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카페 2층 구석 자리.주문했던 따뜻한 라테가 식을 때까지 꼼짝 않고, 노트북과 패드를 번갈아 만지며 깊은 고뇌에 빠져 있던 것은, 조금 멀리서부터 탁탁, 탁탁, 우당탕 소리와 함께 맞은편 자리에 착석한 홍시혁에 의해 와장창 깨졌다.이어폰을 빼고 찬찬히 훑은 홍시혁은, 머리가 바람에 의해 엉망이었고 목도리도 옷도 난리였다. 무엇보다 찬바람에 얼굴이 새빨개진 모습은 안쓰러울 정도라 라테를 건넸지만, 이미 식은 라테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그리고 뛰어온 것인지 한참 숨을 고르다,“진심?”뱉은 첫마디가 저거다.“그럼 널 왜 불렀겠어?”퉁명스럽게 대꾸하자, 가는 눈을 뜨며 의심하면서도 내가 건넨 이어폰은 착실하게 새빨갛게 얼어 있는 귓구멍으로 향했다. 그리고 라테가 식는 줄도 모르고 집중한 결과물을 들려주자, 두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말도 없이 음악에 집중하는 건지, 아니면 별생각이 없는 건지 그저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 시선은 조금 부담스러워 괜히 패드로 시선을 옮겨 애꿎게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며 딴짓했다.“그… 어때?”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끈질기게 연락이 오는 통에 일단, 이 미쳐 날뛰는 홍시를 진정시키는 목적으로 미완성된 싸비를 들려주자, 당사자는 역시 별말 없이 여전히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짙은 아이홀에 잘 자리 잡은 쌍꺼풀과 긴 속눈썹, 여전한 눈동자와 콧대.하여간에 예나 지금이나 얼굴 하나는 잘났다니까.“네 목소리랑… 어울릴 거 같아서.”“이거 뭐야?”뭐냐니?노래를 만들어 달라고 그렇게 괴롭히지 않았나?순간 기억상실이라고 걸린 건가 싶어서 한껏 노려
Last Updated : 2026-07-2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