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꺼진 자리에서 뼛가루를 거두는 데 반나절이 걸렸다.소월백은 의원들이 내민 흰 항아리를 받지 않았다. 제 손으로 식은 재를 골라 담았다. 포승 사이로 드러난 손등이 검게 그을렸다. 주태가 살아 있을 때 그 이름을 한 번 불러 준 사람도, 죽은 뒤 뼈를 거두어 줄 집안도 없었다.관아 서리가 죽은 이 장부를 펼쳤다."성명은 주태. 본적은 알 수 없음. 죽은 까닭은 역질이라 적겠사옵니다."붓끝이 종이에 닿기 전에 소월백이 항아리를 상 위에 내려놓았다."목을 눌려 죽었다고 의원 둘이 말했소.""형부 붉은 패에는 역질이라 되어 있사옵니다.""그럼 두 가지를 모두 적으시오. 형부는 역질이라 했고, 의원은 목 안쪽 상처를 보았다고. 지우지 말고 나란히."서리가 현령을 보았다. 현령은 밤새 늙은 얼굴이었다. 친필 사본 아래 제 관인을 찍은 순간부터 그는 이미 한쪽에 발을 디뎠다.온보요가 장부를 제 쪽으로 돌렸다."주태는 북강에서 잡힌 자이고, 살아서 형부 손에 넘겨졌습니다. 넘길 때 숨이 붙어 있었다는 수결이 백여 개입니다. 그 또한 적으십시오.""왕비마마, 이 한 줄이 청하현을 태울 수도 있습니다.""그래서 비워 두시겠습니까? 사람 하나가 이미 탔는데."현령은 대답하지 못했다.진묵이 상 옆 의자를 발로 끌어왔다. 드르륵, 거친 소리가 적막을 갈랐다. 그는 온보요를 앉히고 아전이 가져온 묽은 죽을 그녀 손에 쥐여 주었다."먹어.""지금은 장부가 먼저입니다.""장부 안 도망가.""왕야."그녀가 눈을 들자 진묵은 퉁명스럽게 숟가락을 빼앗았다. 그러고는 제가 한 술 떠먹었다."먹었어. 됐지?""제게 먹으라 하셨잖습니까."진묵은 잠시 그녀를 보았다. 이내 다시 죽을 떠 입김으로 식힌 뒤 온보요 입가에 내밀었다. 관아 사람들 앞에서도 거리낌이 없었다."그러니까 입 벌려."소월백이 검댕 묻은 손으로 항아리 뚜껑을 덮으며 말했다."사람의 죽음을 적는 자리에서도 부군 노릇을 빼놓지 않네요.""네가 자꾸 봐서 더 하는 거야.""왕야, 조
Last Updated : 2026-08-1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