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화 : 백색 제국과 무덤 위의 여왕 스르륵, 탁. 방탄 림진의 육중한 도어가 닫히자, 마포 격리 통제소를 집어삼킬 듯 포효하던 폭우 소리와 아수라장이 된 사채업자들의 비명이 단숨에 차단되었다. 리무진 내부의 사방을 은은하게 밝히는 최고급 알칸타라 가죽 시트의 묵직한 가죽 향과 보랏빛 무드등의 서늘한 냉기가 은설아의 온몸을 포근하게 감싸 안았다. 설아는 구급차 바닥을 구르며 찢어진 가디건 자락을 여미고, 백현재 대표가 건넨 실크 가운을 가녀린 어깨 위로 덮었다. 손끝은 여전히 잘게 떨리고 있었고, 목구멍에서는 각혈의 잔흔인 비린 핏방울이 간헐적으로 배어 나왔다. 신의 패널티였던 감각 과부하의 후유증으로 척추를 타고 욱신거리는 신경통이 밀려왔지만, 설아는 이를 악물고 눈물 고인 눈망울을 유지했다. 전남편을 영하 190도의 액체 질소 속에 박아 넣고, 그를 도우려던 국제 약탈자 뱅가드 카르텔의 8,000억 원을 한 입에 삼켜버린 잔혹한 전율이 전신의 세포를 짜릿하게 자극하고 있었다. '이제 정말 끝이야. 내 발밑에 기어오르던 모든 벌레의 사지를 찢어발겼어.' 설아는 창밖으로 빠르게 멀어지는 마포대교의 핏빛 잔해들을 응시하며 깊은 가슴속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거대한 해방감을 느꼈다. 1회차 인생에서 정신병원 독방에 갇혀 쓰러져 가던 무력한 은설아는 더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는 제국을 무너뜨리고 그 시체 위로 왕좌를 세운 냉혹한 포식자, ‘에바 은’이었다. 그녀는 슬며시 눈을 감으며, 완전히 안정 궤도에 진입한 대뇌피질의 초월적 시스템을 호출했다. 망막 위로 이전의 파편화된 포맷을 완전히 탈피한, 소름 끼치도록 매끄러운 딥 블랙 컬러의 최종 동기화 화면이 전개되었다. [ SYSTEM STABILIZED: THE EMPRESS'S DOMAIN ] ────────────────────────────────────────────────── ▶ 퀀텀 엔진 동기화율: 99.8% (완벽한 제어권 확보) ▶ 활성 프로토콜: [제국의
آخر تحديث : 2026-07-24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