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통보를 받은 날, 세계 1위 재벌과 계약했다: Chapter 331 - Chapter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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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화. 변하지 않는 약속 · 위대한 유산(1)

 수백 명의 하객이 내뿜는 열기와 눈부신 샹들리에의 소음이 완벽하게 차단된 곳.태성 펜트하우스의 가장 깊고 내밀한 침실 안에는, 오직 두 사람만의 고요하고 짙은 숨소리만이 부드럽게 내려앉아 있었다."하아."연우가 짙은 네이비블루 실크 드레스의 숄을 툭 떨어뜨리며 나른한 한숨을 내쉬었다.그녀가 화장대 앞의 푹신한 스툴에 앉기가 무섭게, 뒤따라 들어온 차태경의 커다란 두 손이 그녀의 가녀린 어깨를 빈틈없이 감싸 안았다."수고했습니다, 나의 여왕님."태경이 연우의 목덜미에 깊게 입을 맞추며 낮게 으르렁거렸다."수백 명의 시선 앞에서도 당신은 단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완벽하게 고결하더군요. 그 오만한 자태를 참아내느라 내 이성이 몇 번이나 끊어질 뻔했는지 모를 겁니다.""참아내긴 뭘 참아내요. 만찬 내내 내 허리를 부서져라 끌어안고 놔주지도 않았으면서."연우가 거울 너머로 태경과 시선을 맞추며 맑은 실소를 흘렸다."조금만 떨어져 주시죠. 드레스 지퍼 좀 내리게.""내가 하겠습니다."태경이 아주 자연스럽고도 매혹적인 손길로 연우의 등 뒤로 손을 뻗었다.스르륵. 드레스의 지퍼가 내려가고, 연우의 하얗고 매끄러운 등선이 은은한 조명 아래 고스란히 드러났다.태경은 그 완벽한 살결 위에 다시 한번 뜨거운 입술을 도장 찍듯 남기고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연우야."태경이 침대 한구석에 자리한 프라이빗 금고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지문 인식과 함께 묵직한 금고 문이 열리고, 태경이 그 안에서 아주 조심스러운 손길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그게 뭐죠?"가운을 걸친 연우가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으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태경의 손에 들린 낡은 서류 봉투를 응시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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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화. 변하지 않는 약속 · 위대한 유산(2)

 태경의 커다란 두 손이, 10년의 세월을 품고 있던 계약서를 단숨에 반으로 찢어버렸다."태경 씨?"찌익! 찌이이익-!연우가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태경은 멈추지 않았다.그는 서류를 수십 조각으로 갈기갈기 찢어발기더니,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것을 허공을 향해 거칠게 흩뿌렸다.차르륵.하얗게 찢겨나간 과거의 조각들이, 펜트하우스의 은은한 조명을 받으며 마치 한겨울의 눈송이처럼 두 사람의 위로 사뿐히 쏟아져 내렸다.차가운 계약과 계산으로 시작되었던 과거의 형식이 완벽하게 소멸하는, 가장 아름답고 폭력적인 의식이었다."이제 이딴 서류는 필요 없어."태경이 허공을 흩날리는 종잇조각들 사이로, 연우를 향해 짐승처럼 짙고 달콤하게 으르렁거렸다.그의 단단한 두 팔이 연우의 허리를 휘감고, 그녀를 침대 위로 완전히 무너뜨리듯 눕혔다."내 목숨, 내 영혼, 내 제국까지 모든 것이 영원히 당신 거야.""……!"평소의 그 정중하면서도 오만했던 존댓말을 완벽하게 무너뜨린, 날것 그대로의 맹목적인 사랑 고백.연우의 숨결이 일순간 멎어버렸고, 그녀의 맑은 눈동자가 걷잡을 수 없는 감동으로 거세게 일렁였다."당신의 그 서릿발 같은 발밑에, 내 모든 것을 영원히 바치고 엎드리겠습니다. 나의 유일한 구원자이자, 나의 완벽한 여황제."태경의 뜨거운 숨결이 연우의 코끝에 닿았다.그의 칠흑 같은 동공은 오직 서연우라는 단 하나의 우주만을 담은 채 맹렬하게 불타오르고 있었다."당신은 정말이지……."연우가 하얀 두 팔을 뻗어, 자신을 내려다보는 태경의 목을 단단하게 감싸 안았다."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나를 완벽하게 통제불능으로 만드는 데 천재적이네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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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화. 변하지 않는 약속 · 위대한 유산(3)

