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통보를 받은 날, 세계 1위 재벌과 계약했다: Chapter 361 - Chapter 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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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화. 핏줄은 속일 수 없다 · 그림자 속 부모의 미소(1)

 태성그룹 메인 타워 최상단, 스텔라 인베스트먼트 VIP 전용 프라이빗 서버실.어두운 방 안을 가득 채운 수십 개의 홀로그램 스크린 위로, 복잡한 데이터 코드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명진그룹 놈들이 네게 어설픈 수작을 부렸다고 들었다."도윤의 귀에 꽂힌 무선 이어폰 너머로, 차태경의 짐승 같은 낮고 서늘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태성의 법무팀과 스텔라의 자금팀을 당장 네 밑으로 꽂아주마. 건방진 쥐새끼들의 목을 모조리 뜯어발겨서 한강에 던져버려라.""제안은 감사하지만 거절하겠습니다, 아버지."도윤이 키보드 위로 하얀 손가락을 빠르게 미끄러뜨리며, 아주 건조하고도 오만한 미소를 지었다."제가 입사 한 달 만에 부모님의 힘을 빌려 적을 치운다면, 그건 태성의 황태자로서 실격 아니겠습니까.""……하하핫!"수화기 너머로 태경의 흡족하고도 광기 어린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과연 내 핏줄이군. 좋다. 명진그룹이라는 시시한 장난감은 온전히 네 손에 맡기마. 대신, 숨통을 끊을 때는 적이 두 번 다시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가장 잔혹하게 짓밟아야 한다는 걸 잊지 마라.""명심하겠습니다."통화가 끊기고, 도윤의 투명한 눈동자가 메인 스크린에 띄워진 조작된 스위스 은행 계좌의 로그 기록을 매섭게 훑어 내렸다.어제저녁, 명진그룹의 박 전무가 도윤을 협박하기 위해 들이밀었던 가짜 횡령 서류.박 전무는 그것이 완벽한 올가미라고 믿었겠지만, 도윤에게는 오히려 적의 심장부로 곧장 이어지는 가장 완벽한 마스터키에 불과했다."멍청한 놈들. 가짜 계좌의 더미 IP를 생성하면서, 본사 메인 서버의 방화벽 포트를 10초나 열어두다니."타다닥-! 타탁!도윤의 손끝에서 춤추듯 입력된 해킹 코드가, 명진그룹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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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화. 핏줄은 속일 수 없다 · 그림자 속 부모의 미소(2)

 "저는 그 조작된 더미 IP를 역추적해서 명진그룹의 메인 서버에 접속했습니다. 당신들이 가장 은밀하게 숨겨두었던 주가 조작과 비자금 장부가 아주 예쁘게 정리되어 있더군요.""……뭐, 뭐라고?!""그 귀한 장부를 저 혼자 보기 아까워서, 오늘 아침 검찰청과 언론사 수백 곳에 아주 친절하게 뿌려드렸습니다."명진그룹 회장의 낯빛이 잿빛으로 사색이 되었다.그는 그제야 밖에서 들려오는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압수수색을 알리는 고함 소리가, 눈앞의 이 새파랗게 어린 청년의 짓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너, 너 이 새끼! 감히 남의 그룹을 상대로 이런 미친 짓을 벌이고도 무사할 줄 아느냐!""무사할 줄 아느냐라."도윤이 붉은 입술을 매혹적으로 비틀어 올리며 짐승 같은 실소를 터뜨렸다."제가 이 장부를 빼내자마자, 스텔라의 자금망을 동원해 명진의 핵심 주식에 3조 원 규모의 공매도를 걸었습니다.""……!""단 3일. 당신들의 그룹이 공중분해 되고, 시가총액의 80퍼센트가 허공으로 증발하는 데 걸린 시간입니다."도윤의 서늘하고도 오만한 팩트 폭격에, 회장은 숨이 턱 막힌 듯 가슴을 부여잡고 비틀거렸다."내 부모님이 닦아놓은 제국의 발밑에서 구걸이나 하던 벌레들이. 감히 내 목에 목줄을 채우려 들면 어떻게 되는지."도윤이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며, 덜덜 떠는 박 전무의 턱을 구두코로 가볍게 밀어 올렸다."이것이 태성이 적을 짓밟는 방식입니다."그 한마디에, 박 전무는 기어이 바지에 오줌을 지리며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살려, 살려주십시오! 제가 눈이 멀어 감히 태성의 황태자님을 몰라뵙고……! 제발 한 번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자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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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화. 핏줄은 속일 수 없다 · 그림자 속 부모의 미소(3)

