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실 문이 닫히는 순간, 이진성은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복도는 조용했다. 평소 같으면 자신을 발견하자마자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을 직원들이 멀리서 오가고 있었지만, 오늘은 그 누구의 얼굴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아버지의 말만 머릿속에서 반복되고 있었다. 전무 자리에서 내려와. 서울을 떠나. 성유진과의 관계도 정리해. 그리고 마지막 선택. 자신이 저지른 일에 책임을 질 것인지, 아버지가 내민 마지막 기회를 받아들일 것인지. 진성은 이를 악물었다.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태산그룹 전무라는 자리도, 언젠가는 자신의 것이 될 거라 믿었던 회사도, 모든 것이 한순간에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동안 진성은 휴대전화를 꺼냈다. 누군가에게 전화하고 싶었다. 하지만 연락처를 위아래로 몇 번이나 훑어도 전화를 걸 사람이 없었다. 함께 술을 마시는 사람은 많았다.
Last Updated : 2026-08-29 Read more