 "태경 씨."연우가 아주 나직하고도 고결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과거에 나는, 아침에 눈을 뜨는 게 지옥 같았던 적이 있었어요."태경의 어깨가 일순간 흠칫 굳어졌다.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 과거의 조각에, 태경의 커다란 손이 연우의 허리를 부서질 듯 꽉 끌어안았다."강지훈의 빚더미에 시달리며 매일 아침 독촉 전화로 잠을 깼을 때. 유아라의 끔찍한 함정에 빠져 세상의 모든 손가락질을 받았을 때. 나는 내 인생에 두 번 다시 이런 눈부신 아침 햇살은 허락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죠."연우의 붉은 입술 끝에 아주 옅은 실소가 걸렸다."그래서 독해졌어요. 나를 찌르는 모든 것들을 짓밟기 위해, 스스로 피를 흘리며 심장을 얼려버렸으니까요.""연우야."태경이 고통스러운 듯 낮게 으르렁거리며 연우의 뺨을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그의 칠흑 같은 동공에는 아내의 과거 상처를 향한 맹렬한 분노와, 걷잡을 수 없는 짙은 애정이 폭풍처럼 소용돌이치고 있었다."그딴 쓰레기 같은 과거는 다 잊으십시오. 당신의 심장을 얼게 만들었던 그 벌레들은 이미 내가 지옥의 가장 밑바닥에 처넣어 가루로 만들어버렸으니까요.""알아요. 당신이 내 곁에서 기꺼이 가장 잔혹한 피를 묻혀주었다는 거."연우가 매혹적인 눈웃음을 치며 태경의 단단한 손목을 부드럽게 쥐었다."하지만 태경 씨. 나는 그 과거를 지우고 싶지 않아요.""……뭐라고요?"태경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미간을 좁혔다.연우는 시선을 돌려, 잔디밭에서 드론을 조종하는 도윤과 그 뒤를 쫓는 시아를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우리가 피를 흘리며 그 지옥 같은 전쟁을 치러냈기에. 적들의 목줄을 끊고, 전 세계의 자본을 무릎 꿇리며 오메가 카르텔이라는 거대한 악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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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화. 마지막 초대형 프로젝트(1)

 스텔라 인베스트먼트 글로벌 컨벤션 센터.거대한 돔 형태의 홀 중앙에 설치된 초대형 원형 무대 위로, 푸른빛을 머금은 정교한 3D 홀로그램이 허공에 떠올랐다."이것이 스텔라가 구상하는 인류의 새로운 내일입니다."순백의 실크 수트를 입은 서연우의 맑고 우아한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홀 안을 가득 채웠다.그녀의 손짓에 따라 허공의 홀로그램이 천천히 회전하며, 육지가 아닌 망망대해 위에 떠 있는 거대하고도 아름다운 인공 도시의 조감도를 선명하게 비추었다."이름은 '스텔라 시티(Stella City)'."숨죽인 채 무대를 지켜보던 전 세계 수천 명의 특파원들과 글로벌 석학들의 눈동자가 일순간 경악으로 크게 확장되었다."기존 국가들의 영토 분쟁이나 기후 변화, 자원 고갈이라는 구시대적인 한계에서 완벽하게 벗어난 인류 최초의 독립형 해상 인공 도시입니다."연우가 홀로그램을 향해 걸음을 옮기며, 차갑고도 확신에 찬 어조로 설명을 이어갔다."스텔라 시티는 100퍼센트 무공해 자체 에너지로 가동되며, 현존하는 모든 불치병을 연구하고 치료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메디컬 센터가 중심에 세워질 것입니다. 또한 전 세계의 빈곤과 차별이라는 단어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완벽한 자급자족의 유토피아로 설계되었습니다.""서, 서 대표님!"맨 앞줄에 앉아 있던 영국의 유력 경제지 기자가 참지 못하고 손을 번쩍 들며 외쳤다."해상 인공 도시라니요! 그건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입니다! 그 정도 규모의 도시를 바다 위에 띄우려면, 특정 국가의 예산을 통째로 쏟아부어도 모자랄 천문학적인 자본이 필요할 텐데요!""맞습니다. 어떤 국가도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할 규모죠."연우의 붉은 입술이 아주 매혹적이고도 오만한 호선을 그렸다.그녀의 맑은 눈동자가 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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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화. 마지막 초대형 프로젝트(2)

