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통보를 받은 날, 세계 1위 재벌과 계약했다: Chapter 91 - Chapter 100

201 Chapters

91화. 세계를 무대로(2)

 장내의 모든 불빛이 꺼지고, 오직 두 사람을 향해 눈부신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져 내렸다.태경이 마이크를 가볍게 쥐었다.그의 칠흑 같은 눈동자가 홀을 가득 채운 수천 명의 인파를 차갑게 훑어 내리자, 끓어오르던 장내가 순식간에 진공 상태처럼 얼어붙었다."태성그룹의 창립 5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모여주신 귀빈 여러분, 그리고 언론인 여러분."태경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거대한 홀의 구석구석을 장악했다."오늘 이 자리는, 단순히 태성이 걸어온 찬란한 과거를 기념하기 위한 자리가 아닙니다. 앞으로 태성이 지배해 나갈, 더 거대하고 새로운 세계의 서막을 선포하기 위한 자리입니다."태경의 시선이 아주 느릿하게 곁에 선 연우를 향했다.그의 눈빛이 닿자마자, 연우를 향해 수백 개의 플래시가 다시 한번 맹렬하게 터졌다."다들 아시다시피, 제 곁에는 최근 태성그룹의 새로운 가족이 된 서연우 씨가 함께하고 있습니다."태경이 연우를 향해 한 걸음 다가섰다."많은 언론에서 그녀를 태성의 새로운 안주인, 혹은 내조의 여왕이라 부르며 흥미로운 기사들을 쏟아내더군요."태경의 입가에 짙고도 위험한 조소가 맺혔다."하지만 오늘, 그 얄팍하고 건방진 수식어들을 완벽하게 정정해 드려야겠습니다.""……!"장내의 모두가 숨을 죽였다.기자들은 본능적으로 오늘 이 무대에서 대한민국 재계를 뒤흔들 엄청난 폭탄이 터질 것을 직감하고 노트북 자판 위로 손가락을 올렸다.태경이 연우의 하얀 손을 자신의 커다란 손으로 단단하게 맞잡았다.그리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카메라 렌즈를 똑바로 응시하며, 가장 오만하고도 벅찬 선고를 내렸다."내 아내 서연우는, 내 뒤에 숨어서 안방이나 지킬 여자가 아닙니다."태경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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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화. 폭풍의 핵에 서다 · 썩은 뿌리 뽑기(1)

 태성그룹 본사 최상층, 새롭게 단장된 공동 대표이사실.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스크린에서는 전 세계 주요 언론사들의 속보가 쉴 새 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블룸버그: 태성그룹의 숨겨진 투자의 신 '스텔라', 전면에 나서다.][월스트리트 저널: 서연우 공동 대표 취임. 아시아 글로벌 비즈니스계의 새로운 아이콘 탄생.]스크린 앞의 거대한 마호가니 데스크.그곳에 우아하게 다리를 꼬고 앉은 연우는 수십 장의 해외 인터뷰 요청서를 나른한 눈으로 훑어 내리고 있었다."현재 포브스와 타임지에서 단독 표지 모델 및 인터뷰를 요청한 상태입니다."김 비서가 상기된 목소리로 브리핑을 이어갔다."국내 언론은 말할 것도 없고, 글로벌 파트너사들로부터 실장님…… 아니, 서 대표님과의 직접 미팅을 요구하는 공문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가 대표님을 향해 쏟아지고 있습니다."연우는 테이블에 놓인 서류들을 가볍게 밀어내며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거절하세요. 인터뷰든 표지 모델이든 전부 다.""네? 하, 하지만 이건 글로벌 이미지를 굳힐 완벽한 기회…….""내 가치는 남들이 찍어주는 사진 몇 장으로 증명되는 게 아닙니다."연우가 만년필을 집어 들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그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죠. 들뜨지 말고 평소처럼 실무에 집중하세요. 태성그룹의 지분을 방어하고 글로벌 자본을 끌어올 실질적인 비즈니스 미팅만 내 선으로 올리도록 하세요.""……명심하겠습니다."김 비서가 깊이 고개를 숙이고 대표이사실을 빠져나갔다.문이 닫히기 무섭게, 연우의 곁에 서 있던 태경이 낮고 짙은 웃음소리를 흘렸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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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화. 폭풍의 핵에 서다 · 썩은 뿌리 뽑기(2)

