짓씹었다.'양해인 지가 불러 놓고 계산도 안 하고 갔어?'"어..얼만데요?""20만 5천원입니다""네?!"온다예의 얼굴에 낭패감이 스쳤다.어금니를 사리 물고, 백에서 지갑을 꺼낸 든 온다예가 카드를 꺼내 내미는데 미세하게 손 끝이 떨린다.아무래도...."손님, 한도 초과로 나오는데요?""하..."역시... 5일 후가 월급 날이라 조금만 참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버티고 있었는데.."이..이상하네...잠시만..요"온다예가 휴대전화를 들어 양해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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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마음 편해

양해인에게 모든 사실을 들은 이민영이 심각한 얼굴로 물었다.더 이상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온다예는 비릿하게 웃어 보이며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았다."그게 뭐. 내가 니들한테 안나은 왕따 시키라고 시켰어?. 니들 스스로 자처해서 한 거잖아""이거 완전 또라이X 이었네?"양해인이 소리쳤다.흥분한 양해인을 진정시키고, 이민영이 다시 차분하게 물었다."그럼, 너 남선우 선배한테 고소당한 것도 사실이야?""씨X 그게 너랑 뭔 상관인데?""......."이민영이 아랫입술을 꽉 물었고, 양해인은 할 말을 잃었다."아~ 맞다. 이민영 너 로스쿨 다니고 있지? 근데 있잖아. 너도 안나은 한테는 그냥 똑같은 가해자야. 그땐, 그게 정의인 것 같았어? 씨X 왕따에 정의가 어딨어"온다예가 삐뚜름하게 웃어 보이며 두 사람을 지나쳐 걸어갔다.어이를 상실한 두 사람은 입을 벌린 채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다.***저녁 식사를 마무리하고, 기분 전환 겸 불빛공원을 찾았다.야외 공원이 온통 다양한 색의 빛으로 반짝거리는 모습은 다소 가라앉았던 네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할 만큼 아름다웠다.커플끼리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손을 잡고 공원 여기저기를 거닐었다."여기 진짜 예쁘다 오빠""그러게"유림과 수호 커플이 추천해서 함께 오게 된 불빛공원을 걷고 있으니 선우는 또다시 나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벌써 교제 5년 차인 유림, 수호 커플은 예쁘고 유명한 웬만한 곳들은 이미 다 섭렵한 듯 보였다.그에 비해 나은은 지금껏 학교, 회사, 집. 간혹 쇼핑이나 식사 자리로 하는 외출 외에는 딱히 놀러 다녔던 기억이 많지 않다고 했다.자신이 곁에 있었다면, 그랬었다면, 20대의 절반 이상을 그렇게 보내진 않았을 텐데..내일이 일요일이다 보니, 늦은 시간까지 돌아다니는 것에 큰 부담이 없었다.두 커플은 10시가 넘어서야 헤어졌다.나은과 함께 집으로 돌아온 선우는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나은을 꼭 끌어안았다."응? 오빠 왜?"말없이 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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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사랑해

장난치느라 참고 있던 욕망이 한 번에 터져 나와 한 손으로 나은의 뒤통수를 붙잡고 깊게 혀를 넣었다.어느 때보다 거칠면서도 조급한 키스에 나은의 호흡이 불편해지자, 선우의 어깨를 팡팡 때렸다."하아..하아...크게 숨 쉬어 나은아"나은이 선우와 눈을 마주치며 시키는 대로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내쉬고를 반복했다."이제 됐지?""응?..흡!"또다시 입을 맞춰 온 선우는 봐 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키스를 하면서 나은의 둔부를 받쳐 안아 올리자, 나은이 선우의 허리에 다리를 감쌌다.두 입술과, 침실로 걸어가는 다리. 위 아래가 분주하게 움직였다.*침대에 눕힌 나은을 바라보며 그 위로 몸을 겹쳐 오는 선우의 두 눈이 심연처럼 깊고 오묘했다.