 "당신은 정말이지, 나를 평생 당신의 발밑에 엎드려 꼬리를 흔들게 만드는 완벽한 지배자군요.""꼬리를 흔들기엔 너무 덩치가 큰 맹수 아니에요?"연우가 매혹적인 눈웃음을 치며 태경의 넥타이를 가볍게 쥐어 당겼다."농담할 때가 아니에요. 방금 내 선언 때문에, 지금쯤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두뇌들이 비행기 티켓을 끊느라 난리가 났을 텐데."똑똑.연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대기실 문이 열리며 김 비서가 태블릿을 들고 뛰어 들어왔다."대, 대표님! 회장님!"김 비서의 얼굴은 흥분으로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방금 전 발표가 끝나자마자, 스텔라 본사 비서실로 전 세계 주요 대학과 연구 기관의 연락이 폭주하고 있습니다!""벌써요?""네! MIT와 하버드의 수석 연구원들은 물론이고, 노벨 물리학상과 의학상 수상자들까지 스텔라 시티 프로젝트에 당장 합류하겠다며 서류를 보내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글로벌 투자 은행들마저 자금을 보태겠다며 무작정 대한민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다는 속보가 들어왔습니다!"돈이 있는 곳에 권력이 모이고, 권력이 있는 곳에 천재들이 모이는 법.서연우라는 거대한 태양이 뿜어내는 압도적인 중력에 이끌려, 전 세계의 모든 가치 있는 것들이 오직 한국으로, 그녀의 품으로 미친 듯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아주 훌륭하군."태경이 연우의 허리를 감싸 안은 채로, 김 비서를 향해 고개를 까딱였다."당장 태성 호텔의 모든 VVIP 객실을 비우고, 대한민국으로 입국하는 스텔라의 예비 연구원들을 최고급으로 대우해라. 단 한 명의 천재라도 공항에서 불편을 겪는 일이 생기면 내 손에 죽을 줄 알아.""명심하겠습니다, 회장님!"김 비서가 깍듯하게 인사하고 다시 대기실을 빠져나가자, 태경은 다시 연우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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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화. 시기하는 글로벌 IT 공룡들(1)

 스텔라 인베스트먼트 본사 최상층, 서연우의 대표 집무실.전면 통유리창 너머로 눈부신 오후의 햇살이 쏟아져 내리는 평화로운 공간이었지만, 책상 앞에 선 김 비서의 표정은 사색이 되어 있었다."대표님.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김 비서가 태블릿을 넘기며 다급한 목소리로 보고를 이어갔다."스텔라 시티 프로젝트 발표 직후, 글로벌 IT 공룡 기업들의 핵심 개발자와 수석 엔지니어들이 줄사표를 던지고 모조리 스텔라행 비행기에 오르고 있습니다. 기술 독점을 두려워한 실리콘밸리의 상위 5개 거대 기업들이, 어젯밤 비밀리에 연합 카르텔을 결성했다는 첩보가 들어왔습니다.""연합 카르텔?"최고급 가죽 소파에 나른하게 기대앉아 있던 서연우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맑은 실소를 흘렸다."자기들끼리 뭉치면 빼앗긴 인재들이 돌아오기라도 한답니까. 능력도 자본도 밀리는 패배자들의 아주 전형적이고 찌질한 발악이네요.""그게, 단순한 불매 운동이나 언론 플레이 수준이 아닌 것 같습니다. 다크웹 쪽 동향을 살펴보면……."위이이잉-! 삐빅! 삐비빅!김 비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집무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던 초대형 메인 모니터가 일순간 시뻘건 경고등으로 도배되기 시작했다.귀를 찢는 듯한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가 고요했던 집무실의 공기를 단숨에 갈라놓았다."대, 대표님! 외부로부터의 대규모 해킹 공격입니다!"김 비서가 태블릿의 실시간 트래픽을 확인하며 경악에 찬 비명을 질렀다."초당 수십 테라바이트급의 디도스(DDoS) 공격과 함께, 제로데이 취약점을 노린 악성 코드가 스텔라 시티의 메인 서버 설계도 쪽으로 미친 듯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 정도 규모면…… 실리콘밸리 연합 놈들이 작정하고 슈퍼컴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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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화. 시기하는 글로벌 IT 공룡들(2)