 "방금 도윤이가 구두코로 박 전무의 턱을 툭 밀어 올리며 자비를 구걸하게 만들던 저 오만한 행동. 옛날에 당신이 강지훈이나 오메가 카르텔 놈들을 짓밟을 때 짓던 그 끔찍한 야차 같은 표정과 소름 돋도록 똑같았어요.""……크흠."연우의 서릿발 같은 팩트 폭격에, 태경이 헛기침을 하며 애써 시선을 피했다."적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는 것은 제국의 기본 소양 아닙니까. 내 아들이 그 훌륭한 소양을 완벽하게 물려받았다는 뜻이니, 아비로서 아주 자랑스럽군요."뻔뻔하게 태세를 전환한 태경이 연우의 허리를 더욱 꽉 끌어안았다."어머니의 완벽한 지능과 아버지의 무자비한 폭력성을 모조리 흡수했으니. 감히 저 새파랗게 어린 괴물의 목에 방울을 달 수 있는 놈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틀린 말은 아니네요."연우가 와인을 한 모금 머금으며, 아주 평화롭고 따뜻한 시선으로 화면 속 아들의 잔상을 응시했다.스텔라 시티를 세우고 이 거대한 낙원을 지키기 위해, 자신과 태경은 수없이 많은 피를 흘리며 적들과 싸워야 했다.혹여나 아이들이 그 끔찍한 진흙탕 싸움에 휘말릴까 봐, 언제나 가장 견고한 성벽을 치고 아이들을 보호하는 데 온 신경을 곤두세웠던 지난날들.하지만 방금 전 화면 속에서 도윤이 보여준 모습은, 더 이상 부모의 그늘 아래 숨어 있는 어린아이가 아니었다.부모의 도움 따위는 일절 거절한 채, 오직 자신의 힘만으로 구시대의 낡은 쥐새끼들을 완벽하게 도륙 내고 스스로 제왕의 자질을 증명해 낸 완벽한 후계자."정말이지, 언제 저렇게 다 커버렸는지 모르겠어요."연우의 붉은 입술 사이로 아주 작고 나직한 한숨이 새어 나왔다.그것은 섭섭함이 아니라, 혹독했던 과거의 짐을 비로소 완벽하게 내려놓은 자만이 지을 수 있는 가장 고결하고 홀가분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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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2화. 빈 둥지 증후군 달콤한 일탈(1)

 스텔라 시티 최상층 정원 저택의 밤은, 인공 하늘의 조명이 부드럽게 소거되며 진짜 밤하늘의 별빛을 고스란히 끌어안고 있었다.서연우는 테라스의 푹신한 선베드에 기대앉아, 태블릿으로 글로벌 경제지의 헤드라인을 여유롭게 넘겨보고 있었다.[ 태성그룹 황태자의 데뷔전, 명진그룹 3일 만에 완벽한 파산. ][ 유럽 사교계를 꿇린 14세의 여왕, 차시아. ][ 650억 낙찰의 주인공 '블랭크', 알고 보니 스텔라 시티의 10세 막내? ]"우리 집 괴물들이 기어이 전 세계의 1면을 전부 도배해 버렸네요."연우가 붉은 입술을 매혹적으로 비틀어 올리며 맑은 실소를 흘렸다.그녀가 태블릿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려던 찰나, 등 뒤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지더니 차태경의 단단한 두 팔이 그녀의 어깨를 백허그하듯 꽉 끌어안았다."하아."태경이 연우의 목덜미에 깊게 얼굴을 묻으며, 아주 무겁고도 극적인 한숨을 내쉬었다."왜 이래요.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태성그룹 회장님께서 땅이 꺼져라 한숨을 다 쉬고."연우가 고개를 살짝 돌려 태경의 칠흑 같은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내가 아무래도 중병에 걸린 것 같습니다, 연우야.""중병이요? 태성 병원장 당장 호출할까요?""아니요. 의사 따위가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닙니다."태경이 연우의 어깨에 턱을 괸 채, 아주 시무룩한 맹수 같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내 존재 가치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도윤이 녀석은 알아서 재벌 그룹 하나를 박살 내고, 시아는 나 없이도 늙은 귀족들을 발밑에 꿇렸죠. 심지어 막내 놈은 낙서 한 번으로 수백억을 벌어들입니다."태경의 커다란 손이 연우의 허리를 더욱 빈틈없이 휘감았다."이 거대한 성벽 안에서, 이제 그 누구도 나의 무자비한 보호 따위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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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화. 빈 둥지 증후군 달콤한 일탈(2)

