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예요.”“네?”“유진이가 여기에서 버스를 기다리러 올 거예요.”영애는 제 차를 읍내의 어느 한산한 길 한구석에 세우고는 봉길에게 알려주었다.차 조수석에 타 있던 봉길은 어리둥절해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아직 문을 열지 않은 노포가 즐비한 어느 길에는 다 쓰러져가는 것처럼 보이는 버스 정류장이 하나 있었다. “여기서 내려요. 그리고 기다려봐요. 어차피 앞으로 버스는 세 대밖에 안 지나갈 거예요. 그 세 대 중에 하나쯤은 잡아타겠죠, 유진이가.”“아….”“그 정도는 할 수 있잖아요. 우리 유진이랑 잘해보기 위해서.”“네, 맞습니다.”영애의 우아한 어투에 압도된 봉길은 얼떨떨한 얼굴로 답했다.“그냥…. 글쎄다. 카페에 찾아왔다가 유진이가 안 보여서 근처 산책을 하다가 잠시 쉬어가는 중이라고 둘러대요.”“네?”“그러다가 봉길 씨 차로 데려다주게 되면 완전 더 나이스한거지. 한번 잘해봐요?”“네, 감사합니다.”“뭐해요? 어서 내려요.”“아, 네!”봉길은 영애의 재촉에 차 문을 열고 내렸다. 그러자, 영애가 조수석 쪽 창문을 내리고는 카페에서 조금 전 내려온 시원한 커피 한잔을 봉길에게 건네주었다.“자, 이거 마시면서 기다리고요. 행여나 유진이가 너무 안 와서 열사병에라도 걸릴 것 같으면 우리 카페로 피신 와요.”“감사합니다.”“그럼, 건투를 빌어요. 주차해 놓은 차는 걱정하지 마시고요.”영애는 마지막 말을 끝으로 창문을 다시 올리고는 카페로 차를 돌렸다. 봉길은 영애가 건네준 커피를 손에 쥐고서 벤치에 앉았다.“앗, 뜨거워.”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에, 지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벤치는 매우 뜨거웠다. 봉길은 하는 수 없이 일어선 채로 정류장 앞을 서성대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무모한 짓이람.봉길이 인생에서 최고로 무모한 짓을 해보았던 건, 꽤 잘하던 공부를 때려치우고 이스포츠의 길로 들어선 것이었다. 극 내향에 극안정주의인 그의 성격상, 이런 행동은 상상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그러나, 사랑에 정말 눈이 멀어
Last Updated : 2026-09-0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