 "높은 곳에 오를수록, 떨어질 때의 충격은 뼈를 산산조각 내는 법이니까.""그 계집애가 내 목부터 칠 겁니다!"민재가 불안감에 휩싸여 손톱을 물어뜯었다."그년이 성진 어패럴을 먹었을 때 썼던 수법 보셨잖습니까. 장부 하나 털어서 사람 목줄 쥐고 흔드는 데 도가 튼 년이라고요! 당장 내가 관리하는 계열사부터 들쑤시고 다니면……!""들쑤시게 내버려 둬라."최명희의 서늘한 대답에 민재가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오히려 그년이 네 계열사를 파헤치도록 유도해. 네가 숨겨둔 자금줄을 들키기 전에 완벽하게 꼬리를 자르고, 그년이 헛다리를 짚게 함정을 파두란 말이다."최명희의 붉은 입술 끝이 잔혹하게 비틀렸다."낙하산으로 꽂힌 공동 대표가 아무 죄 없는 계열사를 들쑤시며 권력 남용을 한다. 아주 훌륭한 기삿거리 아니니?"그제야 최명희의 뜻을 알아차린 차민재의 핏발 선 눈동자에 비열한 웃음이 번지기 시작했다."그거 좋군요."민재가 구둣발로 바닥에 흩어진 유리 조각들을 신경질적으로 짓밟았다."건방지게 남의 밥상에 숟가락을 얹은 대가가 어떤 건지, 그 고고한 목을 꺾어서 내 발밑에 기어 다니게 만들어 주겠습니다."최명희가 민재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세상의 가장 높은 곳에서 완벽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부부.그리고 그 빛의 이면, 가장 깊고 습한 어둠 속에서 호시탐탐 그들의 목줄을 노리며 이빨을 가는 뱀들.글로벌 비즈니스의 거대한 무대로 올라선 연우의 첫걸음은, 이처럼 지독하고도 맹렬한 피바람을 예고하며 그 숨 막히는 서막을 열고 있었다.***태성그룹 본사 최상층, 공동 대표이사실.최고급 마호가니 데스크 위에 놓인 태성그룹 전체 계열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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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화. 폭풍의 핵에 서다 · 썩은 뿌리 뽑기(3)

 임원들이 황 전무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노골적으로 연우를 무시했다.차태경 회장의 등에 업혀 운 좋게 자리를 꿰찬 얄팍한 여자.장부를 숨기고 뻗대면, 실무를 모르는 저 계집애가 제풀에 지쳐 떨어져 나갈 것이라는 뻔뻔한 계산이었다.연우는 임원들의 하찮은 반항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그녀의 하얀 손가락이 테이블 위를 규칙적으로 두드렸다.톡, 톡.적막이 내려앉은 대회의실에 연우의 손가락 마찰음만이 서늘하게 울려 퍼졌다.임원들의 비웃음 섞인 표정이 조금씩 굳어갈 때쯤, 연우가 마침내 입술을 열었다."내가 당신들한테 구걸이라도 하려고 이 자리로 불렀다고 생각합니까."연우의 차갑고도 투명한 음성이 대회의실의 공기를 단숨에 얼려버렸다."내부 서버를 차단하고 장부를 숨기면, 내가 당신들의 그 더러운 돈줄을 못 찾을 줄 알았나 보죠."연우가 턱짓을 하자, 대기하고 있던 김 비서가 두툼한 검은색 파일 세 개를 테이블 위로 던지듯 내려놓았다.탁!묵직한 파열음과 함께 파일이 황 전무의 코앞까지 미끄러졌다."이, 이게 뭡니까?""당신들이 목숨 걸고 지키려는 태성건설 내부 장부가 아니라."연우가 등받이에 깊숙이 기대앉으며 매혹적인 조소를 흘렸다."스텔라의 정보망으로 수집한, 당신들의 '진짜' 장부입니다.""……!"스텔라.그 이름이 나오는 순간, 임원들의 어깨가 일제히 경직되었다.단순한 재벌가 안주인이 아니라, 전 세계 자본 시장의 뒷골목을 쥐락펴락하며 적들의 숨통을 끊어버렸던 완벽한 투자의 신.황 전무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검은 파일을 열었다.첫 페이지를 넘긴 순간, 그의 동공이 기괴하게 확장되며 숨이 턱 막혔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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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화. 뱀의 혀, 최명희(1)

