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경의 커다란 두 손이, 10년의 세월을 품고 있던 계약서를 단숨에 반으로 찢어버렸다."태경 씨?"찌익! 찌이이익-!연우가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태경은 멈추지 않았다.그는 서류를 수십 조각으로 갈기갈기 찢어발기더니,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것을 허공을 향해 거칠게 흩뿌렸다.차르륵.하얗게 찢겨나간 과거의 조각들이, 펜트하우스의 은은한 조명을 받으며 마치 한겨울의 눈송이처럼 두 사람의 위로 사뿐히 쏟아져 내렸다.차가운 계약과 계산으로 시작되었던 과거의 형식이 완벽하게 소멸하는, 가장 아름답고 폭력적인 의식이었다."이제 이딴 서류는 필요 없어."태경이 허공을 흩날리는 종잇조각들 사이로, 연우를 향해 짐승처럼 짙고 달콤하게 으르렁거렸다.그의 단단한 두 팔이 연우의 허리를 휘감고, 그녀를 침대 위로 완전히 무너뜨리듯 눕혔다."내 목숨, 내 영혼, 내 제국까지 모든 것이 영원히 당신 거야.""……!"평소의 그 정중하면서도 오만했던 존댓말을 완벽하게 무너뜨린, 날것 그대로의 맹목적인 사랑 고백.연우의 숨결이 일순간 멎어버렸고, 그녀의 맑은 눈동자가 걷잡을 수 없는 감동으로 거세게 일렁였다."당신의 그 서릿발 같은 발밑에, 내 모든 것을 영원히 바치고 엎드리겠습니다. 나의 유일한 구원자이자, 나의 완벽한 여황제."태경의 뜨거운 숨결이 연우의 코끝에 닿았다.그의 칠흑 같은 동공은 오직 서연우라는 단 하나의 우주만을 담은 채 맹렬하게 불타오르고 있었다."당신은 정말이지……."연우가 하얀 두 팔을 뻗어, 자신을 내려다보는 태경의 목을 단단하게 감싸 안았다."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나를 완벽하게 통제불능으로 만드는 데 천재적이네요.
Last Updated : 2026-10-1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