그의 눈동자에 순식간에 빨려 들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던 찰라, 선우의 입술이 또 다시 겹쳐 왔다.조금 전보다는 한층 부드러워 졌지만, 그렇다고 가볍지는 않았다.낮은 조도에 두 사람의 진득한 마찰 소리가 방 안을 가득 메우다, 선우의 입이 천천히 목으로 내려가자 흠칫 하며 오소소 소름이 돋은 나은이 밭은 숨을 내쉬며 말했다."오빠...근데...아직 안씻..었는데..""...응...같이 씻자...조금 있다가"지금은 멈출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나은은 말없이 고갤 끄덕이며 선우의 머리카락 사이에 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하...나은아..”중간 중간, 선우가 가뿐 숨소리와 함께 그녀의 이름을 불러 올 때마다,“사랑해..”사랑을 고백할 때마다.가슴이 충만해지고 온 몸에 전율이 일었다.그럴 때면 나은은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다시는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다짐과 함께.***아침부터, 회사 내가 떠들썩했다.전략기획팀 내에서도 박송현 대리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심각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는 상황이었고, 나은은 그 사이에서 말없이 커피만 홀짝거렸다."진짜 뭐가 있긴 한가 보네"김병찬 대리가 이마를 긁적이며 심각하게 말했다."보통은 1~2주 전에 공문으로 사전 통지를 주는데, 이렇게 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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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초대

"대..대표님! 이러지 마십시오""후.... 너 이 새끼 뭘 들킨 거야? 내가 잘 숨기라고 했지?"전부형이 부임한 지 4년, 정확히 3년 전부터 강용식과 짜고 친 횡령이 시간이 갈수록 과감해 져 갔다.3년 동안, 모든 서류를 조작하고 송금을 진행하는 것은 강용식이, 최종 승인은 전부형이 맡아 왔기에 큰 어려움 없이 이어 올 수 있었다.정기적인 감사 시기에 맞춰, 또 한 번 2차 작업을 철저히 해 두면 정기 감사 또한 별문제 없이 넘어가곤 했기에, 둘 다 점점 더 안일해져 갔음을 부인할 수 없었다."분명히, 남선우 부장 짓일 겁니다"얼마 전 자신을 불러 의미심장한 말을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강용식이 말했다."하...남선우 이 새끼"4년 전, 처음 솔의 나라로 부임해 올 때, 대표급으로 승진되는 조건 중 하나가 차기 총괄 팀장이 오기 전까지 경영지원부를 총괄 하는 것이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총괄 팀장 자리는 여전히 비어있었고, 나중엔 총괄 팀장의 부임 자체가 없을 것이라 판단 했다. 그때부터 더욱더 과감하게 회사 돈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그런데, 올해 갑자기 남선우가 총괄 부장 자리에 부임해 오며 전부형의 머리가 복잡해졌다.그래도, 이렇게 허무하게 들켜버릴 줄은 몰랐는데.."지금 어디까지 진행된 상태야?""현재, 실사(Physical Inspection) 진행 중이고, 포렌식도...진행 중인 것으로..""이런 씨.."처음에는 와이프의 계좌를 사용할까 했으나, 그 또한 불안하여 장모의 계좌를 사용했다.가족 관계를 조사하더라도 와이프 보다는 한 다리 건너 장모의 이름으로 진행하는 것이 안정적이라 생각했다."아무리 봐도 모르겠습니다. 뭘 보고 의심을 했는지.."이미 미국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솔의 나라] 모든 자금 회전을 비롯해 대략적인 매입 채무 금액에 대해서 조사를 해 왔다는 것을 모르는 두 사람은, 매입 채무 금액의 오류를 선우가 눈치 챘을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이미 전부형에 대해 의심을 하고 있었던 안회장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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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새 반지