 "내가 10대 후반, 면허를 따자마자 가장 처음으로 샀던 녀석입니다."검은색 가죽 라이더 재킷을 걸친 태경이 낡은 차 키를 손가락에 걸고 돌리며 짐승처럼 짙은 눈웃음을 지었다."우리가 처음 위장 결혼 계약을 맺고, 강지훈의 눈을 피할 때 몇 번 몰았던 차이기도 하죠. 오늘 같은 일탈에는, 50대의 경호 차량이 따라붙는 리무진보다는 이 낡은 녀석이 제격 아닙니까.""세상에, 그걸 아직도 가지고 있었어요?"연우가 기가 막히다는 듯 웃으며 조수석의 문을 열었다.태경 역시 운전석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부아아아앙-!오래된 연식에도 불구하고, 괴물 같은 엔진음이 지하 주차장을 묵직하게 울렸다."그런데 우리 밖으로 나갈 수는 있어요? 도윤이가 스텔라 시티 보안 시스템을 3중으로 덧씌워 놔서, 개미 한 마리도 몰래 못 나간다고 장담하던데."연우가 안전벨트를 매며 장난스럽게 물었다."내 아들이 천재 해커이긴 하지만, 이 제국을 만든 창조주는 나라는 사실을 간과한 모양이더군요."태경이 씩 웃으며 대시보드 아래의 아날로그 스위치를 눌렀다.순간, 메인 게이트가 아닌 차고 벽면의 일각이 소리 없이 열리며 바다와 연결된 비밀 터널이 모습을 드러냈다."도윤이 녀석의 디지털 방화벽에는 아예 잡히지도 않는 물리적인 아날로그 수동 게이트입니다. 비상시를 대비해 나만 알고 있는 루트죠.""아들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으면서 빈 둥지 증후군은 무슨."연우가 어이가 없다는 듯 맑은 폭소를 터뜨리는 순간.스포츠카가 굉음을 내며 터널을 빠져나가, 짙은 밤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해상 고속도로 위로 맹렬하게 튕겨 나갔다."꺄아앗!"창문을 열자 서늘하고 상쾌한 밤바다의 바람이 거세게 밀려 들어와 연우의 머리카락을 어지럽게 헝클어뜨렸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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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4화. 처음 만났던 그곳으로 · 영원한 나의 구원자(1)

 낡은 스포츠카가 거친 엔진음을 뱉어내며 서울 외곽의 오래된 산길 끝에 멈춰 섰다.도심의 불빛이 멀어지고, 짙은 나무 그림자 사이로 따뜻한 조명이 켜진 건물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차태경은 시동을 끈 뒤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곳이군요."연우가 차 문을 열고 내리며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지금은 말끔하게 정비된 산책로와 정원이 이어져 있었지만, 산의 굴곡과 오래된 나무들의 위치만큼은 아주 먼 과거의 기억을 희미하게 붙들고 있었다.태경이 연우의 곁으로 다가왔다.그의 칠흑 같은 시선이 따뜻한 불빛으로 가득한 아동·청소년 보호 및 심리 치유 시설을 향했다."여기였습니다."낮고 가라앉은 목소리."내가 갇혀 있던 별장이."연우의 눈빛이 깊게 흔들렸다.과거 태성가의 별장은 오래전에 철거되었다.빛 한 줄기 들지 않던 지하실도, 차가운 권력 다툼의 흔적도 이제는 남아 있지 않았다.그 자리에는 어른들의 욕망과 폭력 때문에 상처 입은 아이들을 보호하고 치료하는 공간이 세워져 있었다."기억나십니까."태경이 연우의 손을 단단히 맞잡았다."당신이 환풍구 너머로 처음 내 목소리를 들었던 곳이죠."그날의 기억이 되살아나는지, 그의 눈매가 짙게 가라앉았다.자신의 세상이 끝났다고 믿었던 절망의 밤.환풍구 너머로 손전등 불빛과 찌그러진 초콜릿 한 조각을 밀어 넣었던 어린 서연우.연우 역시 천천히 옛 기억을 더듬었다.아버지의 외도와 새어머니의 학대를 견디지 못해 산을 헤매던 밤.어둠 속 어디선가 희미한 울음소리를 듣고, 두려움을 참으며 환풍구 앞에 쪼그려 앉았던 자신.'너 거기 있어? 울지 마. 이거 먹고 기운 내.'"당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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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화. 처음 만났던 그곳으로 · 영원한 나의 구원자(2)