 서울 성북동에 자리 잡은 태성그룹 본가의 대저택.거대한 철문이 열리고, 연우를 태운 세단이 잘 가꿔진 정원을 가로질러 미끄러지듯 멈춰 섰다."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대표님."미리 대기하고 있던 고참 집사가 깍듯하게 고개를 숙이며 길을 안내했다.연우는 티끌 하나 없는 완벽한 실루엣의 크림색 수트 차림으로 차에서 내렸다.그녀의 얼굴에는 어떠한 긴장감도, 불쾌함도 비치지 않는 완벽하고 서늘한 가면이 씌워져 있었다.집사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곳은 대저택 후원에 위치한 거대한 유리 온실이었다.사계절 내내 희귀한 난초와 수입산 꽃들이 피어 있는 그 사치스러운 공간의 한가운데.태성그룹의 계모, 최명희가 최고급 앤틱 티테이블 앞에 앉아 우아하게 찻잔을 기울이고 있었다."왔구나."최명희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나른하게 웃었다.그녀의 얼굴에는 며칠 전 프라이빗 라운지에서 연우에게 당했던 굴욕의 흔적 따위는 완벽하게 지워져 있었다.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애롭고 고상한 시어머니의 가면을 쓴 채였다."앉으렴. 굳이 바쁜 공동 대표를 본가로 부른 게 부담스러웠는지 모르겠네.""아닙니다. 이사장님께서 직접 부르셨는데 당연히 와야죠."연우가 최명희의 맞은편 의자를 당겨 우아하게 몸을 내렸다.테이블 위에는 영국 황실에서나 쓴다는 수천만 원짜리 빈티지 다기 세트가 놓여 있었고, 짙은 홍차의 향이 온실 안을 채우고 있었다."네가 태성의 공동 대표 자리에 오르고 나서, 내게 정식으로 인사를 온 적이 없잖니."최명희가 직접 은 주전자를 들어 연우의 빈 잔에 붉은 찻물을 따랐다.따뜻한 김이 피어오르는 찻잔을 연우의 앞으로 밀어주며, 그녀의 붉은 입술이 뱀처럼 유연하게 호선을 그렸다."태경이가 널 참 많이 아끼는 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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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화. 뱀의 혀, 최명희(2)

 "너, 너 이 건방진……!""이왕 뻔한 악역을 자처하실 거라면, 진짜 찻물에 독이라도 타서 내 숨통을 끊어놓는 결단력 정도는 보여주셨어야죠. 고작 이런 알량한 혓바닥으로 내 기를 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셨습니까."최명희가 분노로 어깨를 부들부들 떨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감히…… 네가 감히 나한테!"그녀가 찻잔을 집어 던질 듯이 쳐들며 악을 썼다.조금 전까지의 고상한 자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악독하고 천박한 밑바닥의 본성이 고스란히 드러난 흉한 몰골이었다."어디서 굴러먹다 온 뼈대 없는 기집애가, 운 좋게 공동 대표 자리 하나 꿰찼다고 눈에 뵈는 게 없어?! 내가 이 태성그룹의 안주인이야! 네까짓 게 내 앞에서 고개를 빳빳하게 쳐들고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아?!"최명희의 찢어질 듯한 고함에도 연우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그녀는 다리를 우아하게 꼬며, 최명희를 향해 가장 자비 없는 시선을 던졌다."뼈대."연우의 붉은 입술이 차갑게 달싹였다."이사장님이 그토록 자랑스러워하시는 그 고귀한 뼈대, 세강그룹 말씀이십니까.""……!"최명희의 친정 가문이자, 재계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세강그룹.그 이름이 연우의 입에서 나오는 순간, 발악하던 최명희의 숨이 턱 막혔다.연우가 실크 재킷 주머니에서 얇은 서류 봉투 하나를 꺼내 테이블 위로 툭 던졌다."당신 친정 오빠가 무리하게 추진하던 인도네시아 항만 개발 사업. 지난주에 현지 법인 부도 처리되면서 5천억 원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만기 연장이 전면 거부됐더군요.""네, 네가 그걸 어떻게……!""시중 은행들이 전부 자금 회수에 들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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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화. 남편의 완벽한 외조(1)