안회장 댁에 도착하자, 라임이 환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반겨 주었다.안회장과 이준도 막 도착을 했는지,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거실로 나오고 있었다."나은이 선우 왔어?""네, 회장님"어서 식사부터 하자는 안회장의 말에 나은과 선우가 손을 씻고 나와 다이닝룸으로 넘어갔다."와.. 새언니 제육 진짜 그리웠어요""그래? 우리 나은이한테도 제육볶음 비법을 알려 줘야겠네""정말요?"사용인들이 있었지만, 제육볶음만은 라임이 직접 만들어왔다.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오랫동안 기사 식당을 운영하신 아버지의 제육볶음은 단연 최고였다.태어날 때부터 라임과 함께 자라온 지금의 남편 안서후 회장은, 라임의 아버지 제육볶음 하나면 밥 한 그릇을 뚝딱 할 정도였다.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라임에게 비법 레시피를 전수해 주고 가셨는데, 제 아버지 입맛을 닮은 이준이도 할아버지 표 제육볶음을 최애 음식으로 여길 만큼 좋아했다.이준이 결혼할 때가 되면 비법을 전수해 주려고 했는데, 나은이에게도 알려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나란히 앉은 나은과 선우를 번갈아 쳐다보았다.잘 어울리는 한 쌍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뿌듯했다."어머, 너희들 반지했구나"두 사람이 똑같이 나눠 낀 반지를 보며 눈을 반짝이는 라임의 말에 안회장과 이준의 시선도 두 사람의 손을 향했다."어? 반지가 바꼈네?"그걸 또 용케 알아본 이준이 아는 체를 해 왔다."응, 얼마 전에 다시 맞췄어""다시 맞추다니? 그 전에도 반지가 있었어?"선우의 말을 듣고 궁금증이 발동한 안회장이 물었다.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머릿속을 정리하고 있는 선우와 나은 대신, 이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나은이 고3 졸업식 때 반지 끼워주려고 그 전에 같이 맞춘 게 있었대요. 선우가 결국 그걸 못 주고 미국엘 갔는데, 혼자서 몇 년 동안 그걸 끼고 있었어요"안회장과 라임의 입에서 감탄이 쏟아졌다.그리고, 말이 나온 김에 이준은, 온다예가 저지른 일들과 함께, 선우가 온다예를 고소했다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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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의문의 상자

"왜? 아직 결혼 생각은 없어?""...결혼... 하고 싶습니다. 저는 당장이라도 하고 싶은데..""나은이가 아직 생각이 없대?"'지금보다 조금 더... 아론에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이 되면... 그때..''약해질까 봐 그래. 그냥 오빠 하나 만으로 안주해 버릴까 봐.. 그럼, 엄마의 바람을 못 이루어 드리니까..'선우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나은이는, 좀 더 아론에 집중하고 싶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기다리려고요. 나은이가 확신이 생길 때 까지요"그 때, 방문이 열리고 퉁퉁 부은 눈을 한 두 사람이 방을 빠져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누가 봐도 눈물을 한 바가지 씩 흘리고 나온 얼굴이라 남자 셋은 말을 멈추고 두 사람을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뭘 또 그렇게 뚫어지게 봐~ 선우야. 나은이 좀 피곤한가 봐 얼른 데리고 가서 재워야겠다"라임이 괜히 민망해서 시선을 다른 데 두고 말하자, 선우가 일어나 나은이 곁으로 다가갔다.그리고, 선우보다 빠른 발걸음으로 제 아내 앞에 선 안회장이 라임의 퉁퉁 부은 눈을 보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잡아 들어 올렸다."여보 라임아 눈이 왜 이래? 응? 왜 울었어? 무슨 일 있어?"이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또 시작하셨네' 하고 혼잣말을 했고, 민망했던 라임은."