 "당신의 손을 잡기 훨씬 전부터, 나는 환풍구 너머로 들려오던 당신의 목소리를 숨이 막힐 만큼 선명하게 기억합니다."태경이 연우의 하얀 손등에 자신의 거칠고 뜨거운 뺨을 부비며 낮게 으르렁거렸다."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던 지하실이었죠. 나는 세상 모든 사람을 증오하며, 저 문이 다시는 열리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었습니다."태경의 목소리가 과거의 끔찍했던 기억을 훑고 지나가며 미세하게 떨려왔다."아버지는 나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가뒀고, 나는 그 안에서 인간에 대한 믿음을 하나씩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배가 고파 쓰러져 가면서도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않았죠."태경이 고개를 들어 연우의 투명한 눈동자를 깊게 마주 보았다."그때 환풍구 너머로 당신의 손전등 불빛이 들어왔지."어린 서연우.자신 역시 아버지의 외도와 새어머니의 학대를 피해 어둠 속 산길을 헤매던 상처투성이의 소녀.그런데도 더 깊은 어둠 속에서 울고 있던 낯선 소년을 외면하지 않았던 사람."'울지 마. 내가 여기 있어.'"태경이 오래된 기억을 되살리듯 천천히 그 말을 되뇌었다."그리고 찌그러진 초콜릿 한 조각을 밀어 넣어줬습니다."그는 연우의 손을 끌어당겨 자신의 왼쪽 가슴, 가장 깊은 곳에서 미친 듯이 박동하는 심장 위에 얹었다."그때 당신이 밀어 넣어준 초콜릿 한 조각과, 울지 말라고 건넨 그 한마디가 없었다면."태경의 붉어진 눈시울이 미세하게 떨렸다."나는 그 지하실을 빠져나온 뒤에도 평생 그 어둠 속에 갇힌 인간으로 남았을 겁니다.""하지만 당신은 결국 그 어둠에서 나왔잖아요."연우가 태경의 가슴 위로 전해지는 묵직한 심장 박동을 느끼며, 아주 매혹적이고도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그녀의 다른 한 손이 천천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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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화. 극한 직업, 비서실장의 봄(1)

 스텔라 시티 메인 타워 140층, 회장 집무실.평화로운 오후의 정적을 깨고, 당장이라도 건물을 무너뜨릴 듯한 맹수의 포효가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김 비서! 아니, 김 실장!""네, 넷! 회장님!"태성그룹 비서실장, 김민준이 사색이 된 얼굴로 결재판을 품에 안은 채 뛰어 들어왔다."방금 내 아내가, 스텔라 재단의 아동 병원 증축 예산이 조금 빠듯하다고 지나가듯 말하는 걸 내 두 귀로 똑똑히 들었다!"차태경이 최고급 마호가니 책상을 주먹으로 쾅 내리치며 서늘하게 으르렁거렸다."당장 내 개인 자산에서 1조 원을 빼서 스텔라 재단 계좌로 송금해! 우리 여왕님께서 예산 문제로 단 1초라도 신경을 쓰시게 만들다니, 재단 예산팀 놈들 목을 모조리 뽑아버릴까!""회, 회장님! 진정하십시오!"김 실장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태블릿을 치켜들며 다급하게 외쳤다."어제 서 대표님께서 회장님의 개인 자금 무단 기부를 엄격하게 금지하셨습니다! 정당한 절차 없이 1조 원이라는 거액이 재단에 꽂히면, 대표님께서 또 회장님을 집무실 밖으로 내쫓으실 겁니다!""……."그 서릿발 같은 아내의 경고가 떠오른 듯, 흉흉하게 날뛰던 태경의 턱관절이 일순간 멈칫했다.하지만 이내 태경의 칠흑 같은 동공에서 아주 교활하고도 맹목적인 집착이 번들거리기 시작했다."그럼 몰래 넣으면 될 것 아니냐. 기부자 명단은 철저하게 익명으로 처리하고, 자금 출처는 스위스 페이퍼 컴퍼니를 세 번 정도 우회해서 세탁해라.""네?! 1조 원을 돈세탁해서 아내분 재단에 몰래 기부하시겠다고요?!""내 돈을 내 아내를 위해 쓰겠다는데 무슨 불만이 그렇게 많아! 당장 스텔라 재단 수석 팀장한테 내려가서, 이 기부금 수령서에 서명받아 와! 못 받아오면 네 목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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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화. 극한 직업, 비서실장의 봄(2)

