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은, 선우가 사라진 이후 한동안 제 방에서 나오지 않고 울기만 했었다.그리고 대학생이 된 후로 다른 것에는 전혀 관심 없는 사람처럼 복수 전공까지 선택하며 오로지 공부와, '솔의 나라' 시즌 아르바이트에 매달렸다.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냈다.안타깝기도 했고, 이해가 안 되기도 했다.왜, 예쁘고 소중한 20대 초반의 그 시절을 그렇게 힘들게 보내고 있는 건지.. 스스로를 혹사 시키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그런데, 그게.. 사실은 선우 때문이었나 보다.선우도 나은이도 2년의 시간을 고통스럽게 보내 왔다는 걸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졌다.***미국에 도착하자, 선우의 부친 남우진 전무가 보내온 기사가 대기하고 있었다.차량에 몸을 싣고, 한참을 달려간 곳은 깔끔하게 지어 놓은 단독 주택 앞이었다.초인종을 누르자, 직접 문을 연 고운이 뛰어나왔다.이준이 고운을 안아주며,"이모, 고생 많으셨어요"하고 말하자, 목이 메인 고운은 대답도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함께 깔끔한 집 내부로 들어가 조용한 거실을 둘러보며 소파에 앉았다."유리는 친구들 만나러 나갔고, 선우는 제 방에 있을 거야""선우, 편입 준비하고 있다면서요?""응. 밥 먹고 운동할 때 빼고는, 거의 제 방에 틀어박혀서 공부만 해. 들어가 봐"그렇게 마음을 다지며 왔으면서도, 막상 선우 앞에 서려니,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머릿속이 복잡했다.하지만, 이준은 부딪혀 보기로 했다.고운의 응원을 힘입어, 천천히 선우의 방 앞으로 가 노크를 했다.-네-안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가슴이 뜨거워졌다.조용히 방문을 열자, 선우는 제 책상에 고개를 처박고 공부에 집중하고 있었다.이준이 왔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한 채, 사용인 혹은 제 어머니가 간식거리를 가지고 왔겠지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안으로 들어와 방문을 닫고, 문에 기대선 이준이 선우의 옆모습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안도한 듯 소리 없이 한숨을 뱉었다."나쁜 새끼"고르고 고른 말 중에, 이준이 건넨 첫 마디였다.
Last Updated : 2026-08-0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