이그 나..(이거 놔)"하며 복화술로 눈치를 주며 말했다.하지만, 제 아내의 눈물 앞에서 한없이 나약해지는 커다란 중년의 사내는, 곧 제 아내를 달래주기 위해 끌어안을 기세였다."남편 한테 얘기 해 봐 왜 우는데 응?""애드 브자나 (애들 보잖아)""애들이 보던 말던 무슨 상관이야. 당신이 울면 내 마음이..읍읍으으"결국 한 손으로 제 남편의 입을 틀어막고, 어색하게 웃으며 반대 손으로 어서들 가라고 손짓했다.선우가 묵례로 인사를 하고, 나은을 챙겨 현관 쪽으로 나가자, 이준이 두 사람을 배웅하기 위해 따라 나왔다."야! 안진호!!! 내려 놔!!"저 멀리서 들려오는 라임의 목소리에 세 사람의 발걸음이 우뚝 멈춰 섰다."이준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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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하늘색 반바지

'눈이 크고 예뻤던 아이는 표정이 없었고, 말도 없었고, 밥도 잘 먹지를 못했대. 그런데, 한 마디도 하지 않던 그 아이가 고모님의 바지 끝을 붙잡고, '엄마' 하고 불렀다는 거야. 그 후로, 그 아이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대'차오르는 눈물 막으로 눈 앞이 점차 뿌옇게 변해가기 시작했다.'그 때부터 매 주를 그 아이를 보기 위해 보육원을 찾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아이도 조금씩 고모님께 마음을 열기 시작했어.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첫 날 이후로는 엄마라는 말을 하지 않더래. 그러다 어느 주말, 고모님을 보고 쫄래 쫄래 걸어 나온 아이가 첫 날 이후 처음으로 바지 끝을 붙잡고 "엄마" 하고 불렀다는 거야. 그 자리에서 고모님은 약속했대. '내가 네 엄마 할게'.. 하고''....흑....''그 날 입고 갔던 하늘 색 반바지를 첫 날에도 입었었대. 입양 절차를 밟는 중에 알게 되었다고 했어. 아이와 부모가 함께 타고 있던 차량이 사고가 나면서 부모님이 그 자리에서 돌아가셨고, 엄마의 품에 있던 아이는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엄마의 반바지를 끝까지 놓질 못했대. 그 때, 아이의 엄마가 하늘색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고 했어..'나은은 상자 안에 들어있는 반바지를 꺼내 품에 안고 울었다.눈물이 터진 라임도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한참을 함께 울었다.그리곤, 잠시 진정된 시점에 또 다시, 이어서 세희의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고모님은, 나은이 너에게 이 반바지를 보여주고 싶지 않다고 했어. 아픈 기억이니까.. 엄마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고, 고통스러웠던 기억에서 온전히 벗어나, 행복한 기억만 가지고 살기 원했어. 그런데, 버릴 수가 없었대. 이 반바지 덕에 나은이에게 선택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서, 너무 소중해서.. 그래서 나에게 맡기셨어. 고모님이 이 세상에 없을 때, 나은이 혼자라고 느끼지 않게, 나중에 이 말을 꼭 전해 달라고 하셨어'너무 울어 몸이 쉴세 없이 떨려오는 나은의 손을 라임이 가만히 잡고 세희가 남긴 말을 전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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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예상치 못한 일

