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그림은 단순했다. 공원의 벚꽃 가지를 급하게 그린 것이었다. 선은 생동감 넘치고 자연스러웠으며, 그녀 자신도 놀랄 만큼 활기가 넘쳤다. 그녀는 그때 재능이 있었다. 진정한 재능이었다. 자만심이 아니라 사실이었다. 그녀는 숨 쉬고, 달리고, 살아가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렸다.그녀는 천천히, 경건하게 책장을 넘겼다. 그림 하나하나가 기억이었고, 마치 프루스트의 마들렌처럼 그녀를 과거로 데려갔다. 안락의자에 앉아 잠든 어머니의 스케치. 온갖 자세를 취한 수십 개의 손이 그려진 손 그림. 미간을 찌푸린 채 신문을 읽는 아버지의 초상화. 낡은 방앗간과 밀밭이 있는 시골 풍경.그녀는 책장을 넘기며 과거를 다시 발견했다. 학창 시절, 여행, 젊은 시절의 사랑. 얼굴, 몸, 건물, 나무, 동물 등 모든 것을 그린 그림들이 있었다. 어떤 것은 완성된 것이었고, 어떤 것은 인상, 감정,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종이에 몇 줄 쓱쓱 그린 빠른 스케치였다.그러다가 그녀는 갑자기 멈춰 서게 만드는 페이지를 발견했다.그것은 자화상이었다. 어느 겨울 저녁, 그녀는 다락방에 있는 작은 작업실에서 거울 앞에 선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 헐렁한 스웨터를 입고, 머리는 헝클어진 똥머리로 묶고, 붓은 귀 뒤에 꽂고 있었다. 그녀는 미소 짓고 있었다. 완벽한 여인의 굳은 미소가 아니었다. 아니, 진심 어린 미소, 소박하고 조용한 행복이 담긴 미소였다.그 아래에 그녀는 한 문장을 적어 놓았다. 잊고 있었던 문장을 다시 발견했을 때 그녀는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절대 포기하지 마. 절대. 약속해 줘."그녀는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서 그림을 곰곰이 생각하고, 글귀를 다시 읽었다. 그 글귀들은 과거, 그녀가 아직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있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했다. 그녀가 잊고 있었던 것들, 무심코 어겼던 약속들을 속삭이는 것 같았다.그녀는 페이지를 계속 넘겼다. 그림은 점점 뜸해지고 간격도 넓어졌다. 글씨는 점점 작아지고 빽빽해졌다. 그녀는 이 시기를 알아차렸다. 가브리엘
آخر تحديث : 2026-07-13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