 태성그룹 본사 60층, 회장실.거대한 통유리창 너머로 서울의 야경이 발밑에 깔려 있었지만, 실내의 공기는 한겨울의 빙판처럼 차갑게 얼어붙어 있었다."최명희 이사장 측근으로 분류된 임원진 열두 명의 개인 자금줄 및 차명 사업체 리스트입니다."김 비서가 두툼한 결재 서류를 태경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지시하신 대로, 태성캐피탈을 통해 그들의 친인척 회사로 흘러 들어가던 모든 브릿지 대출의 연장을 불허했습니다. 시중 은행 세 곳에도 태성그룹의 입김을 넣어 그들의 개인 신용 한도를 전면 동결시켰습니다."태경은 서류를 들춰보지도 않은 채, 만년필을 굴리며 차가운 실소를 흘렸다."반응은.""현재 자금줄이 막혀 어음 결제를 하지 못한 임원들의 개인 사업체 두 곳이 오늘 아침 1차 부도를 맞았습니다. 나머지 임원들 역시 사채 시장을 전전하며 현금을 구하려 발악 중이지만, 태성그룹에서 줄을 끊었다는 소문이 돌아 아무도 돈을 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태경의 칠흑 같은 눈동자에 서늘하고도 잔혹한 포식자의 빛이 번뜩였다.자신의 아내가 태성건설을 들쑤시며 썩은 뿌리를 직접 뽑아내고 있을 때.태경 역시 그저 뒷짐을 지고 구경만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연우가 가장 거대하고 완벽한 사냥감을 향해 우아하게 칼을 휘두를 수 있도록.그녀의 발끝에 채이는 자잘한 벌레 떼들은 자신이 직접 짓밟아 치워주는 것.그것이 차태경이라는 남자가 자신의 완벽한 여왕에게 바치는, 가장 잔혹하고도 맹목적인 '외조'였다."벌레들이 모여 있는 곳은.""현재 지하 1층 VIP 프라이빗 라운지에서 대책 회의를 명목으로 모여 있습니다.""안내해."태경이 자리에서 일어나 재킷의 단추를 채웠다.그의 발걸음이 회장실을 나서는 순간, 태성그룹 전체를 짓누를 듯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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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화. 남편의 완벽한 외조(2)

 태경의 입에서 나온 잔혹한 진실에 임원들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렸다.자신들의 자금줄을 완벽하게 끊어버린 배후.그것은 서연우가 아니라, 그녀를 지키기 위해 이빨을 드러낸 차태경 회장 본인이었다."회, 회장님! 오해십니다! 저희는 그저…….""오해라."태경의 칠흑 같은 눈동자에 시퍼런 살기가 번뜩였다."내 아내를 근본 없는 여자라 조롱하며 찌라시를 돌리던 자금의 흐름. 그 자금 세탁에 동원된 당신들의 차명 계좌 내역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했는데도, 감히 내 앞에서 오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나."태경의 서릿발 같은 일갈에 변명을 늘어놓으려던 이 전무의 입술이 딱 벌어졌다.털썩.공포를 이기지 못한 임원 하나가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그것을 시작으로, 라운지 안에 있던 열두 명의 임원들이 일제히 태경을 향해 바닥에 엎드렸다."사, 살려주십시오, 회장님! 저희는 그저 이사장님의 지시에 따랐을 뿐입니다!""한 번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당장 내일 결제를 막지 못하면 제 가족들이 전부 길바닥에 나앉게 생겼습니다!"조금 전까지 대책을 논하며 핏대를 세우던 자들의 비참하고도 처절한 구걸이었다.하지만 태경은 그들의 애원을 벌레의 날갯짓보다 하찮게 여길 뿐이었다."자비."태경이 테이블 위로 상체를 살짝 기울였다.그의 입가에 피도 눈물도 없는, 완벽한 폭군의 조소가 맺혔다."나는 내 아내에게만 다정한 사람입니다."태경의 잔혹한 선고가 임원들의 심장에 수직으로 내리꽂혔다."기억해 둬."태경이 바닥에 엎드려 덜덜 떠는 자들을 향해, 가장 서늘하고 끔찍한 경고를 날렸다."내 아내의 심기를 거스르면, 너희들의 알량한 목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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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화. 감춰진 비자금 장부(1)