[나은아, 나 같은 고등학교 다닌 곽승희야. 너에게 사과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애들한테 온다예가 모두 꾸민 짓이었다는 걸 들었어. 그때 너에게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거였는데. 늦었지만 이제라도 사과해야 할 것 같아서....][나은아 나 마은지 인데, 혹시 기억나? 음... 미안해. 우리가 오해하고 그 때 널...][나은아, 안녕? 나 2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대부분이 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동창들이었고, 무슨 일인가 싶은 나은이 머리를 긁적였다.그 때, 마침 유림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어 유림아"-나은아, 너 그거 들었어? 지금 고등학교 애들 모여있는 단체 토크 방 난리 났대-"응? 그런 방이 있어?"-뭐, 동창회 모이는 애들끼리 만든 단체 방이 있나 봐. 한 열 댓명 들어 있는 방이라는데-처음 들어보는 단체방의 존재에 대해 들으면서도 나은은 별 감정이 들지 않았고, 관심도 없었다.그러나, 방금 본 디엠들을 떠올리니 왠지 유림이 저에게 전화한 이유가 단체방과 자신이 연관이 있기 때문이겠구나 짐작하게 되었다."뭐, 내 얘기 돌고 있어 혹시?"-정확히는, 너에게 했던 온다예의 미친 짓거리들이 폭로 되었다고 할 수 있지-"아....그래서..이렇게 연락들을..."-응? 누가 연락 왔어?-"고등학교 때 애들이 갑자기 디엠을 잔뜩 보내 와서 좀 놀라고 있던 중"-참나, 이제 와서?-유림의 말에 따르면, 레스토랑에서 온다예와 만났던 이 후, 함께 있던 양해인이 속해 있는 단체 방에 그 날의 이야기를 비롯해, 고등학교 때 온다예가 나은에게 저질렀던 일들을 모조리 터뜨려 버렸다.거기에 선우에게 고소를 당했다는 얘기까지 더해지니, 온다예의 이중적 행동들에 대해 확신이 생기며, 온다예를 비난하기 시작했다.단체방에 속해 있던 온다예는 방을 나가 버리고 친구들을 모두 차단했으며, SNS로 찾아와 화를 내는 친구들이 생기자 SNS 또한 모두 비공개로 전환 해버린 상황이었다.나은은 두통이 밀려와, 한 손으로 꾹꾹 머리를 마사지하며 얼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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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사람 돌아버리게

최소한으로 줄여 놓은 벨 소리에, 선우가 하던 일을 멈추고 수화기를 들었다."네"-부장님. 대표님 비서실에서 급하게 통화 요청 왔는데, 연결 해 드릴까요?-"네"잠시 후, 연결 음이 짧게 들리더니, 젊은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총괄 부장님, 비서 이민혁입니다-이민혁 비서는, 안회장이 전부형 옆에 심어 놓은 인물이었다."네 이비서님"-지금, 전략기획팀 사무실에 잠시 내려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나은이 속해 있는 '전략기획팀'이라는 말에 선우의 얼굴이 심각해졌다."무슨 일 있습니까?"-대표님 사모님이 들이닥친 모양입니다. 전부형 대표님이 급하게 내려가셨습니다.-"네 알겠습니다"직접 가서 확실한 증거들을 최대한 많이 수집해 놓는 것이 중요했기에, 선우는 곧장 부장실을 빠져 나갔다.***한 손으로는 노정은 과장의 머리채를 잡고 있었고, 그대로 고갤 틀어 나은을 쳐다본 전부형의 아내가 나은을 아래 위로 훑었다.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에다, 과장이라고 하기엔 상당히 어려 보이는 얼굴, 노정은과는 단번에 비교되는 특출난 미인."아~ 그래, 너구나!"목표물이 바뀌었다.여성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노정은은 새어 나오는 웃음을 숨길 수 없어 일부러 딴청을 피웠다."너, 과장 자리 내 남편이 꽂아 줬지?"그러면서 걸치고 있던 나은의 재킷을 한 손으로 휙~ 젖혀 보이곤 던지듯 손을 놓았다."네년이구나! 이 명품들 이거, 다 내 남편 돈으로 산 거지? 어? 너 이년 잘 만났다"여성이 이번에는 나은의 머리카락을 틀어 쥐었다."윽!"저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외 마디 비명 외에는 큰 소리 없이 머리카락을 내어주는 모습이 노정은과는 딴판이었다.이번에도 팀원들과 팀장이 달려들어 말려 보려 했지만, 중년 여성의 힘이 여간 센 게 아니어서, 차지웅 팀장은 나은을 구하기 위해 여성의 팔을 틀어잡을 작정이었다.그러나, 나은이 손을 들어 보이며, 가만히 있으라 제지했고, 그 모습에 당황한 팀원들과 차팀장의 발길이 우뚝 멈춰 섰다."여...여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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