 "회장님께 전하십시오. 아내를 돕고 싶다면 그따위 유치한 돈세탁 놀이는 그만두시고, 정식으로 이사회 안건을 거쳐서 투명하게 태성그룹 명의로 기부하시라고요."그 서릿발 같은 단호함.논리와 이성으로 완벽하게 무장한 채, 절대 권력자 앞에서도 한 치의 물러섬이 없는 태도.그것은 놀랍도록 서연우 대표의 그 고결하고 차가운 카리스마를 쏙 빼닮아 있었다.'……멋있다.'순간, 김 실장의 머릿속에 아주 생뚱맞고도 강렬한 감상이 스치고 지나갔다.늘 살얼음판을 걷듯 차태경의 변덕에 맞춰 살아온 그에게, 원칙을 내세우며 당당하게 선을 긋는 윤 팀장의 모습은 묘한 안도감과 찌릿한 경외심을 불러일으켰다."김 실장님."윤 팀장의 차가운 목소리에, 넋을 잃고 있던 김 실장이 화들짝 놀라며 어깨를 움츠렸다."아, 네! 팀장님 말씀이 백번 지당하십니다. 제가 다시 올라가서 회장님을 목숨 걸고 설득해 보겠습니다."김 실장이 체념한 듯 깊은 한숨을 내쉬며 서류를 챙겨 들고 돌아서려던 찰나였다."잠깐만요."윤 팀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 한쪽에 놓여 있던 작은 쇼핑백을 들어 김 실장에게 내밀었다."……이게 뭡니까?""독일제 최고급 위장약과 수면 유도제입니다.""네?"김 실장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윤 팀장을 바라보았다.언제나 로봇처럼 차갑게 일만 하던 그녀의 서늘한 눈매가, 아주 미세하게, 그리고 놀랍도록 다정하게 휘어져 있었다."아까부터 계속 명치끝을 꾹꾹 누르고 계시더군요. 다크서클도 턱 밑까지 내려왔고요."윤 팀장의 목소리가 평소의 얼음장 같은 톤에서 조금 벗어나, 묘하게 부드러운 온기를 머금고 있었다."그 무자비하고 통제 불능인 회장님 밑에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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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화. 회장님 부부의 큐피트 작전(1)

 스텔라 시티 메인 타워 140층, 회장 집무실.서류를 검토하던 차태경이 미간을 팍 구기며 펜을 책상 위에 툭 던졌다."연우야. 김 실장 저 녀석, 요새 단단히 미친 게 틀림없습니다."태경이 소파에 앉아 홍차를 마시던 서연우를 향해 불만스레 으르렁거렸다."어제는 내가 결재판을 던졌는데도 피실피실 웃질 않나, 오늘은 스마트폰 화면을 보면서 얼굴을 붉히더군. 내 살벌한 비서실 군기가 완벽하게 빠져버렸어.""모른 척 좀 해줘요. 20년 넘게 당신의 그 지독한 변덕을 견뎌낸 불쌍한 사람인데."연우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아주 매혹적이고도 나른한 눈웃음을 흘렸다."얼음장 같던 120층 재단 수석 팀장님과, 당신 밑에서 고통받던 140층 비서실장님 사이에 드디어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잖아요.""뭐라고?"태경의 칠흑 같은 동공이 놀라움으로 커졌다."윤지수 팀장 말입니까? 당신을 쏙 빼닮아서 피도 눈물도 없이 원칙만 따지던 그 얼음 마녀가, 내 밑에서 위장약이나 씹어먹던 놈이랑 연애를 한다고?""아직 연애는 아니고, 아주 풋풋하게 썸을 타는 중이죠. 서로 서류 핑계로 층을 오르내리면서 은근슬쩍 차도 마시고 하던걸요."연우가 기가 막힌다는 듯 웃으며 태경을 바라보았다."당신은 명색이 제국의 황제라는 사람이, 자기 최측근들 연애 기류 하나 눈치채지 못하고 뭐 했어요?""……하!"태경이 헛바람을 들이켜더니, 이내 아주 짐승 같고도 광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내 아내 다음으로 이 차태경의 곁을 가장 오래 견뎌낸 위대한 남자입니다! 그런 충신의 연애 사업이 고작 서류 핑계로 차나 마시는 수준에서 머물게 둘 수는 없지!"태경이 당장이라도 인터폰을 부술 기세로 다가갔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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