 집무실 벽면의 붉은 경고창들은 여전히 미친 듯이 증식하며 당장이라도 서버를 다운시킬 듯 맹렬하게 압박해 오고 있었다.하지만 도윤의 표정은 그저 지루한 퍼즐 게임을 하는 어린아이처럼 평온하기 짝이 없었다."실리콘밸리의 수석 엔지니어들이라길래 내심 기대했는데. 고작 2년 전에 유행하던 우회 라우팅 기법을 쓰고 있네요. 하품이 나올 지경입니다."타탁!도윤이 엔터 키를 강하게 내리치는 것과 동시에, 그의 노트북 화면에 초읽기 타이머가 나타났다.[ 00 : 59 ]"앞으로 딱 1분."도윤이 의자 등받이에 몸을 푹 기대며 양팔을 가슴 앞으로 꼬았다."1분 뒤면, 저 찌질한 공룡들의 이빨이 모조리 뽑혀나갈 겁니다.""대, 도윤 도련님! 지금 적들의 트래픽이 평소의 만 배 이상으로 폭주하고 있습니다! 메인 서버 온도가 한계치를 돌파하려……!"김 비서가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쳤지만, 도윤은 콧방귀를 뀔 뿐이었다.카운트다운은 자비 없이 흘러갔다.30초. 20초. 10초. 5초.그리고 마침내 타이머가 [ 00 : 00 ]을 가리킨 바로 그 순간.퍼엉-!집무실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던 수백 개의 시뻘건 해킹 경고창들이, 마치 유리가 깨지듯 시각적인 파열 효과와 함께 모조리 산산조각 나며 사라져버렸다.요란하게 울려대던 사이렌 소리가 뚝 끊기고, 메인 모니터는 다시 스텔라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푸른빛 로고를 띄워 냈다."……!"김 비서의 입이 떡 벌어졌다."공격이…… 완전히 차단되었습니다! 아니, 차단된 수준이 아닙니다!"김 비서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태블릿의 데이터를 확인하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적들의 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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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화. 남편의 플렉스(Flex)(1)

 태성 펜트하우스의 다이닝룸.통유리창 너머로 쏟아지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서연우는 갓 내린 에스프레소 잔을 가볍게 쥐고 태블릿 화면을 여유롭게 넘기고 있었다.[ 실리콘밸리 대재앙. 거대 IT 공룡 5개사, 10살 천재의 '분홍 토끼'에 24시간째 통제 불능! ][ 백기 든 천재들. 스텔라 시티를 건드린 대가는 처참한 굴욕. ]연우의 맑은 눈동자가 외신들의 요란한 헤드라인을 훑어 내렸다.어제 오후, 아들 도윤이 심어놓은 '이지스-도윤 커스텀' 방화벽의 역해킹 여파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었다.미국 IT 산업의 심장부라 불리는 기업들의 메인 서버가, 당근을 오물거리는 분홍색 토끼 애니메이션에 완벽하게 점령당해 마비된 전대미문의 사태."우리 아들이 심어둔 토끼가 아주 식성이 좋네요. 아직도 실리콘밸리 메인 서버를 갉아먹고 있는 걸 보면."연우가 붉은 입술을 매혹적으로 비틀어 올리며 맑은 실소를 흘렸다.하지만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 아침 식사를 하던 차태경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서걱. 까앙-.나이프가 덜 익은 레어 스테이크를 썰어내며 도자기 접시를 날카롭게 긁었다.태경의 칠흑 같은 동공은 스테이크에서 흘러나오는 붉은 핏물보다 더 서늘하고 살벌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당신, 어제부터 계속 표정이 안 좋네요."연우가 태블릿을 내려놓고 턱을 괸 채 태경을 바라보았다."도윤이가 1분 만에 완벽하게 방어해 냈고, 적들은 전 세계의 웃음거리로 전락했어요. 스텔라 시티의 보안이 얼마나 무식하게 튼튼한지 만천하에 증명된 셈인데,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죠?""웃음거리로 전락한 것 따위는 내 알 바가 아닙니다."태경이 나이프를 내려놓고 냅킨으로 입가를 거칠게 닦아냈다."내가 불쾌한 건, 감히 그 시궁창 쥐새끼들이 내 아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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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화. 남편의 플렉스(Flex)(2)