 공동 대표이사실.거대한 대리석 데스크 위에 수십 장의 회계 장부와 영문으로 작성된 송금 내역서들이 빼곡하게 펼쳐져 있었다."조세회피처인 케이맨 제도에 설립된 페이퍼 컴퍼니만 총 세 곳입니다."김 비서가 서류의 한 부분을 짚으며 긴장된 목소리로 보고했다."태성건설의 하도급 업체에서 자재비를 부풀려 청구한 뒤, 그 차액을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위장해 송금하는 방식을 썼습니다. 스텔라 인베스트먼트의 글로벌 자본 추적망을 가동해 끝까지 쫓은 결과, 최종 수취인의 명의는 완벽하게 한 사람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연우가 서류의 가장 마지막 장, 붉은색 마커로 표시된 서명란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최종 수익자 : 차민재]"총규모는요."연우의 맑고 서늘한 목소리가 대표이사실을 울렸다."지난 4년간 빼돌린 비자금의 액수만 도합 3,200억 원입니다."김 비서의 입에서 흘러나온 천문학적인 숫자에, 연우의 곁에 서 있던 태경이 낮고 비릿한 조소를 터뜨렸다."3,200억이라. 그 덜떨어진 새끼가 꽤나 거대한 주머니를 차고 있었군."태경이 연우의 의자 등받이에 팔을 걸치며 서늘하게 중얼거렸다.그의 칠흑 같은 눈동자에는 당장이라도 차민재의 목을 비틀어버릴 듯한 살기가 시퍼렇게 번뜩이고 있었다."단순히 유흥비나 개인적인 사치를 위해 빼돌린 푼돈이 아니에요."연우가 만년필로 서류 위를 가볍게 톡, 톡 두드렸다."이건 언제든 태성그룹의 지분을 사들여 당신의 목줄을 노리기 위해, 최명희 이사장과 차민재가 오랫동안 준비해 온 거대한 실탄입니다.""그 썩은 실탄이 내 아내의 손에 완벽하게 압수당했으니, 지금쯤 그 새끼의 얼굴이 아주 볼만하겠군요."태경이 연우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짙게 속삭였다."당장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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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화. 감춰진 비자금 장부(2)

 민재는 입술에 침도 바르지 않고 천박한 거짓말을 술술 내뱉기 시작했다."현장직 노동자 30%를 당장 해고하랍니다. 그 해고 비용을 아끼려고 고의로 임금을 체불하고 있는 거고요. 제 선에서 어떻게든 막아보려 했지만, 태성그룹의 권력을 등에 업은 낙하산 대표를 제가 무슨 수로 이기겠습니까.""뭐, 뭣…… 그런 말도 안 되는 짓거리를!"강 위원장의 거친 얼굴이 순식간에 분노로 붉게 달아올랐다.자신들의 피땀 어린 노동의 대가가 밀린 것이 전부 서연우의 탐욕 때문이라는 거짓말에 완벽하게 속아 넘어간 것이다."저 돈은 서연우의 눈을 피해 제가 개인 자산을 털어 마련한 노조 지원금입니다."민재가 사과 상자를 강 위원장 쪽으로 쓱 밀어주며 비열하게 속삭였다."들고 일어나셔야 합니다. 현장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걸고, 대대적인 총파업을 선언하십시오.""…….""시위의 명분은 단 하나입니다. 노동자들을 소모품 취급하는 낙하산 대표 서연우의 즉각 퇴진. 위원장님께서 앞장서 주신다면, 제가 모든 징계를 막아드리고 노조의 요구 조건을 전면 수용하겠습니다."달콤한 돈다발과 그럴싸한 거짓말.자신이 횡령한 3,200억의 진실을 감추기 위해, 민재는 죄 없는 노동자들을 서연우를 공격할 완벽한 고기 방패로 내몰고 있었다."알겠습니다."강 위원장이 거칠게 주먹을 쥐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우리 조합원들의 밥줄을 끊으려 든다면, 가만히 죽어줄 수는 없지. 내일 아침 당장 본사 앞에서 뵙겠습니다."강 위원장이 룸을 빠져나가자, 차민재는 소파에 깊숙이 기대앉으며 낄낄거리며 웃기 시작했다."멍청한 새끼들."수천 명의 노동자가 본사를 에워싸고 서연우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파업.아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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