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죄송해요. 계속 이야기해 주세요.” 홍시혁의 옷자락을 잡고, 한 번만 더 끼어들면 죽여버리겠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자, 그 눈빛을 용케도 읽은 건지 착석하고는 구시렁거리며 뒤로 홱 돌아버린 덕분에 회의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렇게 이리저리 피드백하고, 구상하고 몇 시간이 지난 후에야, 진이 빠진 채로 의자에 앉아 있다 무심코 나는 예정에도 없던 홍시혁의 앨범에 참여하게 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해 옆을 홱 돌아봤다. 이번 회의 최고 빌런인 홍시혁은 어느새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자기 잘못은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하… 그래, 네 놈이 성장했을 거로 생각한 내 잘못이야. 내 잘못.”“효재 형, 너무 그러지 말고… 한 대 태우러 가자.”“현우야, 나 이번 앨범 준비하다가 죽는 건 아닐까? 나, 아직 결혼도 못 했는데….”“또, 또, 그런 소리 하지.”울 것 같은 표정과 목소리로 나가버린 둘을 바라보다, 텅 비어버린 회의실에 남아 지쳐 새하얀 천장만 바라보던 내 옆에서는 나의 완성되지 않은 멜로디를 반복해서 틀며 구시렁거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대체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효재 형도 귀가 맛이 갔나?”“아니야, 일리 있어.”“뭐라고~?”“전부 비슷비슷한 건 사실이잖아.”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냐는 얼굴로 바라보는 얼굴에 고개를 끄덕였다. 입지가 꽤 있는 작곡가에게서 그런 피드백을 받을 기회는 드물다
Last Updated : 2026-08-1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