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의 모든 불빛이 꺼지고, 오직 두 사람을 향해 눈부신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져 내렸다.태경이 마이크를 가볍게 쥐었다.그의 칠흑 같은 눈동자가 홀을 가득 채운 수천 명의 인파를 차갑게 훑어 내리자, 끓어오르던 장내가 순식간에 진공 상태처럼 얼어붙었다."태성그룹의 창립 5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모여주신 귀빈 여러분, 그리고 언론인 여러분."태경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거대한 홀의 구석구석을 장악했다."오늘 이 자리는, 단순히 태성이 걸어온 찬란한 과거를 기념하기 위한 자리가 아닙니다. 앞으로 태성이 지배해 나갈, 더 거대하고 새로운 세계의 서막을 선포하기 위한 자리입니다."태경의 시선이 아주 느릿하게 곁에 선 연우를 향했다.그의 눈빛이 닿자마자, 연우를 향해 수백 개의 플래시가 다시 한번 맹렬하게 터졌다."다들 아시다시피, 제 곁에는 최근 태성그룹의 새로운 가족이 된 서연우 씨가 함께하고 있습니다."태경이 연우를 향해 한 걸음 다가섰다."많은 언론에서 그녀를 태성의 새로운 안주인, 혹은 내조의 여왕이라 부르며 흥미로운 기사들을 쏟아내더군요."태경의 입가에 짙고도 위험한 조소가 맺혔다."하지만 오늘, 그 얄팍하고 건방진 수식어들을 완벽하게 정정해 드려야겠습니다.""……!"장내의 모두가 숨을 죽였다.기자들은 본능적으로 오늘 이 무대에서 대한민국 재계를 뒤흔들 엄청난 폭탄이 터질 것을 직감하고 노트북 자판 위로 손가락을 올렸다.태경이 연우의 하얀 손을 자신의 커다란 손으로 단단하게 맞잡았다.그리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카메라 렌즈를 똑바로 응시하며, 가장 오만하고도 벅찬 선고를 내렸다."내 아내 서연우는, 내 뒤에 숨어서 안방이나 지킬 여자가 아닙니다."태경
Last Updated : 2026-08-0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