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현령이 관인을 찍기 전, 경성에서 온 파발이 장터로 들어섰다.이번 말에는 푸른 봉투가 세 개 매달려 있었다. 하나는 서령현 관아, 하나는 삭왕, 하나는 선황의 둘째 아들이라 자칭하는 죄수에게 보내는 것이었다. 온보요의 이름은 어디에도 없었다.현령이 첫 봉투를 열었다. 형부가 전국 관아에 돌린 온 대인의 첫 문초 초본이었다. 사위와 딸, 소월백을 갈라놓으려는 질문만 뽑아 크게 베낀 글이었다.온보요는 장터 등불 아래에서 소리 내 읽었다."온 대인은 선황의 둘째 아들이 살아 있음을 언제 알았는가."답은 짧았다.삭왕이 먼저 물은 뒤에야 알았다.보요의 시선이 종이에서 멎었다. 소월백도 진묵을 보았다.두 번째 질문이 이어졌다."삭왕은 언제 물었는가."왕비와 혼인하기 전, 북강에서 사람을 보내 둘째 황자의 시신을 누가 보았는지 물었다.장터가 술렁였다. 진묵은 보요와 혼인하기 전부터 소월백이 살아 있을 수 있음을 따로 캐고 있었다. 온보요조차 모른 일이었다.세 번째 질문."삭왕이 가짜 황자를 세우려 했는가."모른다. 그는 시신이 없다는 사실만 찾았다. 소월백이라는 이름을 내게 처음 댄 사람은 내 딸이다.아버지는 진묵이 조사한 사실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두 사람이 공모했다는 고리는 끊었다.그 답에는 아버지가 지킨 선이 분명했다. 진묵은 시신이 없음을 물었을 뿐 황자를 세우라 하지 않았고, 온보요는 뒤늦게 월백을 알아보았을 뿐 혼인을 미끼로 삼지 않았다. 형부가 셋의 시간을 한날로 꿰려 하자 아버지는 오른손을 잃으면서도 순서를 바로 놓았다.보요는 진묵을 보았다. 그가 먼저 찾은 것이 사실이라면 월백과 마주친 뒤 놀라지 않았던 까닭, 선황 어새를 제 병부 주머니에 넣어 지켜 온 까닭도 달리 읽혔다. 우연히 휘말린 사내의 침착함이 아니었다.진묵은 그녀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다만 지금 해명하지 않겠다는 듯 턱을 아주 조금 들었다. 보요의 눈매가 가늘어졌다.네 번째 질문에는 핏자국이 번졌다는 주가 붙었다."온보요는 황자 사칭을 알고 삭왕부에
Last Updated : 2026-08-2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