 "나는 내 아내가 짓는 완벽한 도시에, 아주 작은 먼지 한 톨이라도 날아드는 걸 용납할 수 없으니까요. 돈으로 적들의 숨통을 끊어버릴 수 있다면, 내 전 재산을 불태워도 아깝지 않습니다.""덕분에 실리콘밸리는 오늘부로 완벽한 빙하기를 맞이하겠네요."연우가 나른하게 웃으며 커피를 한 모금 머금었다.단순히 방어에 성공한 것을 넘어, 아예 적들의 밥줄과 명줄을 동시에 쥐고 흔들어버리는 압도적인 자본의 폭력.연우는 이 무식하고도 무자비한 남편의 복수 방식이 지독하게 마음에 들었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연우가 식사를 마치고 디저트로 나온 멜론을 한 조각 베어 물었을 때였다.다다다닥!다이닝룸 밖에서 군화 발소리 같은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넥타이가 반쯤 풀어진 김 비서가 숨을 헐떡이며 뛰어 들어왔다."회, 회장님! 대, 대표님! 허억, 허억…….""숨 좀 고르고 말해. 아침부터 꼴사납게."태경이 냅킨으로 입가를 닦으며 서늘하게 지시했다."인수…… 완료되었습니다! 시장가의 3배를 현찰로 즉시 입금하겠다는 조건에, 세 기업의 주주들이 10분 만에 경영권 양도 계약서에 전자 서명을 마쳤습니다!"김 비서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태블릿을 내밀었다."그리고 회장님의 지시대로, 실리콘밸리 연합 5개사에 대한 부품 공급을 전면 차단했습니다. 그 즉시……."김 비서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그 5개 IT 공룡 기업들의 주가가 개장과 동시에 70퍼센트 이상 폭락하며 거래 정지 상태에 빠졌습니다. 부품 수급이 막혔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이 패닉 셀링을 던진 겁니다. 사실상 도산 위기입니다!"자본주의의 가장 끔찍하고도 완벽한 사이다가 터지는 순간이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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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화. 진짜 셋째의 축복(1)

 스텔라 인베스트먼트 본사 최상층, 서연우의 대표 집무실.수백 장에 달하는 스텔라 시티의 해상 인프라 설계도와, 글로벌 석학들의 영입 리스트가 책상 위를 빈틈없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현재까지 합류를 확정한 수석 연구원만 3백 명을 돌파했습니다."김 비서가 태블릿을 넘기며 보고를 이어갔다."초기 인프라 구축에 투입될 3경 원의 자금 역시, 회장님의 태성중공업 네트워크와 완벽하게 동기화되어 한 치의 오차 없이 집행되고 있습니다. 대표님께서 어제 밤샘 검토하신 설계 수정안도 무사히 통과되었습니다.""수고했어요. 다음 주재원 회의 자료도 이어서 브리핑해 줘요."연우가 서류에 사인하며 건조하게 대답했다.하지만 그녀가 다시 펜을 쥐어 들려던 찰나였다.핑-.순간, 눈앞의 시야가 하얗게 점멸하며 바닥이 울렁거리는 듯한 지독한 현기증이 밀려왔다."……읏."딸그락!연우의 손에서 빠져나간 만년필이 대리석 바닥으로 요란하게 굴러떨어졌다.그녀가 미간을 짚으며 휘청이자, 책상을 짚고 있던 그녀의 하얀 손등 위로 핏기가 차갑게 가셨다."대, 대표님?! 안색이 너무 안 좋으십니다!"김 비서가 화들짝 놀라며 다가오려던 순간이었다.쾅-!집무실의 두꺼운 문이 부서질 듯 열리며, 회의를 마치고 올라오던 차태경이 짐승 같은 속도로 튀어 들어왔다."연우야!"태경이 바닥으로 쓰러지려던 연우의 허리를 낚아채듯 끌어안았다.그의 넓고 단단한 가슴에 안긴 연우는, 식은땀을 흘리며 가쁘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내가 그렇게 무리하지 말라고 당부했건만!"태경의 칠흑 같은 동공에서 당장이라도 세상을 멸망시킬 듯한 맹렬한 살기와 공포가 터져 나왔다."당장 태성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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